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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자랑 좀 할게요 ^^

기쁨 조회수 : 1,967
작성일 : 2006-05-25 18:52:42
제가 임신을 했어요..결혼하고 2년 넘어서요
안 생겨서 그런건 아니고 그동안 피임하고 이러저러해서 이제야 가지게 되었어요

근데 입덧이 너무 심한거에요..
먹지도 못하고 토하는건 기본이고..배도 안 고프고 먹고싶은것도 없으니
내리 굶으면 좋겠는데 그럼 속이 비어서 계속 토를 하거든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먹어야돼요
근데 차려먹기는 싫고.... 누가 해준밥은 넘어가긴해요

시댁은 차로 가면 20분정도..택시로 5천원거리구요
친정은 전철로 한시간 정도 걸려요
근데 친정엄마는 일을 하셔서 친정에 가도 밥해줄사람이 없어요 (시어머니는 친정엄마
일하시는줄 몰라요)

시댁이 가깝고 하니까
주말에 남편이랑 가서..밥 얻어먹고 누워서 자다가 잘 쉬다가 옵니다

지난주엔 너무 힘들어서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택시타고 당장 달려오셔서는
이것저것 만들어주시고..가스렌지랑 다 닦아주시고..집안 청소까지 다 해주고 가셨어요

그럼서 집에 가는 차안에서 남편에게
시어머니라고 불편해하지않고 불러주니 착하고 고맙다고 하셨다네요

남편이 제가 집에 혼자있는걸 너무 싫어해서
어젠 낮에 시댁에 갔어요..(남편은 바빠서 회사에서 밤새느라 못옴)
김치볶음밥 먹고싶다고 해서 해주는 밥 먹고...또 자고
아침되니까 밥 먹으라고 깨우셔서 밥 먹고 또 누워자고
자다보니 과일갈아서 먹으라고 주시고..또 자고
자니까 깨워서 점심 먹이고...자니까 또 깨워서 간식 먹이고....

좀 전에 집에 왔는데..오는길에 밑반찬이랑 밥이랑 이것저것 싸주셨어요

솔직히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전화드려서 "저한테 잘 해주셔서 고맙다"고 하니까
너가 남이냐고 자꾸 그런말하면 화낸다!!! 라고 하십니다

사실 친정엄마는 무뚝뚝하신편이라...제가 친정에 있을때 입덧을 해도
그냥 하나보다...토를 해도..토했니? 그러고 마시는데

시어머니는 당신께서 입덧 정말 심하게 하셨다며 너무너무 잘 해주시고
이해해주시고 그러니까 너무 감사합니다

평소에도 잘 해주셨지만..이렇게 잘 해주시니까 너무 고맙고
여기에라도 자랑하고 싶어요

어머니는 아무리 잘 해주시고해도 전 시어머니라고..괜시리 미워지면 혼자서 투덜대기도 하고
그랬는데....너무 잘 해주시니까 죄송하고 고맙고 맘이 짠하네요

솔직히 전 나중에 시어머니되면 우리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자신이 없어요

아직도 입덧이 끝날려면 멀고도 멀었지만 잘 이겨낼게요
고맙습니다!
IP : 124.254.xxx.14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울친구...
    '06.5.25 6:59 PM (220.74.xxx.139)

    시어머니 된지 얼마 안되었는데... 지방대학에서 캠퍼스커플로 시집온며느리...
    딸보다 더 이뻐라 합니다...노다지 불러내서 밥사먹이고 장보아주고 새살림사주고...
    용돈주고... 사랑을 많이 저축합니다...
    나도 꼭 그럴래요... 애고 울며늘도 날 좋아해야 할텐데...
    넘 챙겨서 귀챦다고 할까바 걱정됩니다...
    좋은시어머니 만나신거 큰복입니다... 서로 잘하세요...부럽습니다.

  • 2. 좋으시겠어요.
    '06.5.25 7:00 PM (221.147.xxx.56)

    전 2번 자연유산되고 지금 아기를 기다리는 중인데...
    비록 유산했지만, 아기 가지고 있는동안 입덧이 너무너무 심했어요.
    근데, 우리 시어머님께서는 잘 이해를 못하시더라구요...ㅠㅠ
    본인이 입덧도 별로 없었고, 애기도 쉽게 낳으셨고, 회복도 빨랐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아가씨도 엄마를 닮았는지 입덧도 없고, 애도 쑥쑦 잘 낳고, 애 낳고 몸도 하나도 안붓고 바로 왔다갔다 할정도고 멀쩡하더라구요...
    본인이랑 딸래미가 그러니 며느리 고생하는건 이해를 못하시는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걱정이예요.ㅠㅠ
    넘 부럽습니다

  • 3. 축하드립니다
    '06.5.25 7:08 PM (125.181.xxx.221)

    좋은 시어머니를 두신것도 님의 복이지요.
    일단..일요일에 가서 누웠다가 쉬다가 오는것만해도 어디랍니까? 대박이죠..
    입덧하느라 쓰러져서..뼈에 금이갔어도..
    55세된 팔팔한 시어머니..밥해다 바치고..청소해 주고..하다가 오는게 일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55세면..진짜...아우....기냥..
    말도 안나옵니다...정말 그 나이에....그러고 싶었는지...

  • 4. 정말
    '06.5.25 7:09 PM (220.76.xxx.111)

    좋으시겠어요.
    저도 나중에 그런 시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 5. -.-
    '06.5.25 7:24 PM (221.138.xxx.176)

    체기 잘본다는 얘기듣고 아이들 6개월부터 3살정도까지 주기적으로(3개월여)다닌 한의원에서는요,
    등에다 수지침같아 보이는 펜으로 약하게 침을 놓고 부황을 척추라인따라 4,5개 떠줬어요.
    주기적으로 아이들이 밤에 안자고 칭얼칭얼 거리면(감기나 지병외) 담날 한의원 다녀오면 확연히 달라져
    잠도 잘자고 잘먹고 그랬어요. 분유수유 뗄때까지 아주 큰 도움을 받음.
    체기 없애주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우유나 차가운 음료 많이 먹게 하지마세요.
    저흰 저희 부부도 원래 우유를 안먹지만(소화불량) 같은이유로 아이들도 우유를 전혀 안먹어요.
    그런걸 모유가 안나와 분유를 먹였으니 힘들만도 했겠다 싶습니다...;;;

  • 6. 거참!!!
    '06.5.25 7:37 PM (220.86.xxx.58)

    간만에 기쁜 소식이 올라왔네요.
    정말 듣던중 반가운 글입니다.

  • 7. ^^
    '06.5.25 7:46 PM (61.47.xxx.55)

    님 부러워요~그마음 잊지 말고 시어머니께 잘하시겠네요.
    아~~ 대한민국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다 저랬으면 자유게시판 썰렁해질텐데 ..ㅋㅋㅋ

  • 8. 며느님도 이뿌심^^
    '06.5.25 7:55 PM (211.242.xxx.14)

    가끔 보면 다른 사람의 정성을 받고도 그게 당연한줄 아는 사람들 있잖아요.
    기쁨님은 고마움을 아시는 분이시니까
    나중에 어머님께도 잊지 않고 효도 잘 하실 분 같으세요.^^
    서로 잘 맞는 고부간 모습 보기 좋으네요.
    이뿐 아가 쑴풍~ 낳으시고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

  • 9. 서로가
    '06.5.25 8:27 PM (58.238.xxx.227)

    마음을 주고 받고 고마움을 아시는 고부간으로 보입니다.
    살다가 어머님이 미워지려면 오늘의 느낌을 되새기면 또 괜찮겠지요.^^

  • 10. ^^
    '06.5.25 8:28 PM (211.192.xxx.177)

    우리 모두 이런 시어머니본받아서 나이들면 이렇게 해요.
    그래야 우리의 딸 아들들이 모두 행복한거니까..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예쁘게 사시길..

  • 11. 오호..
    '06.5.25 8:58 PM (58.120.xxx.241)

    저희 시어머님이랑 거의 비슷하시네요..크크크..전 결혼 7년차인데요, 아직도 제 손으로 시어른 생신상 한번 차려드린적이 없어요. -_- 매번마다 내려가면 진수 성찬 얻어 먹다 오기 바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옆에서 거든다고 걸리작거리긴해도 별 도움이 안돼지요.. 하는거라곤 설겆이 뿐이랍니다. 그것도 어머님이 하신다는걸 억지로 말렸습니다. "어머님 저 설거지까지 안하면 며느리 아니에요 T.T" 라고..ㅋㅋㅋㅋ 친정보다 시댁가면 더 잘 먹고 명절이라고해도 별 스트레스 없습니다... 올때는 꼭 딸래미 챙겨주듯 이것저것 오히려 시집 간 아가씨보다 더 많이 챙겨 주시고요. 낮잠 자고 있으면 밥먹으라고 깨우시고, 먹고 자라하시고 먹고나면 간식 주시고 -_-; 말로 못하지요... 효도해야하는데.. 너무나 받아 먹기만 하는 뻔뻔한 며느리가 되가는듯 싶습니다. 흐.......... 동지를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염장성 덧글이였습니다.)

  • 12. 아들맘
    '06.5.25 9:13 PM (59.29.xxx.219)

    저도 앞으로 그러겠습니다.

  • 13. 원글님이
    '06.5.25 9:30 PM (220.85.xxx.62)

    착해서 그래요.다 님복입니다.저는요...남편왈 엄마오시라고해서 이김치 저김치 먹고싶은대로 담아달라고하면 신나서 바로 날라오실거다라고 하는데 전 그게 싫고 잘 안되거든요.너무 개인주의라서 그냥 사다먹고 말지...그런답니다.두분이 너무 궁합이 잘맞으시는거같아요.청소한다고 왔다갔다하시면 불편하고 자라고 해도 못자요.못되서 그런가봐요...적당히 하라는대로 해주시는대로 지내면 편할텐데 그게 안되거든요.
    참 보기좋습니다^^

  • 14. 우와..
    '06.5.26 12:25 AM (61.98.xxx.100)

    부러워요..흑흑..
    저도 우리 아들 결혼해서 며느리 보면 꼭 그렇게 좋은 시엄마 될래요..(불끈!!!)
    근데 생각해보니 저도 처음 결혼전에..결혼후 초기까진 세상에 우리 시엄니만한 사람 없다고
    늘 자랑모드였는데요
    결혼해서 시아버지 첫 생신때 받은 설움때문에 그 뒤부터는 시엄니를 절대 진심으로 좋아하게
    안되더라구요.

    임신 8개월에다가 한여름(8월)에 생신이었는데 결혼후 첫 생신이랍시고 의욕만 불타서는
    그 좁은 18평 아파트에서 동동거리면서 전날 새벽까지 친정 엄마까지 동원해서
    비지땀을 흘리며 뒤뚱뒤뚱 시가 친척들 먹일거까지 다 준비해놓고 새벽녘에 잠들었는데요
    그 담날 저녁 먹는줄 알았어요 저는...생신날 저녁 식사 하는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 담 날 아침부터 들이닥치셨어요.
    왜...당일날 상차리기 임박해서 준비해야 하는것들 있잖아요.
    L.A갈비도 먹을때 구워야 하는거고...냉채 같은것도 그때 버무려야 하는거고
    겉절이도 양념따로 준비해놓고 그런식이었거든요.
    근데 예상치도 못하게 갑자기 아침에 시부모님이 들이닥치셔서는 생신상 차려내라고 하시는거에요
    당황했지만 전 부쳐놓은거하고 미역국하고 밑반찬하고 차려냈어요.
    다른 고기류나 냉채류 기타등등은 엄마가 분명히 손님들 오시고 상차리기 1시간 전부터 준비하라고 하셨거든요..초보가 뭘 알겠어요 하라는대로 할 뿐..

    그런데 울 시엄니 난리가 난거에요.
    어떻게 손님들 불러놓고 이따위로 상을 차리냐 이 챙피를 어쩔거냐 부터 시작해서 ...(이하생략..눈물남)

    배는 남산만큼 불러가지고 그 삼복더위에...부엌에 서서 눈물만 찔끔찔끔 짜고 있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분이 안풀려요.
    미역국도 친정에선 고기 덩어리채 육수내서 끓이거든요.
    엄마가 정성스레 끌여주신건데...대뜸...미역국은 이렇게 끓이는거 아니다.
    담부턴 이렇게 끓이지 마라.그러시는거에요.
    갑자기 엄마한테 미안하고 죄스럽고 내가 싫고 신랑도 싫고

    나중에 친척들 와서 상다리 뽀사지게 차려내니까 친척들이 어쩜 이렇게 잘차렸냐 칭찬들 쏟아지고
    울 시엄니 뒤늦게 미안했는지
    돈봉투도 주시고 (절대 사과는 안하셨어요)
    뭐 슬쩍 넘어가시려고 했는데...

    전 그 뒤로 십년이 넘게 흘렀지만 절대 그 일 못잊어요.
    그 뒤부터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시엄니 대한적 한번도 없어요.
    전 정말 친자식처럼 잘 해드리고 싶었던 사람인데..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그렇게 절대 안되네요.

    근데 왜 이 얘긴 꺼내가지고 또 다시 울컥....

  • 15. 부러비~~
    '06.5.26 6:57 AM (220.75.xxx.17)

    저도 아들 장가 보내면 꼭 원글님 같은 시어머니 되야겠어요..
    근데, 아직 울집도 청소상태가 엉망이네요..흑흑..
    아직 20년은 남았을테니 그동안 살림솜씨 늘려야겠어용..

  • 16. 대가 없이
    '06.5.26 10:27 AM (61.98.xxx.64)

    해 줘야만 상대를 편안하게, 고맙게 여기도록 하더군요.
    욕심을 버려야 가능한데 그것이 쉽지가 않네요.
    조금씩 마음 구석에 베어있는 이 욕심들 처리가 정말로 쉽지가 않군요.
    우리 모두가 시어머니의 탈을 벗어나야 될텐데...

    원글님, 그 감사하는 마음 깊이 보존하셨다가,-이것 정말 힘들어요.-
    비상시에 꺼내어 쓰셔요.
    그래서 그 좋은관계를 아드님께 대물림하시길...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순산하셔요~!!!

  • 17. 그마음
    '06.5.26 11:22 AM (61.102.xxx.242)

    두분다 그마음 변치말길 바랍니다
    훗날 어머님이 미워질때가 있으면
    그때일일을 생각하시고 사세요

  • 18. ^.^
    '06.5.26 3:14 PM (220.85.xxx.129)

    정말 윗님 글처럼 감사하는 마음 깊이 보존... 이거 정말 힘들어요.
    지금 깊이 반성중입니다.

    저도 임신 초기에 입덧으로 고생할 때 시엄니께서 이것저것 사다 나르고
    그것도 모자라 옆에서 계속 챙겨주신다고 해서 극구 사양하는 저를 데리고
    걸어서 5분거리 시댁에 2주 동안 자리 깔고 누워 있게 했어요.
    저 진짜 암것도 안하고 쉬기만 했네요.
    시엄니는 수시로 먹고 싶은거, 입덧에 좋은거 친구분들께 여쭤가며 만들어 주시구요.

    솔직히 친정엄마는 그렇게까지 안해주셨어요.

    엊그제도 주말부부라 주중엔 저랑 애기밖에 없는데 저 먹으라고 삼계탕을 끓여다 주셨어요.
    참 감사하죠.
    근데 가끔씩 울컥~하면 저 정말 못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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