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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에는... 글을 쓰고 싶다.

..... 조회수 : 882
작성일 : 2005-03-10 14:41:08


창밖은 온통 잿빛이고... 기온은 스산하고...

까마득한 젊은 시절의 기억의 한 편을  떠올리고..
언젠가는  한번쯤 글로 남기고 싶었던 추억....

대학 같은 과  남학생 A... 평소 차분하고, gentle하고,
괜찮은 집안 아들이었다. 그냥 인성이 마음에 들었지만.
관심 밖이었다. 나는 친하게 같이 다닌, 남자동기가
따로 있었고, 그 시절에는, just friend였다,

졸업이 가까워 지면서, 문득 참으로 용감한(?) 생각이...
전혀 사랑한다는 그런 마음은  없었는데, 단지 호감으로
미래의 배우자의 한사람으로 A를 사귀어 볼까 하고,....
(그 때는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서두르는 옛날이어서...)

어느 날 A에게 한번 사귀어 보자고. 여자인 내가 먼저....
A는 너무나 당황해서, 며칠후 정중히 거절을 했다(그렇게
시작하기는 부담스런 나이라고...).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의 내 행동은 그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었고,, 전혀 예상 밖이었을 테니까...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여학생이....
그리고 졸업을 했다.

그 후 남편을 만나 연애결혼을 했다,
남편 역시, 그와 비슷한 인성의 사람이었고...

가끔 A의 근황을 듣게 된다. 워낙이 생각이 깊은 사람이어서
그 사건(?)은 아주 친한 친구가 아니면 안했을 것 같지만....

좋은 소식이 아닌 그의 어려운 생활얘기, 지금도 여전히..
그 좋은 품성을 가졌다는 얘기......

내용을 아는 나의 best friend는,  내가 A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고.... 그의 기울어진 가세로 고생했을거라고...

참 생각하면,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 두근거렸던, 젊은 날의 초상?
참 대단한 용기(?),  도전(?)...

여러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는 A....
여자인 나는 아름다운 중년의 여성이 되었는데(친구의 말)...
그A는 학창시절 모습과 거의 변화가 없다니..

언젠가 한번은 만나, 우리들의 변한 모습에, 늙어 가는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할 것 같지만...

그런 추억을 가진 내가 참 행복하다.
그리고 가끔 스쳐지나가는  A의 소식이 ... 행복쪽에 가깝기를...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역시 이런 흐린 날에는 .....







IP : 222.107.xxx.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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