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둔감한건지, 무시하는 건지.

소심녀 조회수 : 1,014
작성일 : 2006-06-19 18:48:34
2002년 월드컵할 때에, 제가 영국으로 장기출장을 갔었어요.
우리나라가 월드컵때문에 온나라가 떠들썩했고, 영국도 마찬가지였죠.
잉글랜드가 16강에도 못오르고 수치스럽게 돌아왔을때, 신문에서는 헤드라인을 <테러블 먼데이>라며 고개를 푹숙인 베컴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그랬어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너,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봤고,
나, 한국사람이야. 지금 월드컵열리고 있는 나라 말이야~
라고 대답하면 가슴이 뿌듯하고...그랬어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TV를 틀었더니, 아주...난리가 났더만요.
서해에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전쟁이 임박한 것 같다고...
한국 군인들이 몇명은 죽고, 일촉즉발 위기상황이라고...
뉴스 속보로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는데.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정말 너무너무 놀랬어요.
떨리는 손으로 집에 전화했더니,
엄마는 너무나 평온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 엄마! 괜찮아? 정말 전쟁나는 거야?
- 뭔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여?
- 서해에서 전쟁났다며? 총쏘고 대포쏘고, 우리 군인들 죽고 난리났다며?
- 으응....들은 거 같다. 북한애들이 넘어와서 총질했대나....몇명이 죽었다고 러드라...
- .....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그날 애딘버러에 갈 일이있어서 기차타러 갔는데, 대합실이라고 하나요...그곳 커다란 TV에서 앵커가 심각한 얼굴로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긴급히 전할 적에, 사람들의 표정을 저는 잊을 수가 없어요.
그 굳은 표정. 이해불가능한 기이한 이야기를 듣는 표정의 사람들. 전쟁이 시작되고있는 소식을 듣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표정들.
같이 간 동료가 굉장히 미안한듯한 쩔쩔매는 표정으로 제게 묻더군요.
- 새라, 괜찮아? 집에 전화는 해봤어?

아무렇지도 않고,평온한 한국과,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걱정하는 영국사람들.
어느 것이 진실인걸까? 우리나라사람들은 저렇게 평온해도 되는 것일까?
너무도 혼란스러웠어요.

그렇게 서해교전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잊혀졌고,
그때 전사한 군인들 또한 그렇게 잊혀졌지요.

그리고 또다시 2006년 월드컵.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미국과 일본이 난리를 치고있는데,
그것은 그냥 호들갑일까요? 아니면 정말 심각한 문제일까요?

16강 진출도 좋구요, 4강신화 재현도 물론 좋아요. 가슴 설레여요.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대해서 모두들 침묵하는군요.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걸까요?
둔감한 건가요? 애써 무시하는 건가요?

알고 계신가요?
우리나라는 현재 휴전중이라는 걸....잠시 전쟁을 쉬고 있는 중이란걸....
우리는 잊고 있지만,

다른 나라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알고있어요.
대한민국은 잠시 전쟁을 쉬고 있는 중이라고. 언제든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는 나라라고.

IP : 220.91.xxx.1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심녀2
    '06.6.19 7:39 PM (210.0.xxx.108)

    양지 1키로, 전각불고기 1키로 주문합니다.

  • 2. 아델라이다.2
    '06.6.19 7:39 PM (124.254.xxx.86)

    진짜진짜 친한 친구면 그냥 편하게 물어보세요.
    아이 두돌 기념으로 선물을 꼭 해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하면서요.
    저같은 경우 물어봐주면 편하고 좋던데요.
    저도 미국에 있다 들어왔는데, 미국에 있으면 한국 실정을, 한국에 있으면 미국 실정을 몰라서
    뭘 필요로 할지, 뭘 좋아할지 어림짐작하기 어렵더라고요.

  • 3. 정말?
    '06.6.19 7:53 PM (211.217.xxx.214)

    북한이 우리에게 전면전을 걸어오겠습니까?
    태평한 사람들은 그걸 믿지 않는 거구요.
    외국사람들은 우리가 뭐 원수지간처럼 싸우는 걸로 생각하나본데
    김일성 죽었을 때도 미국 사람들은 걱정 안 하냐고 해서
    우린 싸울 이유가 별로 없다고 해줬어요.
    북한은 미국을 적대국으로 보고 남한은 동포로 보는데요?
    일본이야 인접국가가 군사력을 갖는 것이 당연히 신경 쓰이겠죠?
    하지만 지들은 더 월등한 군사력 키우고 있잖아요?
    그리고 북한이 남한 공격하려면 미사일까지 필요 없죠?

  • 4. ..
    '06.6.20 10:02 AM (211.176.xxx.250)

    그래도 전 여전히 북한을 못믿어요,
    우리는 그네들을 형제다 한민족이다 하지만..
    그사람들은 우리에게 뭘 해주었나요?
    엄청난 양의 물자 (우리는 투자라고 하지만 시설로 투자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중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지요..)같은 도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늘 우리에게 이렇게 전쟁의 위협과 도발..(그것도 월드컵때 같은때의)
    그리고 테러...

    아닌가요?
    전 친인척중에 한명이 칼기 폭파사건때 죽었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습니다.
    민간인을 전쟁중이 아닌때에 그렇게 많이 죽이다니
    북한은 용서할수도 없고 믿을수도 없는 나라랍니다.

    투자가 아닌 이렇게 퍼주시식의 물자 주기도 탐탁치 않아요..
    왜 이런식으로 끌려다녀야 하나요?

    그리고 전 월드컵보다도 미사일 기사에 더 눈이 많이 갑니다. 요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067 안녕하셔요~~~ 바다사랑 2006/06/19 201
68066 디엠비폰 6 궁금 2006/06/19 310
68065 아파트인데 어디서 인지 모르는 연기가 나요... 1 연기 2006/06/19 436
68064 혹시 다제스란 약 아시는 분 계신가요? 2 궁금 2006/06/19 223
68063 단소 어떻게 하면 소리가 잘 날까요? 10 단소 2006/06/19 477
68062 47년에 태어나신 분은 환갑이 언제인가요? 6 헤갈려 2006/06/19 495
68061 이운재의 선방? 프랑스의 득점? 7 골인이란? 2006/06/19 1,080
68060 인터넷으로 핸드폰 구입시 주민등록증 복사본 보내는 것 안전한가요? 1 투고 2006/06/19 359
68059 프랑스 여성들이 뽑은 베스트 11 [펌] 1 호호호 2006/06/19 1,448
68058 사랑니뽑는데 죽는줄 알았어요.... 11 사랑니 2006/06/19 869
68057 도우미아주머니 일하실때 전 뭘 하면 되나요? 8 처음 2006/06/19 1,777
68056 급질!! lg장판중에 접착제 없이 까는 친환경바닥재 좋은제품 추천해주세요!!!! ... 2006/06/19 92
68055 프랑스 감독이 .. 돌던지지마세요 18 스타일 좋아.. 2006/06/19 2,141
68054 해외여행에 관한 질문요~~ 2 궁금햐~ 2006/06/19 386
68053 아이들 예복 대여하는 곳 알려주세요 땡맘 2006/06/19 58
68052 축구 경기 전에 애국가 연주되는 장면만 보면.... 6 뭉클맘 2006/06/19 469
68051 중국 가서 사는거 어떤지 도와 주세요? 11 고민맘 2006/06/19 1,271
68050 자동차세는 인터넷 납부 안되나요? 5 세금 2006/06/19 369
68049 현미쌀로 만든 떡볶이가 있다면서요. 7 떡볶이 2006/06/19 877
68048 둔감한건지, 무시하는 건지. 4 소심녀 2006/06/19 1,014
68047 장모님께 점수딸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12 예비신랑 2006/06/19 1,399
68046 임신일 경우에도 생리예정일에 배가 살살 아픈가요? 3 조마조마. 2006/06/19 426
68045 아이가 뇌호흡 하시는 분 있나요? 5 뇌호흡 2006/06/19 717
68044 매실엑기스 칼로리 궁금 3 송맘 2006/06/19 3,565
68043 밥은 하기 싫고.. 2 날이더워지니.. 2006/06/19 847
68042 대한생명 (대한 변액 ci보험) 6 보험을 알려.. 2006/06/19 311
68041 경쟁상대로만 보는 내가 아는여자.. 3 왜그렇게 2006/06/19 1,068
68040 코오롱 붉은악마 티셔츠... 3 붉은악마티셔.. 2006/06/19 600
68039 도우미아주머니가 아기한테 TV를 많이 보여주시는거 같은데..어쩔까요? 8 직장맘 2006/06/19 983
68038 떡을 만들고 싶어요 3 심심훼 2006/06/19 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