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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울었어요.

아기엄마 조회수 : 1,445
작성일 : 2006-12-27 14:50:50
아침에 아기 젖물려 재워놓고 운동을 하러 다녀왓어요.
오는 길에 배도 고프길래 가까운 친정집들러 밥한술 뜨고 왔지요.
쓰레기버리는 날이라 와서 쓰레기도 내다버리고 빨래도 하고 이래저래
일을 하다가 아이가 깬 소리에 방으로 들어갔더니
오후에 출근하는 남편도 그제사 일어나더군요.

운동을 하고나니 참 개운하더라구요.
밝고 명랑하게 아침밥을 차려서 남편과 아이를 먹였죠.
남편이 "운동하니까 개운한가보다 명랑하네... " 하더군요. 그렇다고 했죠.
그러면서 저는 친정집 들러 밥 먹고 왓다고 하니까
남편은 운동이 목적이었으면 운동이나 하고 빨리 와야지
다른데까지 갔다가 오냐고 성화더군요.

" 배고프고 해서 들러서 왔지.
아이 깰때도 안되고 해서... "

그랫더니 자꾸만 반복해서 " 운동이나 하고 오면 되지 왜 밥먹고 왔냐" 고 물고 늘어지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도 일 나갔다가 어디 들려오면 전화하고 하지 않냐? 고... 비교도 안되는 말을
논리도 없이 하더군요.

요즈음 가끔씩 병원가고 장보러가고 운동하러갈때 아기를 한시간정도씩 남편에게 맡기고 나가는데
조금만 늦게 와도 쥐잡듯이 잡습니다.
왜이렇게 늦게 왔냐
나랑 애기랑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내가 애기 못 보는거 즐기냐...

오늘도 이런 이야기로 계속 넘어가더라구요.

속이 답답하고 너무 기막히고 저렇게 아기 보기가 싫으면 왜 아기는 이뻐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가뜩이나 잠깐동안의 운동으로 마음좀 새롭게 하고 온다 생각했는데
기분 잡쳐서
마구 울면서 " 자꾸 그러면 나 더 살기 싫어. 왜 그래? " 욕이 나오더라구요. 참내...

아빠라는 사람이 단 한시간도 아이를 못보니...
어쩝니까?

우울해죽겠어요.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정도예요.
과민반응인지....
다른 남편들도 똑같은지.....

혼자 있어도 자꾸만 욕이 나오네요.
우울증인가? 참내...



IP : 59.7.xxx.19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27 3:18 PM (220.77.xxx.247)

    전 첫아이가 초1이에요 지나서 생각해보니 저희 남편도 아이 잘 안돌봐줬었죠
    항상 제가 같이 있었지 남편이 혼자 아이를 본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참 많이도 싸웠었어요 저도 처음 해보는 일에 혼자 하려니 힘이 너무 들어서 지치고 짜증나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은 무서웠던게 아닌가 싶어요
    남자들 생각에 여자는 엄마니까 자기들보다 덜 힘들꺼야 생각하는것 같고
    또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아기랑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정도 익숙해진 모습에 아기가 엄마랑 같이 있으면 덜 보채고 덜 울고 더 편해하는 모습을 보고 여자들은 원래 아이를 잘 보는구나 생각 할 수도 있구요
    그래서 님이 없는 동안 불안해서 그럴 수도 있을것 같아요
    물론 저도 몇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드는 생각이에요
    제가 지금 다시 둘째를 낳아 원글님과 똑같은 입장이라면 화나고짜증나고 다시 되풀이 될것 같아요
    아기 키우는게 굉장히 힘든일이잖아요 몸이 지치다 보면 마음도 따라 지치게 되더라고요
    원글님 남편분도 당신이 없어서 아기랑 나랑 힘들었어 하고 이쁘게 말해주시면 좋았을텐데요
    이쁜아기 보시고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고 기운 내세요
    지나고 보면 아이 금방 큰 것 같아요
    저도 첫 아이 하나 놓고 힘들어 둘째 미루고 있었는데 아이가 크고 보니 지금은 다시 그 고생이 하고 싶어지기까지 하네요 둘째 낳고 싶은 생각이드는걸 보면요^^

  • 2. 날날마눌
    '06.12.27 3:34 PM (220.85.xxx.39)

    죄송한데요..저도 젖먹이있는 애엄마인데...
    글읽다가...어머 애맡기고 운동갔다오면서 친정에 들러 밥먹고왔다니...하고 놀라는 맘이었어요.

    저도 가끔은 애맡기고 외출했다오지만
    대충 예상시간 뭐뭐할껀지 알리고 가요.
    그러고는 번개같이 빠르게 볼일만 보고 오지요.
    안그러면 모유먹는 애는 엄마를 무지 찾고 힘들게 하더라구요..

    저번에 머리한번하고왔더니 아빠랑 잘 놀았다는 애가 저 보는 순간..한참을 눈맞추다가
    대성통곡하면서 자길 안아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좋아하는 목욕을 하던중이었는데도요..아빠는 또 얼마나 애 잘보고 서로 좋아하는데요...근데도요~

    남편분도 이해되고 아내분도 이해되네요.

  • 3. 그정도라면
    '06.12.27 3:58 PM (211.176.xxx.53)

    친정이 가깝게 있나보죠? 운동하고 들릴정도로?
    그렇게 가까운 친정에 운동하러 갔다가 별로 거슬리지 않을정도의 짧은 시간에 밥먹고 온게 왜 나쁜건지 전 모르겠는데요?
    게다가 아이는 젖넉넉히 먹여 재워놓고까지 가신거잖아요..

    남편분 속이 좀 좁으신거 아닌가 싶네요..
    요즘 남편들이 참 힘들긴 하지만.. 운동하러가는건 봐줘도 운동하러 갔다오면서 친정들러 밥먹고 온게 왜 봐줄수 없는 일인지 저로선 이해하기 힘들어요.

    남편분이 애 잘 못보는걸 즐기는거 아니냐는 말을 하셨는데..
    그런걸 즐기는 아내가 어디있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요?
    남편분은 아내가 뭘 못하면 그걸 보고 즐길수 있나요?
    남편분께 댓글좀 복사해서 보여주심 좋겠어요..
    어찌 아버지가 자식을 돌보면서 유세를 떠실수 있는지요..

    제 남편도 또 저희 아버지도 보수적이라면 보수적인 지방출신에.. 아직도 사위와 딸이 싸우면
    사위의 편을 드시는 분이셨고.. 또 여자란. 이런 가치관을 가지신 분이지만..
    자식에 대해선 그리 생각하지 않으셨답니다.

    내자식이니 내자식을 돌보는건 여자의 일 남자의 일이 따로없다 생각하셨고.. 제 남편도 그리 생각하고 있어요... 잘 못보긴 하지요..
    하지만 그건 일을 못해서 서툰것이고.. 내일이 아닌데 니 일을 내가 해준다는 생각은 없어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라고 안부르고 남처럼 지낼것도 아닌데..
    가장 힘든순간 아이를 나누어 돌보는것이 어찌 님의 일을 도와주는것이고..
    그걸 잘 못하는것에 대해 미안해하지는 않고 너는 그걸 보며 즐긴다는 식의 폭언을 해서 그자리를 빠져나오려 하시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아내가 운동을 하러나가는건 죄가 아니지요..
    엄마의 몸이 튼튼한건 나중에 돈보다 더 큰 재산이 된답니다.
    그렇게 한치 앞도 안보고 사는 양반이 어찌 애아빠 노릇을 한다는건지 기가 찰 뿐입니다.

  • 4. ㅋㅋ
    '06.12.27 4:20 PM (210.106.xxx.135)

    첫째때 저는 신랑을 잡았습니다. 애기랑 둘 있는 상황이 무서워서... 둘 다 이해되요. 지금 둘째인데, 신랑이 복수(?)하더군요. 둘째 운다고 빨랑 들어오래요. 나중에는 둘 다 웃으며 이야기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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