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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은근히 차별 좀 하지마

... 조회수 : 1,983
작성일 : 2006-11-04 19:35:52
오늘 저녁에 밥먹다가 기분이 조금 상해서요.

남동생 30, 아직 전문대 다닙니다. 취직은 확실하고 개업도 가능한 전공이기는 하지만요.
공부 안 하고 탱탱 놀다가 넣어준 대학마다 자퇴하고 10년을 백수로 지냈어요.
이제 전문대라도 졸업이나 하면 감지덕지입니다.

저는 직장 다니다 그만두고 시험치고 결과 기다리면서 잠깐 부모님이랑 사는 중이에요.

엄마 연세도 많으셔서 반찬은 제가 많이 해요.
오늘 저녁은 두부 젓국 찌개. 제가 맛나게 끓였지요.
엄마가 게임하던 남동생도 저녁먹으라고 부르더군요.

한 번 불러서 안 오니까 컴퓨터로 데리러 가는데, 가면서 제가 떠먹던 찌개 그릇을 남동생 자리 앞으로 밀어놓더군요. 저는 불편해서 다시 제 앞으로 조금 끌어왔어요. 남동생이랑 엄마랑 오더니 그릇에 제 숟가락이 들어가 있는데 엄마가 다시 남동생 앞으로 그릇을 밀어요.

엄마, 먹는 그릇을 왜 자꾸 밀어?
그랬더니, 같이 먹으라구..그럽니다.
아니, 자꾸 쟤 앞으로 밀면 나는?

기분이 확 상했어요. 그 동안 아들이라고 엄마가 오냐오냐 온갖 뒷바라지 다 해도 지 인생 하나 책임 못 지는 아들인데, 엄마는 안 그런 척해도 속으로는 엄청나게 챙깁니다.
엄마가 그릇 안 밀어줘도 쟤 잘만 먹을 거거든. 찌개 끓여준 나는 입도 아니유,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더군요.

울 엄마 참 합리적인 사람 같은데, 그노무 아들 사랑, 머리 크고 보니 끔찍합니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물론 저한테도 굉장히 끔찍하게 잘 해주시고 뒷바라지도 잘 해 주셨지마는, 아들이 뭔지, 가끔은 참 우울하네요.

IP : 59.20.xxx.14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선
    '06.11.4 7:41 PM (220.75.xxx.98)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구요..엄마의 아들사랑은 못 바꿀 것 같아요.
    저는 같은 여자로서 아들을 그렇게 예뻐하는 엄마들의 심리가 참 궁금해요..
    뭐 예쁜짓 하는 것도 없고 지금 그러는 것 보면 나중엔 어떻게 할 지 불보듯 뻔한데..왜 그러실까..

  • 2. 산산
    '06.11.4 7:58 PM (61.75.xxx.197)

    아들 그것 별거 아니죠. 저도 어린 아들 놈 있는데요 딸이 더 낮지 아들 거 장가 가면 남에 식구 되는 거 아닌가요. 요즘은...::;:

  • 3. 흠....
    '06.11.4 10:04 PM (218.52.xxx.188)

    오죽하면 어느 사회학자가 그랬대잖아요.
    사회에서 받는 남녀차별은 제도나 처벌로 어떻게 해본다지만 집안에서 나자마자 그것도 어머니로 부터 직접적으로 겪는 남녀차별은 어쩔거냐구............

    저희 시어머니도 하나밖에 없는 딸은 거의 등쳐먹다시피해서 아들들을 건사하는데요.
    저한테 잘 해주시니 뭐 이러구저러구 할건 없으나,
    참 같은 여자로서 어떻게 저럴 수 있을 까 싶을 정도랍니다.
    저도 한번 이 소설같은 얘길 쓰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 4. ...
    '06.11.4 10:09 PM (59.20.xxx.142)

    울 엄마 제가 시험준비하는 6개월 동안 날마다 한밤중에 마중나왔어요. 저도 나이 먹을대로 먹은 딸인데. 그런 것 생각하면 참 고맙고 잘해드려야지 생각하는데, 이 아들내미 문제만 걸리면 정말...

    부모님 생신에 아직것 양말짝 하나 드린 적이 없고,
    재수한다고 허황된 소리로 돈 숱하게 내버린 아들인데,
    그래도 엄마는 아들이라고 좋은가 봅니다.

    엄마가 저리 오냐오냐 하니까 믿는 구석이 있어서 동생이 더 인간이 못 되는 것 같아서 저는 너무 답답해요. 말도 많이 해 봤는데 엄마는 포기가 안 되나 봅니다.

  • 5. 유유짱
    '06.11.4 11:12 PM (221.154.xxx.206)

    울 친정엄마도 친손주 외손주 편가르는거 볼때 복장 터집니다...이럴땐 정말 조카라도 미운거 있죠~~

  • 6. 하루
    '06.11.4 11:47 PM (61.76.xxx.124)

    진짜 말 한마디에 눈물날만큼 서운하게 하신답니다 울어무니도.. ㅜ,ㅜ
    그냥 말이라도 걔는 왜 그런다니
    그렇게만 해줘도 맘이 풀리는건데..
    그게 안 되시나 보더라구요.
    꼭 무조건 언제나 아들편입니다..

  • 7. ...
    '06.11.5 12:11 AM (59.20.xxx.142)

    남동생이 잘 하는거 딱 하나 있습니다. 상냥한 말빨-_-;;
    엄마 내가 나중에 크면 혹은 돈 벌면, 엄마 어디어디 다 모셔가구 어쩌구 저쩌구.
    아, 어른들한테 예의도 비교적 바릅니다. 어디 가서 나쁜 소리는 안 듣습니다, 처음에는요.

    하지만 중대 결함이 있죠, 자기 인생 자기가 책임질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거.
    나이는 이미 먹을만큼 먹었고 돈 벌어오긴 커녕 있는 돈 들어먹고 있습니다.

    저는 말을 안 믿어요 행동을 믿지. 말 백날 하면 뭐합니까. all talk no action 인데.

  • 8. nancy
    '06.11.5 3:15 AM (220.121.xxx.185)

    저는 딸이어도 집안에 첫번째 아이었어서... 남동생이나 다른 사촌들에 비해 할머니나 가족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딸이어서 불이익을 당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 할머니도 장손인 제 동생 되게 챙기시거든요. 그런데도 보면 각각의 손자 손녀에 대한 사랑은 다 그만큼 있어요. 마음속에서 자리잡은 위치가 달라... 잘 보이는 사랑도 있고, 잘 안보이는 사랑도 있고...
    그리고 스스로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면 더 그런 모습만 보이는 거 아닐까요??? 남동생을 위해 엄마가 뭔가를 더해줬던 것 보다는.. 내가 받은 것들을 먼저 생각하면... 나도 받은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고... 어떤 건 나만 받은 건데..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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