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프면 안되는 사람이에요.
아기가 아직 어리거든요.
지금 9개월인데, 계속 잘 버티다가 주말에 아프고 말았어요.
배가 너무 아프고, 설사도 하고, 정말 그렇게 아픈 느낌은 처음이었거든요.
금요일 밤에 회를 먹은 게 잘못됐나 싶은데..
하필이면 남편도 토요일에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온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기랑 내내 집에 있는 사람이라서, 남편이 회사 가는 건 늘 부러웠지만, 이번엔 병원 가는 것도 부럽더라구요.
남편은 그렇게 오전에 병원 갔다오고 오후에는 회사에 갔어요.
안 갈 수 없는 상황인 줄 아니까 가지 말라고도 못하고..
밤에는 회사 분 부친상이 있어서 문상도 갈 상황이었는데, 남편도 몸이 안좋아 못갔구요.
참 힘든 하루였는데, 병원에 안간 건 제가 워낙 어지간해서는 병원에 안가는 편이라 그렇기도 했고
또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오는 게 엄두가 안나서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내내 아픈 게 아니라 아플 때는 아주 많이 아프다가 괜찮아졌다가 그랬거든요.
일요일에는 조금 나아졌다가 월요일 오후에 다시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왔어요.
아기 옷 입혀서 유모차에 태우고 준비하는 것만 해도 진땀..
병원 갔더니 장염이라고 하네요.
수유중이라고 말하고 처방 받아서 약 지어 왔는데
사실 병원에 갈 때부터 아주 어려운 고비는 넘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도 버티다가 또 아프면 안되니까 갔다온 거죠.
참 힘든 며칠이었어요.
전에 전화통화하면서 친정엄마 말씀이, 몸살 났냐고 목소리가 그렇게 들린다고 하시면서
이제 아플 때도 됐지, 그러셨는데 그 말 듣고 참 눈물났었거든요.
이번에 또 찔끔찔끔 몇번 눈물 났어요.
나는 아프면 안되는 사람인데 아프구나, 이럴 때 옆에 남편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고, 힘들구나, 그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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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안되는 사람
요맘 조회수 : 768
작성일 : 2007-01-23 20:14:23
IP : 124.56.xxx.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마자요...
'07.1.23 8:20 PM (58.142.xxx.57)애있는 엄마는 맘데로 못 아파요...
저두 좀 아플라치면 신랑이 먼저 드러누워요...
전 아파두 애먹일거..입힐거 씻길거 다해야하잖아요...
맘데루 아프지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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