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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최대한 늦게 하고파.
사실 여러 글에서 시댁과의 갈등, 시엄니와의 마찰, 시누이...등등의 얘기를 보면, 속으로 그래도 부대낄 가족들이 있어 행복한 거야,하며 다른 마음을 품었더랬죠.
저도 장남 며느리라 언젠가는 부모님 모신다고는 생각했었고, 이국서 우리끼리 외롭게 사는것보단 그 시기를 앞당겨 사는것도 좋을것 같애,라는 망언도 남편한테 한적도 있어요. (정말 그때 남편의 날 바라보는그 사랑스런 눈빛, 정말 느끼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여름동안 두어달 와 계시면서, 제가 얼마나 동화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왜 여러분들의 얘기가 그렇게 매서웠는지 제대로 배웠지 뭡니까?
한없이 자상하고, 경우 바르신 어른들이지만 그렇다고 며느리가 해야될 일이 면제되는건 아니더라구요.
세끼 모두 밥으로 일관하시는 어른들 반찬 만드랴, 국 끓이랴, 남편 도시락, 내 도시락 싸고 부산을 떨어도 새벽운동 다 하고 오시고, 밖의 마당에 앉아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시다가 진지 드시라고 하면 말 떨어지자 마자 후딱 식탁에 앉으시는데, 친정 엄마래도 그랬을까,싶었어요.
정작 음식냄새 다 맡기만한 저는 한 술 뜨지도 못하고, 제 출근 준비에 그때부터 2차 행동.
직장에 있는 그 시간이 오히려 좀 쉬겠더라구요. 앉아 있으니까...
퇴근해서 집에오면 6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우리집.
옷도 못벗고 저녁 준비. 그러면 또 운동 다녀오신다고 나가심.
7시가 넘어서 식사. 늘 여덟 아홉가지의 반찬이 올라와 있음. 전에 먹던건 좀 안 내놨으면 좋겠는데 굳이 꼭 달라하심. 근데 절대 안드심. 버리기는 아깝고, 당신이 먹을 생각이 없는거면, 혹시 날 먹으라고 올려 놓는건 아니었을까?
두달을 그렇게 반찬해대느라 칼질을 했더니 손목이 저릿하면서 손마디는 쿡쿡쑤시는데...
연세가 드시니 당신 생각과는 달리 몸이 안 움직이는 것도 있으셨을테고, 외국사는 며느리, 그동안 못 받았던 대접 받아야 겠다는 생각도 있으셨겠지만...다 좋은데 제가 나가 떨어질것 같으니 시어른 모시기를 될수 있는 한 늦게늦게 받고싶다,가 제 발칙한 결심이 되었죠.
정말 말은 함부로 장담하는게 아니더군요.
여러분, 존경합니다.
1. amama
'06.9.22 10:23 PM (59.19.xxx.59)어휴,저도 님말에 동감입니다,시부모님 오셔서 전 이틀만 지나니 숨 막히더군요,무엇보다고
제시간에 밥 대령해야한다는거???어윽~~ 제가 꼭 몸종같았어요ㅠㅠㅠ2. 어휴..
'06.9.22 10:52 PM (211.227.xxx.201)남일 같지 않아서 로긴합니다. ㅠㅠ
그 몸종 생활 5년중이고요.. 올해 31살먹은 아줌맙니다.
시아버지 내년에 환갑지나시고요.
정말 죄송스럽지만.. 저 이런생활 20년 더 해야할 생각하면 짜증이 밀려옵니다.3. 어휴님??
'06.9.22 10:59 PM (59.19.xxx.59)어휴님? 존경스럽습니다!!
한번씩 꼭 외출해서 스트레스 해소하세요,,짜증보다도 숨통이 콱 막혀오네요,
우리도 늙는건 알지만,,,4. 저는
'06.9.22 11:47 PM (81.158.xxx.164)저는 그 시어머니가 오셔서 산후조리 해주셨습니다. 공항 내린순간부터 다시 비행기타시는 순간까지
산후조리는 무슨...했답니다 . 저도 예전엔 깜찍하게 같이 모시고 살아야겠다란 생각했었는데
산후조리기간 지내면서 그 마음 싹 없어져버렸습니다5. 그게...
'06.9.23 12:11 PM (218.39.xxx.55)저는 막내인데 참 잘해주세요. 근 15년 만에 본 새며느리고 또 조건상 제가 좀 나은듯...ㅡㅡ;
근데 본이 아니시게 일주일 계시다 가셨는데 (딸들이 모시고 간다고 하면서 안와서요)
정확하던 생리일이 한 열흘 넘게 늦춰지더라구요.
특별히 힘든것 없었는데 잘 지냈다고만 생각했는데
제 몸이나 마음은 안그랬나 보더라구요.
가끔 시골가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한 이틀 보낼때는 좋은데
막내랑 사시고 싶다고 하시면 흠칫 합니다.
친한 친구도 가까이 살면 맘 상하는 일 생기는데
정말 그러면 어쩌나 살짝 걱정도 한답니다.6. 에흉~
'06.9.23 8:38 PM (221.152.xxx.222)나이가 들어 내 가정을 갖다보니 시부모님이던 친정부모님이시던 집에 오시면 불편하더라구요.
제가 개인주의자고 못된거 저두 압니다. 하지만 사실이에요.ㅜ_ㅠ
저두 결혼 초기에 시부모님 모시고 2년 살았습니다. 그때 직장과 집이 멀어서 전 아침7시에 나갔는데 울 시어머님 저희가 있는 2층 청소 다 하고 아침 밥상까지 보고가라고 하시더군요.
저 2년 살면서 살 8kgs 빠졌습니다. 그리고 또 그땐 토요휴무제가 없었을때, 토요일 퇴근하고 들어오면 오후 4시경... 주말엔 모든 큰일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부엌청소, 타일청소, 고추장, 된장담기, 근데 진짜 열받았던건 울 어머님 하시는말씀..."집에서 놀다보니 너무너무 심심하다"
아주 속 뒤집어지는줄 알았습니다. 주말내내 쉬지못하고 밀린 집안일하고 남편 와이셔츠까지 다리고
나면 시간은 어느덧 일요일 밤11시 넘고...
어찌어찌 따로나와사니까 살이 오르더군요 ㅡ_ㅡ
울 치정엄마도 입장바꾸면 시엄마, 그생각에 잘해드리고 싶은데 다시는 같이 살고싶은 마음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