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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본생활 아시는 님'이라고 글 올렸던 오지라퍼입니다.

* 조회수 : 1,023
작성일 : 2007-03-07 09:48:31
어제는 너무 고민한 탓인지 피곤해서, 글 올리자마자 너무 졸려 자버렸어요.^^;
답변 주신 여러 님들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저또한 아이에게 낯선 사람, 특히나 차는 더욱더 경계하라고 강조하는데, 어제 무슨 생각으로 그리했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있을 땐 몰랐는데, 나가보니, 날씨가 생각보다 매서워 놀랐거든요.
그래서, 얇은 홑바지에 봄점퍼 차림의 1학년 그 아이를 보는 순간 갑자기 저의 오버센스가 시작됐네요.ㅠ.ㅠ

가까운 거리라 아이 어머니도 얼마든지 데리러 오실 수 있었을텐데...아이를 강하게 기르느라 일부러 그러셨을 수도 있을텐데 말이지요.

제가 원래 남의 일에 무심한 사람인데, 정말 어제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그냥 아이 어머니께 다시 한번 교육하실 기회제공을 했다는데 의의를 두렵니다. -.-;;;;;;;;
                                                * * *
얼마전에 친정 동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동네 아파트가 산등성이에 지은 대단지 아파트라 올라가는 길이 좀 힘들어요.

동네 아저씨 한분이 운전하고 가시다, 짐 들고 힘들게 올라가시는 할머니 한 분을 뵌 거예요.
지나칠 수 없어 태워다 드린다니 할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시면서 타셨대요.

헌데, 재수가 없으랬는지,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인가를 피하시려 급브레이크를 밟게 됐었다네요.
그 바람에 뒷좌석에 안전벨트 안 하고 타셨던 할머니께서 창유리에 머리를 부딪치셨대요.
할머니께선 그냥 괜찮다고 하시길래 사과드리고 태워다 드렸는데...

문제는 다음날 일어났어요.
그 아파트에 살던 할머니 아들이 방송을 통해 그 아저씨를 찾더랍니다.
아저씨가 그 소식을 듣고 찾아가니, 할머니께서 머리에 밴드를 붙이고 계셨고, 아들이 교통사고 보상금을 요구하더랍니다.
결국은 이백만원에 합의해 드렸고요.

너무 씁쓸한 일화지요.
정말 선의가 저리도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세상살이에 점점 마음이 움츠러 드네요.
IP : 220.123.xxx.5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3.7 10:00 AM (61.79.xxx.153)

    아직도 맘에 두고 계시다니...
    그런 안좋은 일도 있곘지만 대부분 괜찮고
    다행히 그때 일은 별 일 안생긱도 잘 넘어 갔잖아요.
    담에 그 댁 엄마 만나셔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해명(?)을 하신다면
    그 엄마도 이해할 거예요.
    (사실 님께서 잘못하신 일도 아닌데 이해라 하면 그렇지만
    그 쪽은 외국에 온지 얼마 안되니 불안한 마음도 있겠고
    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 그렇다는 거죠.)
    이게 그 댁과 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잖아요.

  • 2. 어휴
    '07.3.7 10:05 AM (218.236.xxx.97)

    오지라퍼까지나^^
    오히려 참 좋은 분 같은데요 뭘.
    친정동네에서 일어난 보상사건은 저도 다른 곳에서 비슷한 일을 들었어요.
    아주 좋은 분이 귀농을 하셨는데 그 분댁에 갈 때 터미널로 마중을 나오셨어요.
    산 길을 좀 한참 가야하는길인데 중간에 할머니들이 보따리를 들고 걸어가면서 차가오면 좀 태워달라는 표시를 하는데 모른척 그냥 가시더라구요..그럴분이 아닌데..
    몇번을 그러자 하도 이상해서 물어봤죠..그랬더니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그렇죠 그렇게 보이시죠? 저도 참 씁쓸합니다..하면서 귀농 첫해에 어떤 할머님을 태워줬는데 내리면서 문에 무릎을 부딪쳤대요 스스로요.
    근데 그게 말썽이 되서 인공관절 비용을 물어줘야 했다고..
    그런 나쁜분들이 많겠습니까마는 한 두사람이 그러다보니 서로 믿지못해서 도시나 농촌이나 인심만 사나워지는거죠.

  • 3. 나중에..
    '07.3.7 10:05 AM (211.176.xxx.79)

    전화를 하시면 어때요? 그때 실례를 해서 죄송하다. 우리애만 태우고 오려니 좀 그랬다고..
    사실 그거 익숙해져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요..
    근데 우리애는요.. 엄마친구가 그렇게 해도 절대 안따라가요..
    제가 그러지 말라고 그랬거든요...-_-;;;

  • 4. 원글이
    '07.3.7 10:12 AM (220.123.xxx.59)

    입니다.
    그게요. 그 어머니는 한국말을 거의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ㅠ.ㅠ
    제가 말만 통하면 이리저리 사정 설명과 제 심경(^^;)을 자세히 말씀드리겠는데, 그게 불가능하니...마음이 내내 불편하네요.

  • 5. ..
    '07.3.7 10:13 AM (211.44.xxx.102)

    저런저런 ..
    다들 세상이 무서워졌다 그러지만
    정말 뭐가 세상을 차갑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네요 ..

    저도 첨엔 멋모르고 그랬다가 뒷말 나오길래
    제 전화비 써서 물어봐줬더니 되려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군요

    정말 경우 있는 사람이라면 안 그러지만
    사회적 불만이 높은 집일수록 그런걸로 트집 잡고 무시하고 그러던데 ..

  • 6. ....
    '07.3.7 10:30 AM (218.49.xxx.34)

    지방 친구를 만나 차로 달리는데 한적한길에 할머니한분이 보퉁이를 머리에이고 걸으시더군요
    저 할무이 방향물어 보고 태워드리면 안되겠냐 하니 안한데요
    노인네 태웠다가 사고나서 몇백물어준 경험있고는 눈감고 다니는게 최선이라고 ...

  • 7. 저도
    '07.3.7 10:34 AM (211.49.xxx.195)

    그 할머니 사건같은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신랑에게 회사 동료나 학생들 태워주지 말라고 해요.
    조금 야박하겠지만, 사람이 다치면 나중에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 8. 전 소심해서
    '07.3.7 2:11 PM (61.32.xxx.37)

    함부로 선의를 베풀지도 못합니다만...
    위의 이야기들을 들으니 참 슬프네요. 선의를 베풀다가 억울함만 쌓이는 사회라니...

    왠지 여태껏 그냥 무심하게 살아온게 다행(?)이었나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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