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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커피믹스사건을 읽고나서. 고백성사합니다.
아래 어이없는 커피믹스 관련 일을 읽다보니, 손이 덜덜 떨려요.
저도, 고백할께요.
그런데, 제 죄가 제일 큰 거 같애요.
몇년전에 일본에 가는데, ANA를 탔어요. 신랑이랑 떠들다가 깜빡 졸았는지....내리라고 깨우는 바람에 일어났죠. 후다닥 제 옷만 챙겨서 일어났고, 나머지 잡다한 짐들은 남편이 챙겼어요. 핸드백, 목도리, 백팩, 쇼핑봉다리 주섬주섬...
일본 사는 언니네 갔던 거였는데, 집에 가서 저녁먹고 수다떠는데 남편이 웬 화장품들을 꺼내는 거예요.
그거 뭐야? 엥? 웬 라프레리? 그거 엄청 비싼 화장품이야....그거 어디서 났어?
뭐? 니가 산거 아니야? 여기 쇼핑백에 들어있던데?
뭐라구? 어디?
남편이 들고있는 조그만 비닐쇼핑백은 인천공항의 한 면세점 봉지였구요.
영양크림이 2개 들어있었어요.
들어보니, 제가 퍼질러자는동안 남편이 주섬주섬 소지품 챙겼는데, 제가 핸드백이랑 목도리랑 백팩을 제 좌석 밑에다 놓았었거든요. 착륙하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좀 쏠렸을때 그랬는지, 제 짐들이 앞좌석 밑에 나동그라져있었대요. 근데, 거기 그 쇼핑백도 있었던 거죠. 남편이 공항서 인터넷하고 전화하고 하는동안, 저는 면세점 구경하고 랑콤 크림하나 샀었는데, 남편은 그때 제가 들고나온 봉지인줄 알았나 봐요. 저는 나중에 백팩속에 넣었는데....그 봉지가 당연히 제가 산건줄 알았나봐요.
그래서 들고나왔고, 워낙 칠칠대는 저는 언니네 집에서 맛있는 거 먹을 생각에 남편이 걸치고 다니는 짐을 눈여겨 보지도 않았던 거고....
으앙....어떡해....이건 절도야. 절도...
일본어 잘하는 형부가 ANA에 전화해서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됬다고 그랬고.
좀있다가 ANA에서 전화가 왔는데, 제앞좌석에 앉았던 손님은 일본 경유해서 뉴욕으로 갔다고....자기들도 그사람 국적,이름,비행기표예매한 신용카드번호 밖에 모른다고....그거라도 가르쳐주랴? 하는거예요.
그래서 저희 넷이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할 수없다. 우리 가지자.됐고.
저는 죽어도 찜찜해서 못바르겠다고 버텨서, 언니가 덕분에 그 비싼 라프레리를 퍽퍽 발라서 얼굴에 번들번들, 목에까지 듬뿍듬뿍 발랐다는 전설이....도꾜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2003년 12월 크리스마스 며칠앞두고 ANA타고 도꾜 경유해서 뉴욕에 가신 마이클씨,
추정컨데 어머니나 와이프 선물이었을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크리스마스를 황당하게 보냈을 당신에게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죄송합니다.
1. ㅋㅋㅋ
'06.1.17 4:29 PM (203.253.xxx.98)웃어서 죄송합니다.
마이클씨에게 이 사과문 보여줬음 좋겠어요.
원글님..넘 귀여우세요 ㅋㅋㅋ2. ㅎㅎ
'06.1.17 4:30 PM (220.86.xxx.83)몇년간(?) 마음고생 했을 원글님을 생각하며...감히 "당신의 죄를 사하노라" 마이클씨를 대신해 말해주고 싶어요^^
3. 원글님
'06.1.17 4:32 PM (220.83.xxx.110)도덕성 만점이십니다.
저같으면 날름 받아 발랐을거예요.4. 전요
'06.1.17 4:40 PM (210.97.xxx.98)이런글 읽고있으면 스트레스 팍팍 풀리고 행복해요
정말 유머스럽고 예쁜님들이 많아서 좋아요
감사합니다5. ㅋㅋ
'06.1.17 4:42 PM (221.147.xxx.56)저는 예전에 친구랑 극장에서 영화보고 나와서 (제 고향이 춘천이예요...)
극장에서 명동방면으로 걸어가는데 길바닥에 만원짜리가 쫙~ 깔려있는거예요.
그당시에 지하상가 공사중이라 길에 사람도 별로 없었거든요.
근데, 둘다 바보같이 "이거 어디서 몰래 카메라 찍는거 아냐???" (그당시 이경규 몰래카메라가 한창 유행)
그러면서 돈을 줍지도 못하고 그자리를 떠나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드랬지요...
그러는 와중에 어떤 아저씨가 그돈 다 주워 가는거예요.. 몇백 될텐데...
우리가 "그거.. 경찰서 갖다 줘야죠..." 그랬더니 자기가 직접 갖다 준다고... 그러는데
또 딴 아저씨가 와서는 "내돈이야" 하면서 가져갔어요... ㅋㅋㅋ 진짜 그아저씨 돈 아닌거 같았는데..
친구랑 둘이서 만원짜리 한장씩만 줒을껄 하면서 뒤늦게 엄청 후회했다는.....6. ㅎㅎ
'06.1.17 4:48 PM (220.118.xxx.248)저 대학다닐 때 길가다가 만원짜리가 떨어져 있어서, 주워서 옆에 자동차 위에 올려놓고 갔어요.ㅜ.ㅜ(주위에서 다 구박함)
그때 생각엔 그게 양심적이었다고 그랬겠지만 차라리 주워서 지하철 걸인한테나 줄걸 그랬어요.
오히려 고해하신 딸기님이 더 융통성이 있으신 것 같아요.7. ㅋㅋㅋ
'06.1.17 5:10 PM (203.128.xxx.104)웃고 갑니다
8. -.-
'06.1.17 5:11 PM (218.144.xxx.13)에고.. 마이클씨 싼 경유기타고 그돈아껴서 화장품 사셨을텐데..
근데 이글 넘 우껴요~~ ^^9. 저는 82쿡
'06.1.17 5:45 PM (211.207.xxx.96)저는 몇달전 레시피 찾다 82에 가입을 했는데 사이트가 많이 버벅거리더라고요.
레벨이 8이라서 그런가 했는데 눈치를 보니 첫 레벨이 8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운영자님께 자백하는 쪽지를 보냈는데 작년 초에 가입되어 6개월인가가 넘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쪽지가 왔더라고요. 물론 아니죠.
크게 나쁜짓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러고 말았어요.10. 친구..
'06.1.17 8:31 PM (61.96.xxx.158)따라 강남 간다고,
대학교 다닐 적에 친구와 교보문고에 갔다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팔길래 몇장 집어 들었지요.
그랬는데... 이 친구가 그 카드를 그냥 쓱싹 집어 넣고 가버리는겁니다.
얼결에 따라서 돈도 안내고 집어넣고 갔는데 그날 한숨도 못잤지요..
바로 그 다음날 교보문고에 카드 그대로 들고 가서 계산하고 돈 치르고 가져왔어요.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요... 남의 물건이나 돈 먹고 마음 편하게 잘 자고 잘 사는 사람들
정말 대단해요...11. 전
'06.1.17 9:02 PM (211.211.xxx.128)전 백화점에서 나름 비싼 가방을 사고 택배로 받았거든요..근데 다음날 하나가 더 온거예요 똑같은걸루
무지 망설였어요..이걸 어쩌나.. 그 물건을 보낸 발송지가 각각 다른 곳이었거든요
아마 자기 매장에 물건이 없어서 다른 매장에 부탁했었나봐요..
욕심이 나긴했지만 고민 고민 하다가 2시간 후쯤 전화했지요..
역시나 매장에선....모르더군요
고맙다고 인사하구 선물이라도 보내준다고 하드니 3개월지난 지금까지도 영~~ 소식없습니다.
말이나 하지 말지..... 현대 백화점 아가씨 나빠.ㅋㅋㅋ12. 넘
'06.1.18 12:50 AM (147.46.xxx.185)귀여우세요..ㅎㅎ 마이클이 이 글을 꼭 보셨음 하네요..^^
13. 마이클
'06.1.18 10:42 AM (218.236.xxx.113)하지만 마이클은 그런 사정을 모르니까 당연히 님들을 의심하고 있을거예요.
어쩌면 내 뒤에 앉았던 동양인이 내 물건을 훔쳐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요 (아시아나니까 어쩌면 구체적으로 한국인임을 알고 있었겠죠?)
그렇다면 끔찍합니다..비행기 컨택하려면 전화번호가 있었을텐데..
한국인은 도둑놈..?
댓글이 뾰족하게 들리겠지만 단순히 웃을 일만은 아니네요..
몇 년 전 아시아나에서 라프레리를 잃어버렸던 마이클을 아시는 분들은 제발 이 글을 읽고 마이클에게 좀 전해 주세요^^14. 윗글님께 딴지..
'06.1.18 11:23 AM (144.136.xxx.225)아시아나 아니구 ANA 라네요.. 일본인인줄 알았겠죠..--;;;
걱정할것 없네요.... ㅋㅋ
원글님..맘이 마이클씨에게 전해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