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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문제인데요, 조언좀 부탁드려요. (길어요..ㅜ.ㅜ)

조언좀. 조회수 : 893
작성일 : 2006-11-02 10:49:43
적은 나이가 아닌데도 정말 모르겠어서요.
나름대로 제일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랑 다퉜는데요. 다툰 이유는 제가 그 친구한테 좀 섭섭한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며칠 연락안하다가 그냥 그 친구 나름의 사정이 있을텐데 그냥 이해하자 싶어서 다시 연락했거든요. 원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고 문자하고 그런 친구예요.

친구랑 얘기해보니까 일이 많이 바빠서 먼저 연락못했다고 하길래, 저는 사실 나는 그런건 아니고 너한테 좀 기분나쁜게 있어서 연락안했었어 라고 했더니 친구가 갑자기 몹시 기분나빠하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친구가 뭐가 기분나빴는데라고 물어볼 줄 알았는데 갑자기 화를 내니까 황당하기도 했구요.

친구가 화..라기 보다는 짜증을 낸 이유는 자기 생각에 친구라면 기분나쁘거나 섭섭한게 있어도 그냥
참고 넘길 수 있는거지 굳이 그걸 드러내서 피차간에 맘상할 일이 뭐가 있는냐는 거였어요. 자기는
원래 그런거 그냥 참고 넘기는 타입인데 제가 기분나쁜거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하는 타입이라 저한테만은 자기도 안참고 얘기하는거였다고요. 사실 친구는 그런거 얘기하는게 너무 싫고 불편하대요..

저는 제일 친한 친구라 맘상하는거 있으면 허물없이 얘기해서 풀고 하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친구는 평소에 다른 사람하고 문제가 생겨도 그냥 참고 넘기다가 나중에 폭발하는 타입이고,
저는 그냥 그때그때 얘기해서 바로 푸는걸 좋아하는 타입이구요.

사실 제가 그 친구한테 서운했던건 그 당시에는 정말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연락안하면서 생각해보니 나름대로 친구한테도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인거 같아 이해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그걸 따지려고 얘기꺼낸건 아니었거든요. 친구한테도 이걸 얘기했지만 친구는 정말 그렇게 혼자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사소한 거라면 애초에 그런거때문에 기분이 나빴었다는거 자체를 얘기하지 말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얘기하더라구요. 자기는 저한테 그런거 있어도 대체로 참는 편이고 친구 사이에서 그런 얘기는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요.

결국 친구는 제가 기분나쁘다고 얘기한거가 기분나쁘고 불편하다면서 화를 낸거고, 저는 기분나쁘다는 얘기에 이유가 뭐냐고 묻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다니 너무 자기 기분만 앞세우는거 아니냐면서 친구한테 화를 내게 되어서 한참을 다퉜어요. 결국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둘이 너무 안맞는거 같다구요..
아무래도 좋은 친구라는거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저는 허물없이 불편한것도 얘기할 수있는게 친구라고 생각했고..그 친구는 그런거일수록 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얘기를 좀 어정쩡하게 끝냈어요. 친구가 우린 결국 서로 안맞는거겠지 이런식으로. 그래서 저는 아무래도
친한 친구 하나를 잃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문자를 보냈거든요. 기분상하게 해서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진짜 안맞는가보다. 잘 지내고 좋은 하루 보내라구요. 사실 앞으로 되도록 연락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정말 그렇게 안맞다고 친구가 느낀다면 그냥 절교하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저는 나름대로 둘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거 같아서요.

그런데 친구는 이런일이 생겨서 유감이라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한템포 늦추자고 얘기하더라구요. 자기가 들어보기도 전에 먼저 오버해서 화를낸건 인정한다고도 얘기하구요. 이건 문자로 온건데..저는 아직 답변을 안했어요.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이 들면서 친구가 소중하다는거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더라구요. 이 친구의 생각이 맞는걸까요? 정말 좋은 친구라면 섭섭한게 있어도 그냥 넘기고 항상 좋은 사이로 지내는게 좋은걸까요...? 저는 다른 친구들하고는 아예 싸우지도 않고 싸울일도 없어요.
왜냐하면 그 친구들하고는 항상 선을 지키거든요. 제 속마음도 잘 안털어놓고....그 친구도 다른 친구들하
고는 싸울일이 없대요. 서로간에 섭섭한거 이런 얘기는 잘안하니까. 저는 그게 깊은 사이가 아니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는 그게 오히려 좋은 친구이기 때문인거라고...

친구관계 정말 어렵네요. 제가 틀린거라면, 친구의 입장을 이해하고 앞으로 서운한게 있어도 그냥 참으려구요. 다른게시판에 조언을 구하려다가 아무래도 여기에 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글 올렸어요. 너무 길죠...조언 부탁드릴께요..

IP : 211.219.xxx.17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명진
    '06.11.2 10:55 AM (61.106.xxx.47)

    친구....남편이나 부모자식 만큼이나 어려운 관계입니다.
    사람이다보니..주고 받음(물질적보다 감정적으로요)이 없으면 정말 더 유지하기 힘들죠..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저도 ...참 서운한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마음은 두가지였어여.
    오랜 친구 잃지 말고 내가 좀더 너그러워지쟈(물론 저만 착하고 그애만 나쁜건 아니구 성격적인 문제도 있지요. 제가 좀 잘 서운한 편이고..그애가 좀 잘 무심한편..제가 속말 잘하고 그애가 좀 거리를 두는편..) 는 마음과...
    살면 얼마나 산다고 내가 이관계 속에서 이렇게 고민하고 상처를 받나..세상에는 사람이 많다..딱 하고 잊어버리자..

    전 후자를 택했고 얼마간에 마음의 흔들림은 있었지만..지금 후회는 안해요. 저 처럼 하시란건 아니구요.
    결정해야 하는거죠...스스로가..^^

    님이 조금 넓은 아량으로 그래..갠 그렇구나 하고 섭섭해도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지내시던가...
    아님...상처받는 관계 정리하시던가요..

    전...물론 잘했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이제 ..그친구 때문에 상처 받고 고민할일이 없어서 마음은 편해요.

  • 2. 그냥
    '06.11.2 11:04 AM (61.96.xxx.173)

    끝내기엔 둘 사이의 우정이 너무 깊고 간절하네요.
    마음 푸시고 직접 만나 넓은 가슴으로 대화를 나누세요.
    저도 얼마 전에 10년지기 친구한테 배신 당했지만 - 그때부터 모든 인간 관계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여전히 소중한 건 내 주변 사람이랍니다. 나랑 그 사람이랑 너무 같을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가까울수록 예의를 갖추면서 대하세요.
    서로의 자잘못을 따지지 말고 그 친구 말대로 호흡을 가다듬고 조금 기다려본 후
    멀리멀리 남은 인생 같이 나아가세요.
    두 분은 그동안 쌓인 정이, 시간이 참 깊고 길어 보입니다 -행간에서 묻어나요 -

  • 3. 친구
    '06.11.2 11:16 AM (220.120.xxx.112)

    저도 거의 친 자매같은 친구가 있었어요
    하루종일 붙어 살고 그 집 애도 내 아이 같ㅇ ㅣ했고 너 야말로 내가 죽을 때까지 속맘을 다보이고
    유일한 벗이다 여겻죠
    남편이 못채워주는 부분 아니 그이상도 그 친구에게서 얻었죠
    그 친구 땜에 다른 친구도 잃었어요
    이나이에 유치하지만 ...
    근데 지금 전 그 친구 보기가 껄끄러워 이사라도 가고 싶네요
    친군 역시 친구더군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구요
    모든 사람관계가 다 그렇더군요
    꼭 내맘 같을수 없어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
    전 이제 친구를 만나면 그자체로 인정할려구요
    이나이에 누가 잘못했다고 말한들 고칠 사람 아무도 없구요
    괜히 말꺼낸 자체가 어색하고 멀어 지더군요

  • 4. 친구가
    '06.11.2 11:17 AM (222.107.xxx.117)

    친구가 3년전쯤 있었던 일에 대해
    깊이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전 그 이야기 듣고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지만, 그럴려고 그런건 아니라는걸
    알아줬음 좋겠다고...
    그렇게 하고 나니, 그 친구도 저도 편해졌어요.
    내 자신이 많이 미웠지만 털어놓고 이야기해준게 고마웠구요.
    겉으로만 친구인척 하려는 사이가 아니라면
    몇년이 지난 일이라도, 그게 오해때문이라도
    아직 앙금으로 남아있는일에 대해선
    풀어버리는게 좋을거 같아요.
    잘 이야기하세요. 오해없도록.

  • 5.
    '06.11.2 11:39 AM (61.96.xxx.173)

    판단하세요. 며칠을 두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은 외롭고 괴롭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겁니다.
    문제는 역시 친구분의 인간성과 본인과의 코드문제겠죠.
    나랑 안 맞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면 지금 다시 유지되어도 언젠가는 다시 금이
    가지 않을까요?
    아님, 그 친구가 지금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진실된 사람이므로 나의
    남은 인생에 늘 함께 하고 싶은 거라면 시간을 두었다가
    다시 오픈마인드로 연락 하세요.

    어떤때는 친구 뭐 그까이꺼이지만 그래도 역시 소중한 친구는 존재합니다.
    그건 나쁜 일,큰 일 당해보면 알 수 있지요.
    요는 옥석을 가려 판단하라는 겁니다.

  • 6. 고민녀
    '06.11.2 12:05 PM (61.78.xxx.131)

    리플 달아주신 분들 감사해요...저조차도 자기중심적이었던 거 같아요. 친구가 싫어하는 부분에 대해
    제 생각을 무의식중에 강요한것 같아요...근본적으로 안맞는 부분이 있는것 같기는 하지만, 오랜친구이고 같이 나눈 추억이 많아서 아쉽네요. 좀 더 노력해보려구요. 역시 82게시판이 좋네요..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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