어렵사리 둘째를 낳고 백일이 조금 지났네요.
3월 되어 바깥 출입도 가능해지고, 큰아이 셔틀 승하차, 학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하느라고 둘째 업고 돌아다니기 시작하니 기분이 얼마간은 나아졌는데요, 오늘 학기초라 유치원에 가서 큰애 새로운 교실, 친구들, 선생님 그냥 한번 쓰윽 보고 오려고 했는데요, 멋지게 차려입고 온 젊은 엄마 - 저 사실 30대 후반입니다 - 한동안 얼굴 보지 못했던 친구엄마들이 저희들끼리 아는 얘기들만 하는데, 완전히 외딴섬에 있다가 육지로 나온 기분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괜시리 우울해집니다. 단순히 밤중수유로 잠을 못자서 그렇다는 핑계로는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부시시한 모습, 까칠한 얼굴에, 내 몸 같지 않은 두루뭉실한 덩어리하며...
그냥 아줌마려니 치부하려하기엔 너무 내 자신이 안타깝고 안스럽습니다.
물마를 날 없어 거칠어진 두 손과 더 이상 예전의 예쁜 반지들이 어울리지 않는 두툼한 손가락 관절들, 까칠거리는 두 발, 숭숭 빠지는 머리카락들... 왜 이리 억울하죠?
어젯밤엔 걸레로 방 한 번 닦아달라는 부탁 거절하는 남편이 너무너무 미워서 정말 TV만 보고 있는 그 뒤통수를 걸레로 갈려주고 싶은 걸 꾹 참았습니다. 왜 포대기로 아기 업고 두 무릎 꿇고 걸레질을 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억울하고 억울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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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낳고 백일...
외딴섬 조회수 : 368
작성일 : 2007-03-12 12:17:52
IP : 218.153.xxx.20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7.3.12 12:35 PM (211.49.xxx.45)밀대 걸레 쓰시죠...에구... 힘내세요~
2. 애기엄마.
'07.3.12 12:57 PM (221.166.xxx.158)저도 울애기 백일인데요..
애기 낳아보니 정말 예전의 날씬한 몸매는 다시는 안돌아올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애기 엎고 시장가고 외출하는데 가끔아는사람 만날까봐 두려워요..
왜냐면 우아하고싶고 예쁘고싶은데..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요??
애 외출 준비하면 제 머리는 산발이고 혼자 머리 감기도 힘들고
화장도 하기 어렵구요..
애기 둘이면 당연히 그렇겠죠..
담에 애기 좀 더크면 살 빼시고 멋지게 차려입고 기분 전환하세요..3. ..
'07.3.12 1:55 PM (211.59.xxx.38)솔직히 지금이 제일 최악에 바닥 상황 아닌가요?
앞으로 위로 떠오르는 날만 남았어요.
기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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