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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이야기...

미안해 조회수 : 871
작성일 : 2006-02-09 19:32:01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얘기를 해볼까합니다
 제 나이 27살 남편28살에 저 결혼했습니다
저의시어머니 저와 20살 차이나는 47살에 며느리 보신게죠
남편이 독자라 손자 빨리보고싶은 시아버지 성화에 못이겨 남편이
중매로 저와만나 7개월 만에 결혼했답니다
외아들이라 따로 사는건 꿈에도 생각도 못했죠
아이들 년년생으로 남매를 두었습니다
그 앞의 애는 분만 예정일 열흘 정도 남겨놓고 사산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시집살이가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결벽증 이라할 정도로 깔끔한 시어머니
은근히 잔소리가 있는 시아버지
그저 효자인 남편
시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셔서 경제적으론 걱정이 없었습니다
욕실에 세수하고 나서 거울에  물이라도 한 방울 튀어있으면 당장 부릅니다
지난 신문은 네 귀가 꼭맞게 챙겨야하고
아침에 57평거실 청소하고 저녁에 청소 안하고 그냥 밥하면 난리납니다
더럽게 청소도 안하고 밥한다고 나는 그런밥 안먹는다시면서..
제성격은 여리고 눈물많고 누구한테 싫은소리 한마디도 못하는
어리숙한 성격입니다
저의어머니 밖에나가면 우리며느리 요새사람아니야 조선시대여자야
하곤 제자랑인지 칭찬인지 하시지만
집에서는 그저 본인 생각대로 움직여야 만족해하시는 분입니다
가라면가고 오라면오는
그저 돈 안주는 파출부처럼 살았습니다
다그렇게 사는줄 알았습니다
친정엄마께 힘들다고 하소연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남편 월급을 어머니께서 관리하시다 7년만에 넘겨받았는데
적금통장 하나 없이 달랑 그달치 월급만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년년생이지만 큰애는 아들이라 유난히 아끼시는
시부모님때문에 육아는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내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아이들 이쁜줄도 모르고 귀한줄도 모르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딸애는 내놓고 구박은 안하시지만 손자만 너무 예쁘하셨지요
우리딸애 다섯살때인가봅니다
어느날 방에들어가니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자른게 있어 살펴보니
머리 결로 보아 딸애가 가위로 자기 머리를 잘랐더군요
그때는얘가 왜 이랬을까 생각만하고 말았지만 20년 지난 지금 그때 일을 곰곰 생각해보면
겨우 5살짜리가 무슨맘으로 자기 머리를 잘랐을까
그때 그애마음은 어떤마음 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금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어머닌 여전히 활기차게 생활하시고 
 이젠 예쁘게 자란 딸을보며 이쁘하시지만
아직도 대학생인 손자볼에 저녁마다 뽀뽀하시는 애정을 보이십니다
우리아들요.에이 할머니 하지마세요.하고
할만도 하지만 군소리없이 볼 대주고 있습니다
그랬다간 알았다, 하고 냉냉하게 삐질걸 알기때문이죠

이글을쓰면서도 딸에 대한 죄책감이 또 드는군요
딸은 여리고 착하고 무슨 큰 일이 생기면 엄마 어떡해 어떡해 하며
호들갑을 떠는 보통의 대학생으로 자랐습니다
자랄때 차별받았던 기억은 전혀없고 평범하게 자랐지만 그애 맘 깊은곳에 가위로 자기머리를
자를때 의 그슬픔이 자리잡고있을까요?
기억은 못하지만 맘한구석에 그슬픔이 숨어있다 갑자기 튀어나올까 겁이나요
이제 많이 사랑하고 많이 안아주고 많이 얘기하고 그렇게 지내지만
어린시절 그렇게 못해준게 20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맘이 아픔니다
엄마로써 자질이 부족 했는지 딸의 맘도 헤아리지 못한 제가 너무 밉습니다


IP : 220.79.xxx.1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딸둘엄마
    '06.2.9 9:17 PM (210.221.xxx.164)

    지금이라도 마음껏 사랑해주세요...
    가슴속에 맺혀 있는사랑은 아무도 모릅니다
    표현하세요 딸을 너무도 사랑한다고

  • 2. 저도
    '06.2.9 9:18 PM (61.34.xxx.83)

    마음이 아프네요. 제 동생도 그 나이보다(5살) 훨씬 많은 고딩때 그렇게 스스로 머리 잘랐는데 가족간의 불화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그 후로 제 동생은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근데 하물며 5살짜리가 그렇게 했다는게 충격입니다. 그 나이에 뭘 알겠어요.죄송한 얘기지만 원글님이 그걸 심각하게 집고 넘어가지 않은게 같은 부모입장에서 이해가 안갑니다. 글 내용으로 봐선 현재는 따님에게 큰 문제가 없나 보죠? 없다면 불행중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 3. 지금이라도
    '06.2.9 11:45 PM (59.24.xxx.164)

    늦지 않았어요...
    마음속에 있는건 사랑이 아니예여...표현하는게 사랑이잖아요...
    이런저런 느낌 표현해주세요...

  • 4. 평강공쥬
    '06.2.12 5:18 AM (222.111.xxx.165)

    저도 외할머니께 그런 아픔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전 노인을 좋아하지 않게되었어요
    물론 지금두 살아계신 외할머니 보기두 싫구요
    오래전 일이다..잊어주자..해두 안되는걸보면 저두 모르게 상처가 꽤나 깊었나봅니다..ㅠㅠ
    따님께 잘해주시구..시엄니께두 자꾸 말씀드리세요..
    내딸부터 상처를 치유해야죠~;; 가슴 아프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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