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울아기 세상 보기까지..
그래서 울아기 낳은 얘기나 하려구요. 회원이 많다보니 여기에도 유산하신 님들이 많은 것 같아서..
결혼은 2001년에 했는데 첨에는 피임을 했어요.
사실 전 아기를 세상에 덜컥 내놓는다는 게 너무 무책임하다는 염세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좋은 엄마가 될 자신도 없었고..
피임하다가 흐지부지 하다가..
2002년 1월에 임신했다가 2월에 유산.. 아기집은 보이는데 아기조직이 보이지 않고, 아기집만 점점 커지다가 8주경에 출혈, 초음파상으로도 아기집이 찌그러진게 보이고.. 수술해야 한다길래 수술했습니다.
그 산부인과.. 넘 허름해서 여기에서 아기낳는 사람도 있나 할정도로 낡은 분위기였는데 제가 유산때문에 여러번 진찰받으면서 우니까 무척 당황해하시던 기억이 나요.
이때는 조리해 줄 사람도 없고 멋모르고 유산후 일주일도 안돼서 야근하고 일하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그랬습니다.
두번째.. 7월에 임신했다가 8월초에 유산.. 조금 번듯한 병원에 갔습니다. 저번에 얘기나왔던 병원이었구요. 김*연 산부인과.. 증상은 똑같았구요. 의사샘이 나이드신 분이라서 불안한 마음을 많이 진정시켜 주더군요. 병원회복실이 지금 생각해보니 산모 조리용 병실이었던 것 같아요. 회복실이 깨끗하고 좋았고, 미역국도 줬어요.. 근데 마취제가 진통제가 퍼지기 전에 먼저 효력이 없어져서 매우 아팠던 기억이 나요.
세번째.. 9월에 임신했다가 10월에 유산.. 증상은 역시 같았고 이번에는 쌍문동 아*산부인과에 갔다가 충무로에 있는 삼성제일로 옮겼어요. 유산한지 한달만에 임신해서 첨부터 좋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들었구요.
증상이 심상치 않음에 따라 삼성젤 여러 샘님에게 옮겨다니다가 불임클리닉의 습관성유산 전문샘에게 가게 됐습니다.
출혈이 시작돼서 병원 갔더니 예약하고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지금 출혈 시작됐으니 낼쯤이면 아기집이랑 다 빠져나오면 검사도 못해 보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렇긴 해도 어쩔수 없다는 샘 말씀..
결국 담날 수술은 했는데 조직이 남은 게 거의 없어서 적출물 검사를 못했어요. 아침에 병원 가서 많이 빠져나온 것 같다고 하니까 그거 담아온 것 없냐고 하셔서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번의 유산을 하고 나니 습관성유산 검사를 하자고 했는데, 다시 병원 가기도 싫고 마음도 복잡하고 하여 그후로 병원 안 갔지요.
세번의 유산을 하고 나니 정신적인 충격이 심해서 '이제는 더이상 견딜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리에 누우면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유산할때마다 많이 울기는 했는데 횟수를 거듭하니 그 충격의 강도가 감당하기 힘들어졌어요.
네번째.. 2003년 12월.. 증상은 똑같았고.. 이번에는 검사를 할 수 있었어요. 검사결과 6번 염색체 트리플..염색체 이상이었슴다. 이후 습관성유산검사를 했는데 모든 결과는 정상이었구요.
출혈 있던 날.. 일년짜리 코스 공부하던 것 시험일이었는데 결시했지요.. 당연히 거의 꼴찌했더구만요. 시험의 기억과 더불어 정말 생각하기 싫은 일이 되었습니다. 공부하던 것까지도요..
이제는 신랑에게 포기하자 했습니다. 원래 애를 꼭 낳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니 넘 힘들더라구요.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갑자기 해외여행도 다니고, 공부계획도 다시 세우고,..
자식을 낳는 대신 '정신의 자식'들을 만드는.. '훌륭한 사람이 되자!'라는 거창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
이때 친구손에 끌려 경*대 한방병원에도 세달 다녔는데.. 몸이 정말 안 좋아졌다는 걸 느꼈거든요.. 근데 이때 처방받은 한약이 몸 회복에 효과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2004년 4월 선거일에.. 임신테스터 양성이었습니다. 임신확인하고 엄청 울었어요. 신랑 때리면서 울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도 그때 기억만 하면 눈물이 나려고 해요.
더이상 그런 일을 견디기가 힘든데 다시 반복이라니..
병원에 가서 4주+2일에 아기집 확인하고..
5주일에 입원해서 '고용량면역글로블린'주사액을 링거액에 주입해서 맞았습니다. 1박 2일이었슴다..
그후로 9주, 13주에 똑같이 입원해서 맞았고.. 베이비아스피린도 12주까지 처방받아 하루에 한알씩 먹었어요.
3개월쯤에는 출혈이 있어서 병원에 일주일 입원해 있었어요. 그 후에도 조금 앉아 있기만 해도 선홍색~갈색 출혈이 한달가량 간헐적으로 있었구요.
입원할 때 마침 보건의료노조 파업 때문에 노조활동이 약한 삼성젤로 환자가 몰렸기 땜시 병실이 없어서 하루 30만원하는 특실에 입원했다죠.. 그담부터 울아기 별명이 '럭셔뤼 리~'가 됐슴다.. 지금 별명은 리마리오에요.. 남편의 로망입니다.^^..
고위험 산모라고, 예고없이 조산할 수 있으니 절대 안정해야 한다는 말씀에 8개월까지 거의 누워서만 지냈어요.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불안속에 누워 있기만 하는 일도 너무 힘들었지요. 예전일이 떠오르면 눈물만 나고..
입덧도 너무 심해서 7개월까지는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입덧에 특효라는 한약이며 릴리프밴드.. 다 소용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크윽...
9개월정도 되니 의사샘이 이제 아무때나 낳아도 되니까 그동안 못 갔던 데 가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8개월~낳기전까지 열심히 각종 예비엄마교실을 몰래 섭렵하고 있었슴다.. 좀 돌아다니니 살 것 같았어요..^^..
그러다.. 82쿡 송년회 갈까 하다가 '가정사정'으로 못 가고.. 송년회 이틀 후에 예정일보다 9일 빨리 아기 낳았어요.
아기 낳던 순간.. 얼마나 감개가 무량하던지.. 말로 표현못하겠더군요.. 눈물만 줄줄 흐르고..
유산하신 분들.. 참고하시라고 올려봐요.
다음의 '습관성유산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만의 모임'에도 가 보시구요.
그리고.. 유산하면 몸 뿐만 아니라 마음에 받은 충격을 극복하는 게 더 힘들더군요. 남편과 가족의 도움, 자신의 마음가짐.. 승화라고 하죠... 그런 게 정말 필요해요. 그 경험에만 빠져 있지 않고 주의의 대상을 바꿔보기도 하구요.
긴글이지만, 같은 처지의 분들 힘내시라고 올립니다.
1. 헤스티아
'05.1.30 1:31 PM (221.147.xxx.84)어머 그런 긴 사연이 숨어있었군요.. 그렇게 힘들여 낳은 아이.. 더욱더 소중하시죠..
정말 축하드립니다..2. onion
'05.1.30 1:53 PM (220.64.xxx.97)저런..어려움이 많으셨군요..
제 경우엔 아무 이상없이 3년 넘게 아이가 없어서 맘고생이 심했지만
(1년 지나고부터 각종 검사,배란유도,인공수정 여러번 했지만..소용없더군요.)
막상 어느날 자연적으로 덜컥 생기고 나니 너무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었었지요..
저 아이 낳고 병실에 있는데, (병원이 붐벼서 8인실-8명중 산모는 달랑 둘이었는데)
맞은편 침대에 있던 '고위험산모'가 제가 먹는 삼계탕(미역국 대신 선택)을 부럽게 쳐다보던 기억이 나네요.. 자기도 얼른 시간이 지나 저렇게 순산하고 싶다면서...
어렵게 낳은 아이는 키울때 덜 고생스런것 같아요...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져서..^^
건강하게 예쁘게 키우세요~~3. 안나돌리
'05.1.30 3:08 PM (210.113.xxx.41)정말 힘든 출산을 하셨네요~~
정상적으로 임신해서 출산을 해도
불안하구 신경이 예민해 지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힘들게 얻으신 만큼 사랑스럽고
건강한 아이로 키우시길...
꼭 엄마사랑에 보답할꺼얘요...4. ...
'05.1.30 3:29 PM (218.145.xxx.58)많이 힘드셨겠어요.
저도 병원에 안 좋은 기억이 좀 많아서 힘들었었는데 이제 마음 비웠어요..
귀하게 얻으신만큼 귀하게 자랄꺼에요.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람되라고 기도할께요.
산후조리 잘 하시구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5. yozy
'05.1.30 3:37 PM (220.78.xxx.198)얼마나 힘드셨을까...
이쁜 애기 건강하게 잘자라길 저도 기도 드릴께요.
항상 행복하세요~~~~6. 키세스
'05.1.30 4:22 PM (211.177.xxx.141)세상에나... 너무 힘드셨네요.
읽기만 해도 이리 애가 타는데...
그래도 할머니들 말씀에 옛말 하며 산다는게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네요.
이젠 행복하기만 하세요. ^^7. 맨날익명
'05.1.30 4:28 PM (221.151.xxx.8)전 배추흰나비님이 출산정보 올려주신거 카피하고 산모교실에도 등록하고 가끔씩 그 카피한거 목록읽어보며 배추흰나비님이 편안하게 출산준비하시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참 힘들게 가지셔서 낳으신거였네요.
저도 초반에 유산기로 2개월여정도 뒹굴거리며 지내다 좀 괜찮아서 움직였다가 7개월째에 조산기와서 다시 누워서 뒹굴거리는데 요즘 애낳았단 소식 들으면 부럽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제 아이보고 얼른 나와라 할수도 없고 그저 시간만 가기를 기다리죠.
행복하세요~~8. .
'05.1.30 7:31 PM (218.236.xxx.102)전 아예 생기질 않아요....
유산이라도 된다는건 아이가 생기긴 한다는건데.... 전 도무지....
3년째인데... 남들은 포기하면 생긴다는데 도무지 포기가 안되는거 같아요... 맘속으론..
이젠 모든게 지쳐서 ... 나이도 많아서 올해가면 더 힘들어질거 같은데...
저도 빨리 좋은일 생겨서 이런글 올릴수 있었음 좋겠네요.
축하드립니다. 아이.. 참 이쁘겠어요. 행복하시구요.9. 강아지똥
'05.1.30 8:18 PM (222.102.xxx.26)배추흰나비님 출산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먼저 안부물어보질 못해서 쪼매 죄송스럽네요~
이런저런 좋은정보도 올려주셨는데...^^;;
이젠 건강하게 몸추스려서 즐육하시는 일만 남으셨네요~
더욱 건강하시고......더욱 행복하세요~!!10. J
'05.1.30 9:07 PM (211.207.xxx.113)배추흰나비님.. 대충은 얘기들었었지만 정말 몸, 마음고생 많이 하셨군요. 이제 좋은 엄마가 되시는 일만 남았네요. ^^ 다시한 번 축하하고요...
애기 기다리시는 다른 분들 모두 기운내세요~ 저도 10년만에 태어난 첫 딸이랍니다. 부모님이 거의 포기하셨을 때에 들어섰다죠... 의학이 지금보다 훨씬 덜 발달했었던 시절 이야기니까 요즘 분들은 그래도 희망적이라 생각하시고 힘내세요~11. 그린
'05.1.30 11:44 PM (218.51.xxx.4)배추흰나비님.....
참 귀한 아기를 얻으신 거군요.
앞으론 이쁜아기랑 건강하게 행복하시길 빕니다...*^^*12. 미스테리
'05.1.31 12:53 AM (220.118.xxx.41)정말 축하드려요...^^*
고생하신만큼 아가가 또한 많은 기쁨을 줄꺼예요^^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13. 항상감사
'05.2.3 12:11 AM (222.99.xxx.40)배추흰나비님 유모차는 사셨나요? 전에 가격 문의하셨던거 기억나는데...
아가 이쁘게 키우세요. 훌륭하십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9920 | 여러부~~ㄴ.. 잘들 지내세요~~~ 5 | 안나돌리 | 2005/01/30 | 882 |
29919 | 유통기간 지난 홍삼파우치.. 버리나요? 4 | 게으른주부 | 2005/01/30 | 1,015 |
29918 | 요리책 7 | 진진 | 2005/01/30 | 1,046 |
29917 | 도와 주세요! 14 | 걱정 | 2005/01/30 | 1,189 |
29916 | <질문>서버증설작업 정확한 시작시간을 알고 싶어요. 9 | J | 2005/01/30 | 1,163 |
29915 | 주근깨 뺄까요? 2 | 깨순이 | 2005/01/30 | 908 |
29914 | 신기한 아기나라 vs 프뢰벨 3 | 레드레몬 | 2005/01/30 | 908 |
29913 | 떡 만들기 배울 수 있는 학원은 없나요? 5 | 짱구사랑 | 2005/01/30 | 935 |
29912 | 2개월 아기 예방접종 질문 - 폐구균 11 | 아직 유령 | 2005/01/30 | 936 |
29911 | 유명한점집? 3 | 간절한마음 | 2005/01/30 | 1,051 |
29910 | 너무 엉망이군요 25 | 익명 | 2005/01/30 | 2,651 |
29909 | 곧 출산인데 산후도우미 부를려면요? 모유 119는요? 5 | AKA | 2005/01/30 | 934 |
29908 | 로또 4 | 오대양 | 2005/01/30 | 889 |
29907 | 동서끼리 호칭 4 | 막내동서 | 2005/01/30 | 1,006 |
29906 | 신사동 금도암 작명소 연락처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1 | 복만이네 | 2005/01/30 | 929 |
29905 | 아기 치과 치료(수면요법에 대해) 8 | 질문 | 2005/01/30 | 978 |
29904 | 창전동은 치과 좋은데가 없나요??? 2 | takuya.. | 2005/01/30 | 895 |
29903 | 울아기 세상 보기까지.. 13 | 배추흰나비 | 2005/01/30 | 1,087 |
29902 | 처음 6 | 꽃향기 | 2005/01/30 | 885 |
29901 | 자동차 사고 합의금 어떻게 받나요? 1 | 샘 | 2005/01/30 | 926 |
29900 | 거실확장 해보신분!! 10 | 케이시 | 2005/01/30 | 910 |
29899 | 내 남자친구 이야기 - 부모님 인사드리기편 11 | 나나언니 | 2005/01/30 | 996 |
29898 | 과외경험많으신분들..아님 학부모님.질문이요 6 | kko | 2005/01/30 | 914 |
29897 | 아마츄어로 악기 하나 배우고 싶어요 12 | 소박한 밥상.. | 2005/01/30 | 957 |
29896 | 악기 개인지도 10 | 클라리넷맘 | 2005/01/30 | 960 |
29895 | 강남구 괜찮은 치과 추천부탁드립니다. 7 | 황수경 | 2005/01/30 | 909 |
29894 | 인덕션용 냄비를 가스렌지에 써도 되나요? 4 | 냄비부인 | 2005/01/30 | 15,645 |
29893 | 현석마미님의 조지포먼그릴요... 2 | 제니 | 2005/01/30 | 905 |
29892 | 브라운 라벨터치기....리필 어디서 사세요? 4 | 다반향초 | 2005/01/30 | 896 |
29891 | 이사 하게 되었어요.. 5 | 쁘니 | 2005/01/30 | 8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