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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라고 하면 진짜...

나도 나쁜엄마 조회수 : 1,294
작성일 : 2006-10-18 08:41:33
아들이 있습니다.
착하다고 생각하는데 한번씩 속을 뒤집네요.
동생과 하도 싸워서 하루는 조용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동생이 그렇게 밉고
엄마가 싫어서 말 안 듣는 거라면
방 하나 얻어 주마, 나가서 혼자 한번 살아봐라.
이렇게 말한 뒤 상황 정리하고는  잊어먹었습니다.

며칠 뒤 아들이 종이 하나 내밀면서 하는 말
"나, 엄마 말 듣고 생각해 봤는데 혼자 살아도 될 것 같은데.
방 얻어 주면 혼자 살 게"

그 종이에는 필요한 돈과 생활 품록,
밥통, 컴퓨터 등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물건이 쭉 적혀 있었어요.
그러면서 밥은 밥통이 있으면 된다고,
엄마 밥 하는 거 자세히 봤더니 쉽더라고
반찬은 엄마가 만들어주고
그게 싫어면 아파트 앞에 팔러오는 아주머니,(엄마가 가끔 사는 집이라고 표현)한테
사고,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 뒷목 잡고 넘어가는 줄 알았답니다.
그 뒤로 부터 아이한테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정말 나가서 산다고 할 까봐요.

이게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야기입니다.

IP : 203.246.xxx.10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6.10.18 9:03 AM (58.226.xxx.220)

    지금은 몇 살쯤 되었을까요??? 그 아드님이....

    언젠가 라디오에서 비슷한 이야길 들은 기억이 나요..
    형젠가 남매가 참 많이도 싸우길래...
    화가난 아버지가 그렇게 싸우면 고아원에 데려다준다고 했다네요..

    그래도 싸우니까...거짓말하는 아버지가 되는거 같아 가방 싸라고 했답니다..
    둘이서 조용히 방에 들어가 가방을 싸더랍니다..
    차에서도 계속 아버지는 기다렸답니다...
    "아빠 잘못했어요..한번만 봐주세요..."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은 말이 없더랍니다..
    고아원은 가까워지고..아빠는 속이 탔겠지요???
    고아원을 목전에 두고..아빠는 말했습니다..
    "이번 한번만 봐준다..앞으로 또 싸우면 그땐..."
    집에 돌아온 아빠는 다시는 고아원에 보낸다는 말은 하지 않았답니다..
    진짜로 갈까봐 ㅎㅎㅎ

  • 2. ㅎㅎ
    '06.10.18 9:51 AM (210.207.xxx.253)

    저 어렸을때 엄마가 나가라고 해서 .. 나갔었어요 . ㅡㅡ;;;
    엄마가 봤을때 안 보이는 집 계단에 앉아서 엄마가 찾을때까지 있었던 기억이..

    근데.. 그게 엄마 진심이 아니고 .. 엄마가 찾아올꺼란 믿음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 이후로.. 집 나가란 소리 절대 안하시던데요.. ㅎㅎㅎㅎㅎㅎ

    지금도 웃으면서 말하지요

  • 3. 집집마다
    '06.10.18 9:56 AM (59.7.xxx.239)

    이런경험들이 다 있으셨던 모양이네요^^
    저희집 아이도 참 온순한데 나가라고 하면 나가더군요
    반항하거나 잘못했다고 싹싹비는일도 없고...아무튼 요즘애들다루기 보통 힘든게 아니예요
    엄마들과의 신경전이 대단해요^^
    이젠 저도 머리 굴려가면서 다룹니다 ㅋㅋ

  • 4. 딸애
    '06.10.18 10:33 AM (221.148.xxx.120)

    딸애가 초등학교 다닐때 한번 그런 적이 있었어요. 나가라고 하니 현관문 앞에서 울며 서있어서
    착한 딸이 되겠다고 다짐받고 들어 왔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아들이 고집을 부려서 내보냈더니 아무 기척이 없어서 내다보니
    아파트 화단에서 아무 생각없이 놀고 있더라구요
    몇시간을 놀다가 아빠가 퇴근하는데 방패삼아 따라 들어와서는
    밥먹고 잘 자고 그래서 이제는 나가라는 것은 포기하고 의자에 앉아서 반성하거나
    반성문을 쓰게 한답니다.

  • 5. 저두...
    '06.10.18 11:05 AM (222.235.xxx.214)

    범생이었는데도 가끔 혼날때 나가라시면 나갔어요.
    저는 "나가라!"는 의미를 벌의 의미로 받아들였고
    잘못했음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갔었답니다.
    동생은 그 자리에서 잘못했다고 빌던데
    전 입으로만 잘못했다고 하기 싫어서
    벌 받으러 나갔답니다.^^;
    저희 부모님도 반항의 의미로 받아들이셨을까요...

  • 6. 냉정하게
    '06.10.18 1:53 PM (211.185.xxx.1)

    그래?
    그럼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할건데?
    해보지 그러셨어요.ㅋㅋ

  • 7. 조언
    '06.10.18 2:32 PM (59.10.xxx.135)

    예전에 우리집에 오시던 파출부 아주머니가 아들 셋 키우면서 얻은 경험이라며 주신 조언 하나, 1. 절대로 나가란 말은 하지 말것 2. 어둑어둑해진 다음에는 아이들끼리 나가서 놀게 놔두지 말것.

    나가라고 하면 가출에 대하여 쉽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하네요.

    어두워서 놀이터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대게 부모의 관심을 덜 받는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아서, 자꾸 엇나가는 친구들과 사귈 기회가 많이진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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