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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에 관한 이런저런 수다.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데로 늘어놓아 볼테니 정리 안된 수다로 그냥 봐주세요.
외고 진학은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
크게는 아이의 성향과 작게는 통학 거리 등 다양한 문제를 세심하고 신중히 고민해본 후 결정해야 하겠더군요.
저희 아이는 실패한 케이스라 말할 수 있습니다.
외고 진학의 목적이 '명문대 입학'에 있다면 말입니다.
저희 애는 외대에 입학했어요.
물론 배치표를 보고 넉넉히 내려 쓴 군에서의 합격이긴 하지만..
사실 엄마들 모임에서는 다들 '재수할꺼지?' 했으나 그냥 다니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3년 내내 지긋지긋 피곤하고 힘들었거든요.
그만 입시와는 결별을 하고 싶었어요.
참고로 우리 아이가 반에서 제일 못간 축에 듭니다.
우리 아이는 중학교 때는 예체능까지 전 과목이 전교 10등 안쪽이었어요.
아마도,
물론 아마도..라는 가정이긴 하지만
일반고에 진학 했다면 내신 관리 착실하게 잘해서 수시로,
그래도 지금보다는 잘가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방으로 결정되는 수능에서 와장창 망치고 보니 그런 후회가 저를 괴롭히더라구요.
그러나 또 모르지요.
외대도 못갔을런지.
외고 입학하고 처음 중간고사를 본 후 파란이 시작되었었어요.
반에서 중간 아래쪽의 석차였는데..
아이가 그걸 감당을 못하더라구요.
한동안은 밤마다 집에 돌아와서 울었던거 같습니다.
진취적이고 의욕적인 아이라면 이런 난국을 쉽게 떨치고 일어날지 모르곘으나...
우리 아이는 좀 나약한 편이었을까요.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는 꼴이 한심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고.
그건 엄마 쪽도 마찬가지죠 뭐.
살다 그런 성적표 처음 받아봤으니까요.
우리 아이는 시험 볼때마다 점점 서울대에서 멀어지는데..
학부모 모임에서는 늘 서울대 중심의 강의와 토론.
엄마끼리의 모임에서도 별 다를게 없었으니 애는 애대로 저는 저대로 점점 질려가더라구요.
게다가 학습의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침 7시 30분이었나? 0교시를 시작으로 야자 끝나고 집에 오면 11시 가까이 되니까요.
그동안 가둬놓고 공부만 하니 솔직히 처량한 삶이죠.
외고라는 곳이 잘 가르쳐서 명문대에 많이 보내는거 아닙니다.
아니 전교 몇등 안에 드는 애들 뽑아다 그렇게 공부만 시키는데.. 그건 너무 당연한 결과 아니겠냐구요.
그렇다보니 착실하고 의욕적인 아이라면 그보다 좋은 환경은 없는 거죠.
맘 먹고 열심히 공부 하는 타입의 아이에겐 최상의 환경이랍니다.
우리 아이가 어느 날 그런 말을 했어요.
눈을 비비며 아침 일찍 교실 문을 열면..
그 시간부터 책 펴고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진대요.--
아 최근엔 이런 말도 하더군요.
중학교 때까진 자기 부모의 학벌이 그리 꿀린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았다네요.
그런데 외고 다닐 땐 '그게 좀..'하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누구 누구 누구.. 자기 친한 친구 이름 주욱 대면서
걔네들 아빠는 서울대 나오시고 엄마는 어느 대학원 나오시고.--
뭐 이러는데 좀 씁쓸하니 그렇더구만요.
제 조카 하나는 외국에서 5년을 지내고 돌아와 중1입니다.
그 아이에겐 제가 적극 외고 진학을 권하고 있어요.
뭐랄까.. 사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습 분위가 대충, 대강 대강인 경우가 많잖아요?
얘는 또 그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에요.
영어 발음 좋은 것도 아이들에겐 아니꼽게 들리는 모양이구요.
혼자 책보고 있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한답니다.. 반 아이들이.
외고 스쿨버스 안에서는 영어로 얘기하는게 일상다반사이니.. 문제 될게 없겠죠.
뭐 어쩌다보니 줄줄 하소연의 글이 되고 말았는데요.
괜히 두서없는 소리 해서 뒤숭숭하시게 하는거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이 친구들 보면 외고 진학이 탁월한 선택이었던 애들도 많아요.
우리 아이는 그중 실패한 케이스이오니.. 제 아이와 성향이 비슷한 자녀 두신 분은 참고로 하시라구요
날이 바짝 추워졌죠.
문제의 그 아이에게 차 한잔 올리라 하고 싶은데 이 게시판은 업로드가 안되네요.
심심하신 분은 붙여넣기 해보세요.^^
http://soyow.com/zeroboard/data/test4/tea1.jpg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덧붙임.
아이가 아침 6시 반에 스쿨버스를 타야 했어서..
저는 3년 내내 6시 넘어서까지 자본 적이 없었답니다.
그게 습관이 들어서 지금도 5시 50분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져요.
그리고 아이 돌아올 때까지는 잠도 잘 수 없죠.--
방학이 일년에 20일도 안되는 거.
그것도 알아두셔야 할 일.
3년 내내 급식으로 점심 저녁을 해결한다는 것도 안쓰러워요.
1. *^^*
'05.12.4 9:15 PM (221.164.xxx.108)님 애 많이 쓰셨어요.수고많으셨네요.그런 시달림이 싫어서 ..일반고 보낸 맘입니다.솔직히 전교 1,2등하는 성적도 아니었지만..다른 나라 입시는 잘 모르고 알고자 관심도 없지만 ..일반고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불쌍하기는 거의 비슷할거예요.울 애들이 불쌍합니다.울 큰애는 일반고에서 상위권이였는데 올해 본인이 교대 가길 원해서 다행히 한방에..둘째는 지금 고2,,내년이면 고3이죠. 어젯밤도 세벽3시넘어 안자길래 자다깨서 들여다보니 책상에 엎드려 코 골고있어서 깨워 방으로 보내고나니~아예 잠이 달아나버려 그냥 새벽으로...위로차 82나 들락거리며 밤,새벽 시간의 허무를 달래곤 합니다.평소 학교 야자가 밤 10시까지..마치면 닭장같은 학원버스타고 이동~보통 새벽 1-2시에 귀가..그 시간에 눈 뜨고 있지않으면 애 얼굴도 못보고 내일 아침에 밥상머리에서 졸고 있을 아이 또 재촉해서 학교 보내고..지옥이 따로 없지요.너무 안타까워요.그래도 어쩔수 있나요.다~들 그리 사는데..참 엄마들 모두 피곤하지요.그 치닥거리를 해야하니..큰 애는 고 3때 학교 기숙사가 있어서 그냥 입주 하라고 (집은 차로 5분거리임) 해서 그곳서 생활하며 가끔 컴터 수업 들으러 집에 태워오고 ..오히려 기숙사에 살면서 더 강해지긴했답니다.주위 엄마들은 새엄마 아니냐고 했지만 집에서의 공부가 더 힘들것 같아 극단의조치를..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2. ..
'05.12.4 9:19 PM (221.139.xxx.39)아직 입시생 엄마가 될려면 한참은 멀었지만..
정말 핵심만 콕 찝어서 올려 주신것 같아서 너무 잘 읽었습니다..
그냥 막연히 생각해 두었던 부분들을 정말 콕콕 잘 집어서 이야기 해 주신것 같아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3. 제가 외고 졸업생
'05.12.4 9:47 PM (221.143.xxx.16)졸업한 지 어언 6년이라 현재 사정과는 조금 다를 수 잇습니다.
저는 지방이어서 조금 달랐을지 모릅니다만..
저희도 처음에는 아침에 가면 주욱 책 펴고 공부만 하고 중학교에 비하면 정말 어이 없는 석차에 울기도 하고.. 그렇게 보냈습니다만..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결국은 비슷하답니다..
나중엔 야자 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있고, 야자 쉬는 시간에 쵸코파이 쌓아놓고 파티도 하고...
장점이라면..
공부를 해도 왕따 당하지 않고 오히려 장려되는 분위기라는 것..
분위기에 휩쓸려 남들 놀면 같이 노는 아이에겐 최적의 환경이라는 것..
(제가 이 케이스입니다.. 남들 놀면 같이 놀고 남들 하면 좀 하고.. 저는 고등학교 여기 와서 아주 성공한 케이스라고 봅니다.)
게다가 나중에 사회 요소요소에 배치되는 친구들을 그것도 너무나 끈끈한 우정으로 연결된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것...
한 과에 인원이 적다 보니 3년 내내 그 아이들과만 반이 섞여서 아주 친해지고, 합창대회니 체육대회를 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들입니다..
말썽 부리는 아이들 별로 없으니 오히려 학교에서도 컨디션 안 좋은 경우 두말없이 조퇴도 시켜주고요..
자유롭지만 스스로 열심히 하는, 그러면서도 좋은 추억이 많은 학창시절을 보냈답니다..
영어나 제3외국어는 정말 장점 중의 장점입니다.
요새는 어느 분야를 가든(이과계도 마찬가지) 외국어는 필수이다 보니 학교에서 그렇게 많이 배운 저희들 6여년이 지나도록 손 놓아도 토익은 비교적 손쉽답니다..
아무래도 선생님들도 정말 잘 가르치시고 좋으시구요.
일반고에서 가끔 있다는 이상한 선생님은 없으셨어요..
단점이라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오히려 일반고 갔을 때보다 낮은 결과 (대학)를 내는 경우이거나..
몇몇 친구와 사이가 벌어지거나 왕따당할 만한 일이 있는 경우(왕따는 극히 드믑니다만. 생긴다면요..) 3년 내내 같이 올라가야 하는 경우..
남학생 들의 경우 내신에서 불리한 경우가 있고 결국은 대학 진학도 여학생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구요..4. 김정희
'05.12.4 9:51 PM (210.207.xxx.138)이 글을 읽으니 맘이 무거워지네요. 우리 아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5. 아는엄마
'05.12.5 12:39 AM (220.127.xxx.93)외고 보낸 큰애가 이번에 수능 보는데 둘째도 공부를 꽤 하는데 일반고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사람들이 왜냐고 물어보면 그냥 학교가 너무 멀으니까 힘들어서 동생은 가까운데 보낸다고 ..
그런데 그 언니가 1학기 수시를 아예 안넣었다고 해서 이유를 물어보니 사실 내신이 안좋다며 동생은 편하게 일반고 가서 내신관리 잘해서 수시로 좋은 학교 보낸다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좋은 대학 가는것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3년동안 얻을 수 있는게 많다면 나쁜 내신을 감수하고라도 가볼만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마 큰아이 옆에서 보면서 중학교 3년내내 정말 시간낭비라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아서인가봐요.
대신 성격상 지는 걸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좀 생각해 봐야겠지만요.6. ..
'05.12.5 2:04 AM (58.225.xxx.52)외고에 관심있는 학부모로..올려주신글 잘 읽었습니다.
위에 졸업생 덧글도 감사히 잘 읽구요.
귀한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7. *****
'05.12.5 10:04 AM (59.12.xxx.200)그런데 외고에서 서울대, 연고대 진학이 많기는 하지만..
서울대 입학생중에 의대, 법대 등 인기학과에 진학하는 애들은 적지 않나요?
제가 졸업한지 10년이 약간 넘었는데 당시 저희반에서(이과반이요.. 한반에 50명 정도였던거 같음..)
서울대간 애들이 아마 10명 이상은 되었지만 그중에 의대1명, 치대1명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사대, 가정대(의류학과), 농대였어요 (물론 걔중엔 농대가 가장 많았음.. -_-++)
그나마 연고대는 약간 나은 정도..
그렇지 않나요?.. 요즘은 좀 많이 다른가요?.. 저도 궁금하네요..8. 저도 수다좀
'05.12.5 10:45 AM (68.55.xxx.34)외국어대학이 목표가 아니라면 외고 반대입니다.
공부는 진저리나게 시키고 자존심만 강하게 만들어 놓고 특권의식도 갖게 되고 부모들을 비교하고 상처도 많이 받고
모두는 아니지만 결국 원하던 좋은대학, 좋은과 못가더군요.
중학교때 저보다 공부잘했던 대*외고 간 아이들, 일반고 갔던 제가 더 좋은 대학 좋은과로 갔다는 것 알고나자 휴학하고 재수하더군요. 기분나빴는지 연락도 잘 안하고 굉장히 친했었는데 섭섭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때에는 먼저 연락 계속하고 얼마나 심하게 공부를 하는가 얼마나 수준높은 공부를 하는가에 대해서 늘어놓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건데 그 아이들이 일반고 갔으면 덜 힘들게 더 좋은대학 좋은과로 잘 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조건이 저보다 훨씬 좋았거든요. 저는 과외도 학원도 한번도 해본적 없이 그냥 씩씩하게 무식하게 공부했지만 그들은 중학교때에도 저보다 등수가 앞섰었고
일류대학 출신의 아빠,엄마. 외국에서의 학교경험, 집안의 재정 뒷받침, 부모의 헌신도 등..
꾸준히 외고 대비반 일류학원에 외고대비 과외에..
전 전혀 정보가 없었고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셨죠..나중에 누구누구는 외고준비를 어떻게 했었다고 알았었죠.
외고시험문제에 대한 정보도 미리 알았으면 그부분을 공부했을 수도 있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회인이 된 지금.. 다시 중학교 3학년으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다시 일반고로 갈겁니다.
다 장,단이 있는것이죠.9. 제가 외고 졸업생
'05.12.5 10:56 AM (221.138.xxx.52)아..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덧붙입니다..
제가 입학한 년도에 저희 학교에서 남자와 여자를 동일인원으로 뽑기 위해 각각 합격성적이 달랐답니다..
여자가 더 높았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지요.
남학생들이 들어온 성적은 낮았으나 나중에 여학생을 많이 따라잡앗던 것인지 (상대적으로 잘하던 여학생이 밀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잘하던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내신에 밀린 것인지 확실치 않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남학생들이 중하위권에 좀 많았다는 것이죠..
잘하던 일부 남학생들은 당연히 최상위권에 있었지요..
내신 분포는 대략 최상위권에는 남 : 여가 1:1 정도였고 상위권에는 남:여가 4:6 정도이고 중위권은 남:여가 3.5:6.5, 하위권에 남학생들이 조금 더 많이 분포한 편이었답니다.
법대와 의대 한의대 진학한 학생은 저희 때에는 저희 과 80명 중 대략 20명 가량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의대가 합격라인이 높긴 했지만 요새처럼 아주 심하게 높은 것은 아니며 지방대 의대까지 포함한 결과입니다.
또 요새는 모르지만 당시는 교차지원도 가능했던 때입니다.
나머지는 서울대 연고대 다른 과로 지원했으며 물론 다른 수도권 대학, 지방 대학(80명 중 2명 가량- 불확실합니다. 대개 진학에 심하게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연락이 끊겨서요..) 으로 진학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 학년 400명 중 K대 입학생이 당시 K대가 내신을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는 바람에 좀 많아서 60~80명 가량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학년 정원은 400명 가량으로 저희 과에서의 최상위권은 과 석차와 전교 석차가 비교적 비슷했습니다..
법대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저희 과 동기 중 남학생들이 더 좋은 대학에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시 합격은 현재 여학생만 두 명 했답니다.
진학이나 내신 결과는 6년 전 것이라 지금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10. 라일락향기
'05.12.5 11:48 AM (210.100.xxx.252)많이 궁금하던 차에 소유님의 글과 여러분들의 답글 감사합니다. 많이 도움됩니다.
11. ...
'05.12.5 3:19 PM (220.72.xxx.71)소유님 따님 아주 예쁘고 마음씨 곱게 생겼네요.
엄마속 한번두 안 상하게 했을 예쁜 따님이네요....
윗글을 읽구난후 본 사진이
웃는 사진이 아니어서 딸 하나인 제 마음이 짠 하네요
저희는 6학년 갈길이 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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