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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봐주시는 아주머니랑 어떻게 지내는 게 좋은가요?
시어머니 아는 분 소개로 오신 분이라 믿을만하고
집안일도 깔끔하게 하시고 부지런하시고 아기도 잘 봐주시는데요.
너무 관계가 힘이 듭니다.
상전 모시고 사는 듯한 기분이예요.
말투도 반말에(기분좋게 말 놓는거랑 어감이 다르잖아요)
뭐 말씀드려도 들은 척 안할때도 있고.
혼자 궁시렁거리실때도 있구요.
물론 대체로는 잘 지내는 편이예요.
저도 속으로야 부글부글 끓어도 웃는 낯으로 잘 하려고 하고
아주머니도 기분좋을 때는 서로 농담도 하고 아기에 대한 대화도 많이 하구요.
근데, 지금 오신지 한 6개월 정도 되었는데
한 3개월까지는 아주 잘 하시더니
몇달전부터는 한번씩 심술(?)부리시네요.
잔소리도 하고,
장봐오면 있는거 왜 사왔냐느니, 밑반찬 뭐 해달라고 하면 해도 먹지도 않는다느니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라느니..
남편이랑 저랑 얘기하는데 끼어들어서 뭐라고 하시기도 하고
아침에 출근준비하는데 한번씩 싫은 소리 하시고 그러면
하루종일 기분 안좋고 집에 들어가기조차 싫을때가 있어요.
제가 슬슬 아주머니 기분을 살피게 되고
우리 관계의 주도권을 아주머니가 쥐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그래요.
아주머니가 기분 좋으면 편하게 있다가
틀어진 거 같으면 한번씩 눈치보거나 비위맞추거나 상황을 피하거나
연세가 어머니뻘이고 살림을 주로 맡아 하시니 할 말은 없는데
그래도 내가 안주인인데 심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저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남편한테도 좀 함부로 하시는 거 같아요.
시어머니가 한달에 한번정도 며칠씩 아기보러 지내다 가시는데
시어머니까지 그렇게 느끼실 정도예요.
버릇이 없고 고집도 세고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고..
아기한테 사람 바뀌는 게 않좋고
아주머니도 가정이 어려워서 계속 일을 하셔야 하고
딱히 다른 분 구할 자신도 없고해서
바꿀 생각은 없어요.
가족처럼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하고, 퇴근후엔 왠만하면 제가 애기 돌보고
주말에도 일찍 보내 드리려고 하고, 주중에도 하루 집에 다녀오세요.
명절이나 생신이나 대소사 챙겨드리고,
집에 선물들어오는거, 친정 시댁에서 과일이며 먹을거 올라오면 나눠드리고
뭐 맛있는거 하면 그 집 아이들 갖다주시라고 싸드리기도 하구요.
제가 물러보이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 관계를 어디서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처음에 너무 잘해드렸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한번 정색을 하고 문제제기를 하자니 관계가 어색해질까봐 걱정도 되고
아주머니가 쉽게 그만두시거나 할 분은 아니예요.
지난번에도 하도 잔소리하면서 괴롭히길래 며칠간 조용히 지냈더니
시어머니한테 제가 아주머니 그만두시라고 하는거 아니냐고 물어보셨다던데..
어떻게 해야 휘둘리지 않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스러워요.
이제 둘째도 가져야 하고 직장일에도 전념해야 하는데
마음이 너무 흔들립니다.
덜컥 직장 관두고 집에 들어앉고 싶은 생각도 들고
울고 싶을 때가 너무 많아요.
제발 조언좀 해주세요..
1. 여기도
'06.1.9 11:05 PM (218.153.xxx.157)제가 한 아줌마 3년간 데리고 사는 사람인데요. 님 마음 이해합니다.
사회에 나와서 정치를 알았고, 결혼해서 시댁에서 중급 정치학을 공부했다면, 아이봐주는 아줌마를 알면서 고급정치학을 터득했다고 스스로 자부하죠.^^
저도 처음에는 사람을 써본 적이 없어 전전긍긍했었죠. 휘둘리는 것 같기도 하고, 주인 말이 잘 안먹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전 30대 초반이었고 저희 아주머니는 50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결국 포인트는 돈주는 사람에게 권력이 있는 거거든요. 표현이 좀 뭐하지만 주인맘에 안들게 하면 결국 쫓겨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은 유일한 경우는 주인이 너무 못되서 나갈 마음을 먹고 있는 경우구요.
일단 아주머니께서 여기 붙어 있으려고 마음먹었다면 적당히 요구조건을 대세요. 이런건 이렇게 해달라, 저건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한다 등등. 아무리 궁시렁대도 주인이 그렇게 시키면 해야지요. 너무 말이 많아서 듣기 싫다면 웃으면서 한소리 해주세요. “아줌마, 그렇게 말하면 저희말 오래 못있겠네요.” 아줌마가 나갈 생각이 없다면 점차 고개숙일겁니다.
다만 그전에 스스로 못된 주인(?)이 아닌가 반성 먼저 해보시구요.(농담입니다.)
일단 원글님께서 칼자루를 쥐셨다는 걸 기억하시구요. 환경을 나갈 맘이 없게 좋게 만들어 놓고 하나씩 하나씩 요구해나가세요. 결국은 기싸움입니다.
저희 아줌마, 이제 4년을 향해 가거든요. 한가족 같지만 2년이 될 때 까지는 저도 마음이 편치 않았답니다. 그래도 제가 <사모님>소리를 들으니 거기에 맞춰 살림의 방향이나 육아의 원칙을 정해줘야지요. (차라리 제가 살림하고 애키우는 게 훨씬 나아요. 그런데도 남들은 아줌마 쓴다고 하면 팔자핀 걸로 생각을 하는데......ㅜ.ㅜ)
적당히 화낸 다음에는 생일이나 설, 추석때 성의표현도 하고..... 하여간 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사용한답니다. 이건 저희집만의 경우인데 제 남편이 한의사여서 밤마다 침도 놔주고 뜸도 떠주고 명절 선물(?)로 보약도 지어주기도 했지요. 이건 당근이네요.
하여간 내공을 키우셔서 잘 해나가세요. 이것도 직장일 만큼이나 재미있답니다. 잘 지나간다면. ㅎㅎ2. 이런이런
'06.1.9 11:11 PM (220.85.xxx.112)좀 기가 막히네요.
사람 다룬다는게 쉬운건 아니지만, 너무 만만해 보이시면 안되요.
기분나쁠땐 기분나쁜 표현을 하세요. 좀 귀찮더라고 아줌마와 그때그때 부딛히세요.
아니다 싶으면 다시 구하세요.
좋은 사람 만나는게 쉽지 않지만, 원글님도 까다롭게 사람 고르셔야해요.
그냥그냥 넘어가시니까 아줌마가 맘대로 하려구 하시는거예요.3. 흑
'06.1.10 11:38 AM (61.82.xxx.50)남일 같지 않네요. 큰아이 낳고 중국 아줌마를 썼는데, 아이 23개월까지 봐 주시다가 갑자기 중국 가시는 바람에 부랴부랴 면접을 봤는데, 1달만에 중국 아줌마들 4명 갈아 치우고, 결국 한국 아줌마를 썼거든요. 첨엔 넘 좋았어요. 말도 넘 잘 통하고, 반찬도 잘 하고, 아이한테 넘 잘 해 줘서...근데, 우리집에 있던 8개월 동안 저 스트레스 무지 받고, 유산 2번 했어요. 첨엔 아이한테 잘 해 주면 됐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결국 쫓아내고 파출부 아줌마로 돌리니 저 스트레스 안 받고 맘이 넘 편해서 좋더라구요. 지금이라도 빨리 바꾸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한 번 그렇게 된 관계 되돌리기 넘 힘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