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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부지 일러야지~~~~

김흥임 조회수 : 2,179
작성일 : 2005-04-09 09:50:00


♣시장 초입에...


시장 초입에 습관처럼 들르는 야채 노점이 있다 .
백발이 성성하신 두 내외분


시장이 조금 한가한 시간이면
언제부터인가 할머니는 졸음으로 시간을 이우신다.


오늘도 난 특별히 필요한것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 할아부지 할무니께 말을 걸고 싶어서

"할아부지 콩나물 천원 어치만 주셔요.

"할아부지 많이 안주셔도 되요.

꾸벅 꾸벅 졸으시던 할무니 내 재잘거림에
졸리운 눈 부비시며 반색을 하신다.

인심도 넉넉히 솥뚜껑만한 손으로 콩나물 꾹 꾹
눌러 담아 건네주시는 할아부지께
눈 찡긋 하며 한마디  

"할아부지 일러야지

"할무니 할무니 ,
할아부지가 콩나물 이따만큼이나 주셨대요~~~~~~


팔순 내 아부지가 칠순 내 어무이가
경로당에서
놀이터에서
죽음만을 마중하며 시간 이우지않으시고

그 연세에도 손주들 귀찮아라 않으시고 기저귀 갈아 채우시며
삶의 순간 순간  
행복이란 조각모음을 즐기시는
즐기시던
그 모습 존경하기에...


노점상 할아부지 할무니도

고단한 삶의 수단이 아니시길

궁핍한 삶의 수단이 아니시길



빌며

빌어 보며

오늘도 발길 돌린다

...!

~~~~~~~~~~~~~~~~~~~~~~~~~~~~~~~~~~~~~~~~~~~~~~~~~~~~~~~~

음,,,
엊그제 본의 아니게 여러 님들 기분 꿀하게 해드린점
넓죽 엎두려 사과 드립니다.

저 푼수 스럴만큼 강하게
혹은
부드럽게?잘살고 있는거 아시잖아요^^

감사하고
죄스럽고...

왕창 복짓는 주말들이소서!
IP : 221.138.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모
    '05.4.9 10:12 AM (221.141.xxx.205)

    님은 어쩜 그리 이쁜 맘을 가지고 계시며

    그 맘을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내시는지.....

    항상 감동을 주시는 김흥임님도 행복한 주말되 소~서(정덕희 버전 ㅋㅋ)

  • 2. 미네르바
    '05.4.9 12:32 PM (222.96.xxx.220)

    ^0^

    이젠 저도 김흥임이라는 글자만 보면 자동클릭하는 단계가 되었어요!!
    책임지세요!!!!

    요리사이트에 들어와서 요리 구경은 안하고 ....
    매일 다른 님들 글이나 클릭하고 있으니...

    사실은 그래도 님의 글 읽으면 은근히 행복해요.
    사람의 마음을 순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지라 우리 딸 왈

    "엄마는 가만히 보면 지나가는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무척 친절한 것 같아.
    아마 외증조할아버지, 외증조할머니 생각하고 그렇지?"

    저도 거리에서 만나는 노인분들 보면 나도 모르게 신경이 쓰여요.

    저는 님이 계속 씩씩하게 살기 바래요.
    그리고 언젠가 마음이 조금 덜 아플 때 추억을 열어보셨으면 해요.
    아자아자, 화이팅!!!
    김흥임!님!

  • 3. 파란마음
    '05.4.9 3:03 PM (222.233.xxx.102)

    저...팬이라는거 처음 해보게 될 듯 하네요^^ 좋은 글 감사 드려요.

  • 4. 보노보노=3
    '05.4.10 2:06 AM (221.158.xxx.214)

    저두 파란마음님이랑 같은맘~이요~^^

  • 5. 미네르바
    '05.9.8 6:01 PM (218.146.xxx.135)

    저랑 같은 아이디 쓰시는 분이 계시네요.
    저는 아테나하고 싶었는데 선점하고 계셔서
    같은 아이디 있는가 찾아보고
    미네르바로 바꿨는디...
    저랑 혼동이 오겠어요.
    요즘 매사 의욕이 없는 원래 미네르바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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