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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나도 몰라
... 조회수 : 724
작성일 : 2006-12-30 01:49:36
오늘 시댁에서 남편방(아직 그대로예요)에서 애들 놀게 하다가 작은 아이가 이리 저리 난리 치는 바람에 제가 서랍 정리를 다시 하게 되었어요.
하다 보니 잡동사니 중에 남편의 예전 여자 친구가 보낸 쪽지랑 일기책이 나오더라구요. 물론 저랑 결혼 하기 전의 여자 친구입니다.
안 보는게 좋은데 안 볼 수가 없었어요. 다 읽어 본 것도 아니지만 대충 훑어보니 뭐 찐하고 그런 내용은 없구요(절대 그런 거 기대하고 본 거 아니구요) 그냥 어린 시절 연애할 때 풋풋함, 설레임 그런게 느껴지는 자기 고백같은 글들이었어요. 제가 모르는 사람이 썼다고 하면 그게 또 제 남편의 여자 친구의 글이 아니라고 하면 나도 이런 시절 있었지 하고 넘길만한 그런 내용들이었어요.
만난지 10일 후부터 100일간 매일 매일 그렇게 써서 남편에게 주었던 모양입니다.
그 여자 친구를 제가 모르는가 하면...제 과 후배입니다. 전 사실 남편과 그 후배가 교제했던 사실을 몰랐고 제가 만날 때는 남편은 그 후배와는 이별하고 다른 사람을 좀 사귀다가 헤어진 후였으니 제가 결별의 이유는 아니었어요.
저흰 결혼5년차...아이도 이미 둘입니다.
작년에 참 우습게 남편의 이메일을 읽게 되어(몰래라면 몰래지만 다른 일로 남편이 자기 이메일 계정의 패스워드를 저에게 알려주었어요. 겸사겸사 주욱 보다가 안 지운 글들을 조금 보았지요) 저와 이미 결혼 날을 잡고 그 후배와 두어번 만났던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메일도 좀 주고 받았더라구요.
만났었다는 이야기는 전에도 듣긴 했는데 그 후배가 돌아오라 했지만 너랑 결혼했다라고 하길래 장난삼아 공치사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사실이었어요.
오늘 본 일기글엔 사진도 좀 붙어있고 그네들이 100일간 다녔던 놀이공원, 강촌, 춘천...뭐 10여년 전 당시 대학생들 흔히 가는 곳이 다 적혀 있었습니다. 사진은 참 다정히도 포즈 취해 있고...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남편이 첫사랑도 아니고 남자친구들과 손만 잡고 다녔던 것도 아니었고, 남편과 정식으로 사귀기 전에는 남편에게 절 외롭게 하던 남자 친구 때문에 속앓이하는 이야기도 하면서 울고 그랬었습니다. 가끔 남편이 그 이야기해요.
그랬는데...
요즘은 남편에게 서운함이 쌓여서 정말 미워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음이 너무너무 복잡합니다.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솔직히 이제와 별 상관도 없는 일이 왜 마음을 이리 심란스럽게 하는지요.
오늘 저녁 준비하면서 마음도 다잡아 보았어요. 너도 연애 해 봤잖아. 연애편지 안 써봤니? 이해해라. 그리고 그건 너랑 사귀기도 전이잖아. 이제와 뭘 어쩔건데...
저녁에 쇠고기 차돌박이, 부채살, 안심 사다가 구워먹었어요. 남편은 속없이 좋아라 합니다. 저 애들 낳고는 술도 안 했는데 오늘은 좀 마셨더니 남편이 더 좋아라 하더군요. 늘 혼자 마셨는데 같이 비우니 잔도 막 채워주더군요.
말하자면 유치하고 제가 자기를 꽤나 좋아해서 질투한다고 생각할 것 같아 관뒀습니다. 참 제 속이지만 제 속을 모르겠습니다.
괜시리 심술나서 거기있던 스티커 사진 하나 떼서 남편 지갑 사진칸에 넣어 두었습니다. 맨 위에 가족 사진, 그 밑에 아이들 사진, 제 사진, 결혼 1년 후에 찍은 사진 있는데 맨 밑에 넣어 두었어요. 별로 약 올라 하지도 않을텐데 전 왜 이리 심술이 나는가 모르겠어요.
IP : 219.251.xxx.1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우울
'06.12.30 4:00 AM (210.106.xxx.103)빨리 잊어버리심이 정신건강에 좋을거같아요..
더군다나 남편께선 까마득하니 신경도 안쓰고 살고계신듯한데
님이 열받아하면 별일아니란듯이 남편분은 웃으면서 즐기실지도 ㅡ.ㅡ;;
저라면 남편에게 말했을듯해요..
"저거저거 계속놔두면 나 보라는거야? 버릴께~~애들이볼까 민망스럽구만 여적 안버렸네..저런건 결혼하기전에 처분하는게 예의야"
라고 ..
제가 이상한건지 전 저 만나기전에 남편이 만났던 여자 누군지도 모르지만 들먹거리면서 제가 괴롭혀주는데..ㅡ.ㅡ;;
내인생에 중요하지않은사람이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2. ...
'06.12.30 3:17 PM (210.94.xxx.51)갑갑하네요.. 잊고싶다고 잊을수가 있나요..
근데 서운함이 쌓여서 남편을 미워하게 되는건 살다가 계속계속 발생하는 일인듯해요..
그러다가 또 좋아지기도 하고, 다시 미워지기도 하고,
그 단순한 up & down 이 반복되는 자체가 지겨워서 부르르 떨기도 하고, 그러면서 살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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