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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갚아야 되나요?

이런경우 조회수 : 1,348
작성일 : 2006-12-26 12:29:10


부모가 친척들에게 적지 않은 빚을 졌어요.
지금은 파산하고
제가 생활비를 근근이 대고 있어요.
애 키우는 주부이구요.
임신 막달까지 일해서 현금 서비스 받아 아버지 드린 돈 갚았구요
지금도 옷 하나 사입지 못하고
그야말로 궁색하게 살림해서
생활비 보내드리죠.

평범한 직장인 이고
수입도 평균정도
남편 몰래 진 빚(친정때문에)이 아니었다면
벌써 집 한채 마련했을 텐데(대출끼고서라도 말이죠)
빚에 허덕이느라 항상 못 먹고, 못 입고 살면서도
집 마련도 못하고 있어요.

어떤 분은
갑자기 전화해더 돈을 빌려달라 시더군요
제가 착하다고 생각하시는건지
만만하다 생각하시는건지...
친구에게 융통좀 해달라시더라구요
돈 받을 생각으로 그러신건 아니고
너무 어려우시니까
전화 하신거예요
그러면서
예전 부모님과 돈 관계 때문에
얼마나 어려운 생활을 하셨는지
쌀이 다 떨어진 적도 있었다 하더군요
현금 서비스 받아 빌려드리고
아직 못 받았구요
그러면서도
제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사네요


부모가 빌린돈 혜택 못받았구요
20살 넘어가면서 부터
제가 벌어 썼고
몇 푼 안되지만 살림에 보태기도 했어요.



저희집 부유한 신도시의 넓은 아파트 였답니다.
넓고,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먹으며( 쌀이 떨어진 적은 없습니다)
살긴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면서
돈을 빌려 사업자금 썼었는데
집은 대출에 묶여 있었고
저 결혼할때 축의금으로 겨유 간단한 살림만 장만했죠
그나마 그 돈도 다시 제가 서비스 받아 빌려 드렸다  못 받았으니
전 집에서 혜택 받은거 없거든요

근데
남들 눈엔 그렇게 보이겠어요?
저라도 제 말을 믿지 못하겠는걸요.

얼마전
상가집에서
친척들을 만났는데

입고 갈 옷도 없었지만 (외출복 하나 있긴한데...상가집 분위기가 아니었네요)
그냥 파카걸치고 가서 일하다 왔습니다.
그래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였는데
구색 갖춰 들을 가방도 없었고
한편으론
제가 그나마 먹고 사는가 보다..생각할까봐
그냥 있는대로 하고 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왜 이렇게 사나?
부모가 빚을 못갚으면
외출복 하나 하는데도 죄책감 들어야 하나?
싶은게
설사
제가 꾸며서 잘살아 보였다 한들
그걸 창피해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정말
어렵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이를 맡기고 취직을 하려하는데
면접때 입을 옷도 마땅치 않네요

물론 제가 로또가 당첨 되지 않는 한
그 돈을 갚을 길은 없겠죠.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정말 사는게 힘드네요





IP : 122.34.xxx.20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마음
    '06.12.26 12:47 PM (58.233.xxx.43)

    굳게 먹으세요... 그리고 원글님도 이제 부모가 되시니 돈 관계는 잘하시구요. '돈'과 관련되면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안좋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돈은 절대 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빌리더라도 돈 생기자마자 무조건 그것부터 해결하고 봅니다. 돈이란게.. 그렇죠..슬프죠..

  • 2. 제생각은
    '06.12.26 1:21 PM (222.107.xxx.136)

    원글님이 지금 잘 살고 계시면 부모님 빚 갚아드릴 수 도 있겠지요 하지만 결혼해서 외벌이로 아이까지

    어리다니 돈 빌려주신 분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원글님께서 갚을 의무는 없는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해결 하시라고 하세요

    그러다 원글님도 생활하기 어려워 집니다

    친한친구가 시집 가서도 친정 돈으로 도와주다 결국 이혼하고 고생하며 살고 있어 하는 이야기입니다

  • 3. 휴...
    '06.12.26 2:25 PM (211.116.xxx.130)

    부모님 빚은 그냥 부모님 빚이에요. 갚을 의무 없습니다.

  • 4. 제 얘기
    '06.12.26 3:03 PM (141.223.xxx.125)

    저랑 비슷하시네요
    제 얘기 해드릴까요
    자라면서 먹고 자고 학교가는거 이런 기본적인거 이외에는 뭐라도 하나 풍족하게 받은거 없고
    오히려 남동생에게 해주는 물질적인 혜택에 비교 되서 상대적인 박탈감속에 살았구요
    부모님이 여기저기 빌려쓴돈 전부 남동생에게 갔지 저는 그덕 본적 한번도 없구요

    어쩌다보니 부모님이 진 빚 몇천만원 눈딱감고 떠안았습니다.
    그 빚 저 키우는데 들어간 돈 보다 훨씬 많은 돈이라는거 압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모님께 드릴 용돈까지 포함된거라 생각하고 갚아나가면서 단돈 몇만원도 집에 절대 안보탭니다.

    이 정도면 자식으로서 할 도리는 다 했다고 생각하고 친정과 돈거래 일절 끊었어요
    한달에 몇십만원씩 나가는 쌩돈 보면 아깝다는 생각 들기도 하지만 더 이상 친정일에 신경 안쓰니까 마음은 너무 편해요

    제 친정 부모님 단칸방 살고 계시지만 저 어제 시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제 옷 사는데 80만원 썼습니다.
    딸년이 잘살던 못살던 그저 아들아들 하는 부모님보다 제 인생이 더 중요한거잖아요
    독한년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저만이라도 풍족한 인생 매우 만족하면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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