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싸움의 연속이 인생인가?

뒤죽박죽 조회수 : 867
작성일 : 2006-04-19 11:54:12
결혼해서 시댁에 살때는 전적으로 시댁식구들때문에
줄기차게 싸우고 맘상해서 상처입고
그때는 아마도 시댁식구들에 치여서
둘의 문제는 가려졌기 때문에 둘이 문제로는 안싸운거겠죠?

분가해서는 보이지 않던 남편의 우유부단함등등등때문에
피터지게 싸우고 이혼하네마네하며
꾸역꾸역 살다가 어느 정점에 다다라선
서로를 보호하고 의지할 사람은 오직 부부라는거 깨닫고
알콩달콩 살려고 했는데

자식들이 머리가 커지자 이젠 자식때문에
가슴앓이를하게 되네요,,ㅜ,ㅜ

다행인것이 아이들 문제를 전적으로 제가 다 책임지지 않고
남편 또한 '너때문에'라는 책임회피는 안합니다
아이가 밖에서 크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그러진 않지만
울 부부의 기대치에서 벗어나
자꾸 엉뚱한것에 시간과 용돈을 쏟아부으니
속이 터집니다

어젯밤 한바탕 소용돌이를 일으켰던 아이의 방을
뒤집어서 정리하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약속있는데 함께 가서 밥먹자"
"방 치워야해 그리고 남자들끼리 만나는데 내가 뭐하러 껴,
식당에 비빔밥이나 한그릇 시켜줘"
"그래 알았어"

가슴이 아릿해지대요
나이가 들어선지 정리정돈 하는데도 빠릿빠릿 하지 못하고
이상하게 더듬게 되니 일도 더뎌지고
피아노 혼자서 옮기느라 팔뚝이며 등짝등이 욱신거리는데
멈출수가 있어야지요
덕분에 장판이 반란을 일으킨 자국이 고대로ㅡ.ㅡ;

아이로 인하여 마음이 복잡스러운데
과일을 사들고 온 남편
쉬지도 못하고 치우는 저를 보더니
그러더군요
둘이 싸움 그치고 좀 재밌게 살려나 했더니
이젠 아이들이 힘들게 한다고
인생이 싸움의 연속인것 같다고요

저희 부부는 집안일을 분담하거나 그러진 않아요
항상 힘들게 일하는 남편이 안스러워서
모든것을 제가 합니다
아니면 아이들이 잘 도와주지요
그런데 살다보니 남편이 청소기 잡고서 온방을
휘젓고 다니는 날도 오네요
어제가 그랬어요
마대자루에 가득든 쓰레기도 불끈 들어 창고에 갖다놓고 말이죠

서로 피터지게 싸울때는 자기 주장 자기 입장만 내세웠는데
그렇게 싸우면서 조금씩 상대방이 내뱉는 말들이
각인되어서 서로를 알아간게 아닌가 싶어요
싸움없는 부부가 더 위험하다더니 그런걸까요?
시댁이나 주위에서 저희부부 오래 못갈줄 알았다고해요
너무 싸워서요

그러나 지금은 남편이 죽을때도 함께 죽고 싶다고 할 정도는 되었어요
무조건 남편말이면 반박하던 습관과  무얼 시키면
'예'하는게 너무 자존심 상해서 절대 '예'를 하지 않던 제가
어느날 부턴가 "예"를 쉽게 하게 되었어요

저희부부는 잠잘때 무조건 다 벗고 맨몸으로 서로 부등켜안고 잡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살이 맞닿으면서 더 서로를 사랑한것 같아요
무조건 잠잘때는 맨몸이여야 해요
이것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데 이렇게 하고 살고나서
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고 애틋해진듯해요

말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어제 시누의 대한 글과 시댁이야기에 거품을 물었던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남편이 전적으로 아내편이 되어야만 시댁에서 자유로울수 있어요
시댁문제 시댁 이야기에 관한한 정면돌파해서 이길수 있는것은 절대 없더군요
십여년을 정면돌파만 하다가 제 머리만 깨졌는데
이젠 정면돌파를 안하고 조금은 여우스럽게 대처하니까
지금은 남편이 오직 자기 아내만 알고나서는 너무 편합니다

앞으로도 살날이 많이 남은 사람이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고
시댁이나 친정이나 그것으로 인해 부부사이가 멀어져서는 절대 안된다는거죠
오직 내가정이 잘살고 건강하고 행복해야합니다
남편으로 하여금 그것을 깨닫게 하는것이 관건 아닐까요?
남편이 그것을 깨닫고 나면 그후부터는 정말 탄탄 대로랍니다
IP : 125.189.xxx.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06.4.19 12:05 PM (210.180.xxx.126)

    집집마다 다들 그러고 사시는가 봐요. 에구, 아이들과의 전쟁 또한 만만치가 않습디다.ㅠ.ㅠ
    그렇지만 옆에 짝이 힘이 되어준다면 세상에 못이겨낼 일이 없지요.
    지혜로운 님의 가정에 행복이 늘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 2. ,
    '06.4.19 2:33 PM (221.148.xxx.100)

    저도 요즘 외국에 나가있는 자식일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격의없이 의논할 사람은 남편밖에 없더군요.
    둘이 걱정하고 상의하고,해결하고...
    저혼자 였더라면 의지할데가 없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190 아기 입에서 냄새가 ㅠ.ㅠ 3 아기 엄마 2006/04/19 758
306189 서른살에 유학가서 공부할께 뭐 있을까요.. 9 유학 2006/04/19 1,437
306188 아기책.. 2 2006/04/19 264
306187 ab파워 써 보신분 1 어깨 2006/04/19 82
306186 연대 후문쪽이나 신촌.. 3 장소 물색중.. 2006/04/19 580
306185 뱃속의 아기 3 임산부 2006/04/19 557
306184 싸움의 연속이 인생인가? 2 뒤죽박죽 2006/04/19 867
306183 강남케이블 인터넷 사용해보신분 7 꽃구경 2006/04/19 298
306182 하나로 3년 약정이 끝나간다고 전화가 왔는데요.. 1 섭섭이 2006/04/19 482
306181 내일 이사인데 비가 오네요.. 2 2006/04/19 287
306180 오르다 창의세트 문의드립니다 5 오르다 2006/04/19 568
306179 동작동 국립묘지에 꽃구경 7 꽃구경 2006/04/19 439
306178 나도 82cook 폐인이구나 20 아닌줄 알았.. 2006/04/19 1,448
306177 여유로움 2 정영애 2006/04/19 483
306176 새아파트에 입주예정인데요. 광촉매 필요한가요? 2 이사 2006/04/19 355
306175 질문있어요 (겨울옷 정리하다가...) 4 실비 2006/04/19 864
306174 '위기의 주부들' 시즌2 첫번째 부분 보신분~질문있어요! 8 ㅡ.ㅡ 2006/04/19 700
306173 아이와 영화보려하는데...추천해주세요. 1 질문 2006/04/19 129
306172 남편 해외출장중 지참할 반찬? 10 아내 2006/04/19 709
306171 전교조 위원장의 인터뷰- 중앙일보 4.17 9 읽어보셔요 2006/04/19 847
306170 맞긴 하네요^^제가.. 1 쌩뚱 2006/04/19 684
306169 싱가폴로 여행 가는데요. 4 여행 2006/04/19 482
306168 백만원으로 10 뭐할까.. 2006/04/19 1,446
306167 서산댁님 쭈꾸미 궁금해서.. 1 쭈꾸미 2006/04/19 735
306166 7살남자아이 책 추천... 1 아이엄마 2006/04/19 219
306165 봄이 되었어도..임산부니.. 5 이쁜옷. 2006/04/19 443
306164 이 남자와 꼭 결혼하고 싶어요~! 10 결혼 2006/04/19 2,016
306163 형사상 사기사건 공소시효는 몇년인가요? 2 답답해 2006/04/19 694
306162 최근에 여권 발급 받으신분 계신가요?? 9 여권 2006/04/19 714
306161 녹음된 테이프들은 어디다 버리나요? 4 테이프 2006/04/19 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