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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린들....(청초와 남편불신)

simple 조회수 : 1,553
작성일 : 2005-01-29 22:44:07
며칠전 올드미스 다이어리 잼있단 말에 보게 되었어요.. 별로 재미 없을거 같아서 안보던 프로인데, 보니까 잼있네요...
두번 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화장실씬!!!! 사실 여자들이 가장 많이 같이 가는 곳이 바로 화장실 아니겠습니까?^^;;;;
전 화장실에서 친구들과 화장품도 같이 발라보구 머리모양도 서로 의논하고(화장실은 화장하는 곳이 아닙니까?^^;;;;) 등등 화장실에서 모든 교우관계를 이루었는데요... 여태까지 시트콤에서 화장실이 나온건 못봤거든요...참 반갑더군요..(더불어 물내리는 소리까지..ㅎㅎㅎ)

두번째는 예지원의 남자친구가 할머니들에게 찜당해서 집에 초대되는 상황이었어요..
미리 남자친구의 여자취향을 알아낸 할머니들이 예지원이 집에 오자마자 방으로 데리고 가서 옷을 갈아입혀요.. 청초가 컨셉이라 하얀 원피스를 입으라고 하니까 예지원이 짜증내면서 그냥 친구사이라고 투덜대요..

그러다가 옷을 대곤 " 뚱뚱해보이지 않을까?" 하고 물어보더군요..ㅎㅎㅎㅎ

옷을 입고 나온 예지원보고 저 아주 뒤집어졌어요..

하얀 원피스에 하늘색 땡땡이 가디건, 그리고 젤 중요한 " 하얀 손수건으로 머리묶기"
이거야말로 청초의 대명사  손**양이 즐겨 쓰던 수법이 아니겠습니까? 부록으로 밀짚모자 추천들어갑니다...-.-

그걸 보니 제 아는 친구가 떠오르더라구요.. 그 친구는 남자에게 이쁘게 보이는게 컨셉이었는데, 하얀 손수건으로 머리를 자주 묶더라구요.. 제가 "내꺼 빌려줄까?" 물어보니 무슨 비밀인양..
"이거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하더라구요@.@
전 그냥 남자들이 절 싫어하는게 나을거 같아서 그렇게 안하고 다녔습니다....

암튼 오랜만에 재미있는 프로였어요...다들 한번 보시길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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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9개월된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요... 요즘 문에 손톱이 끼는 사고를 당해서 조금 심난해졌답니다...

평온한 저녁..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문을 닫다가 손가락을 넣은 딸을 미처 못보고 문을 닫아버린거지요..평화롭던 저녁이 한순간에 지옥처럼(그때 기분은 그랬습니다..) 변해버린거죠.. 뭐, 그런 사고야 있을 수 있어요.. 제가 남편한테 화가 난건 남편의 사후 대처에요...

손끝에서 피가 철철(은 안났지만 그때 기분엔..-.-;;;)난 딸아이를 달래면서 보니 남편은 정신이 반쯤은 나가있더라구요... 그러더니 오밤중에 응급실 간다고 내복바람의 딸을 덜렁 들쳐업고 나가려는거에요... 그날 정말정말 추운 날이었거든요..
제가 다시 데리고와서 우선 알콜로 소독하고 밴드로 감고 옷이랑 모자, 의료보험증을 챙겨서 겨우 남편을 데리고 나갔죠...

당연히 차 타고 가려고 차쪽으로 가니 남편이 걸어서 가자는거에요... 종합병원이 저희집에서 10분거리지만 밤중에 아기를 안고 덜렁덜렁 뛰자니 황당하더라구요.. 그런데 남편이 마구 우기니...ㅠ.ㅠ
할수없이 제가 아기안고(남편이 안으니 자꾸 울더라구요.. 덕분에 팔에 알통이 불끈-.-;;;;) 잰 걸음으로 병원까지 갔어요.. 중간에 아기 손톱을 봤는데... 병원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딸 아이가 막 울어대더라구요.. 아마 그때 손톱이 빠졌나봐요....그전까지는 밴드로 고정해놨거든요..

응급실 도착하니 의사가 " 손톱이 없네요.. 손톱찾아오세요.." 그래서 당직의사 오기전까지 저혼자 밖에서 손톱찾다가ㅠ.ㅠ 결국 못찾고 아기 달래면서 의사를 기다렸어요...
의사선생님이 오시고 간단한 수술(인조손톱을 넣고 치료하는 과정)을 위해 수면약을 받아왔어요...아기가 그 쓴약을 순순히 안먹으니 아기는 울고불고 저는 땀 뻘뻘... 그사이 남편은 전화하러 나갔어요...

어디에 전화했냐 물으니 시댁에 전화했다네요@.@ 아, 정말 화딱지나서..ㅠ.ㅠ

치료받고 가려는데 시부모님이 등장하셨습니다...남편 전화내용을 확대하셔서 손가락이 덜렁덜렁으로 이해하신 두분은 강남에서 한시간거리를 차몰고 달려오신거죠...
내복차림을 보신 두분 당장 저에게 화내시고ㅠ.ㅠ(남편이 내복차림으로 들쳐업었어요....) 손톱이 빠졌단 말에 더더욱이나 저에게 화내시고..(남편땜에 밴드 하나만 붙이고 덜렁덜렁 뛰어왔습니당...)

치료끝나고 집에 같이 왔습니다. 하필 그날이.... 정말 그런 날 있잖아요... 폭탄맞은듯 지저분한 날...-.-
그날이 그랬어요....오랜만에 치킨 시켜먹어서(맨날 치킨만 사먹이는줄 아실텐데) 식탁은 너저분... 딸내미는 이것저것 뒤져서 거실이 너저분, 저는 빨래 개키느라 옷이 널려있고...정말 최고였어요..
시부모님 기막혀하시고....ㅠ.ㅠ 전 몸둘바 모르고....

이젠 딸 손가락이 다 아물어서 좋아졌어요..

이 사건에서 얻는 교훈
1. 남편은 아무 쓸데가 없다.. 평상시 그렇게 안전조심 잔소리쟁이 우리남편, 막상 사고나니 노브레인으로 변모하더군요... 그냥 남편은 없다고 생각하고 대처하자-.-
2. 가까운 병원응급실 전화번호를 눈에 잘보이는 곳에 적어두자.. 사고나면 전화하여 일차대처한 후 응급실행..
3. 시댁으로 사고나서 알게하면 절대 안된다(남편이 그렇게 하려면 못하게 하라..남편이 하려하거든 오시다가 급한맘에 사고나시면 어떻게 하냐고 겁준다)
4. 항상 사고를 시뮬레이션하여 사고났을때 대처에 익숙하게 하라..

그중에서 젤 중요한건 1번입니다....-.-b


IP : 218.49.xxx.25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을&들꽃
    '05.1.29 10:51 PM (219.253.xxx.47)

    하하.
    흰 손수건 컨셉의 본 취지가 그런 거였군요. ^ ^

  • 2. 헤스티아
    '05.1.29 10:52 PM (221.147.xxx.84)

    허걱. 정말 큰일이 있었네요.. 집안에서의 사고시에 대처능력은, 부부 둘중에 한명이 잘 하면 다른 한 명은 좀 덜한가봐요.. 저희집도 남편은 급한 상황에서는 그냥 얼이 빠지거든요.. 1번에서 남편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남편도 같이 관리해 줘야 되어요..-.-;;
    귀여운 딸래미.. 넘 맘 아프셨겠어요.. -.-;;

    그건 그렇구.. 저번에 같은 닉네임으로 미국에 갑자기 가게 되었다고 쓰신 분이있는데,, 심플님 아직도 한국에 계시는거죠?? 상봉에서 번개도 안하고 갑자기 왠 미국에 가셨나.. 했는데..-.-;;

  • 3. jasmine
    '05.1.29 10:53 PM (218.39.xxx.91)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남자들이 좀....그래요....아이는 어떤지....

  • 4. ripplet
    '05.1.29 10:58 PM (211.54.xxx.92)

    마지막 요점정리 명심할게요...'남편은 없다'
    따님 새 손톱 예쁘게 나얄텐데..

  • 5. 사랑해아가야
    '05.1.29 11:05 PM (61.78.xxx.244)

    저두 올드미스다이어리 무지 좋아합니다 남편이 일찍 들어오면 뉴스땜시 못 보는게 어찌나 서운한지... 님글을 읽다보니 무지 공감합니다 특히 저두 1번을... 저희 남편도 평소에는 안전으로 뭉쳐있으나 아기에게 일어나는 일에는 갑작스런 사건에는 거의 이성을 잃는 수준입니다 덕분에 저두 괜히 시어머님께 혼나기도 하고 그 급한 순간에도 아이가 이상하다며 저에게 물어보기도전에 여기저기 전화해서 물어봐서 밤새도록 전화받느라 열받아서 남편을 죽도록(심했나요?^^;) 패주고 싶은 그런 날도 있었습니다 에휴~

  • 6. .......
    '05.1.30 1:46 AM (61.84.xxx.24)

    어린 아이 있는 집에서는 방문 위에 타월같은 것을 걸쳐두면 좋아요.
    여름엔...바람때문에 갑자기 문이 꽝 하고 닫히기도 하거든요.
    타월이 걸쳐져있으면..문이 빠르게 닫히더라두...꽉 닫히지가 않아서
    아이들 손가락 다칠 위험이 없거든요...
    글구...아이가 크게 안다쳐서 참 다행이에요.심플님..

  • 7. 공감만땅
    '05.1.30 2:37 AM (211.218.xxx.36)

    소리내 웃다가 제속까지 시원해집니다. 남편은 아무 쓸데가 없다...ㅋㅋㅋ
    우리남편도 응급실에서는 제외투들고 다닌는것 밖엔...

  • 8. 김혜경
    '05.1.30 8:58 AM (218.237.xxx.43)

    놀래셨겠네요..
    아기의 상처가 빨리 이쁘게 잘 아물었으면 좋겠어요.

  • 9. 아가씨
    '05.1.30 11:40 AM (222.106.xxx.163)

    우와.. 제 남친하고 어쩜 이렇게 똑같대요?

    평소에는 왕소심에 한잔소리 하던 제 남친, 게다가 명문대에 전문직까지..
    제가 스키장에서 머리깨져 피 철철흘리고 있으니 정말 노브레인으로 변모 (너무 적절한 표현예요) 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더군요. 이 단순한 남자, 머리에 피가 나니 일단 강릉(정말 단순하게, 스키장에서 제일 가까운 큰도시)으로 가자는 겁니다.

    그런데 머리 터진 건 지혈만 하고 나면 스물네시간 안에만 꼬매주면 되거든요. 구역질 안 나는지, 이유없이 졸음은 안 오는지, 체크하고..
    그리고 강릉에서 머리 꼬매고 나서 서울집으로 어떻게 가려고 그러는지 원.

    아 그래서 그날 머리 터진 제가 전화기 붙잡고, 서울로 시외전화를 걸어, 주말에 응급실 운영하는 병원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응급실 운영여부를 확인한 뒤, 스키장에서 서울 가는 버스 잡아타고, 저희집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갔다는 거 아닙니까.. 그동안 남친은 스키 들고 제 피 닦고 있었죠. -_-

    원래 남자들이 그런거군요.. 쩝..

  • 10. 희정맘은정
    '05.1.30 11:57 AM (211.186.xxx.123)

    애들 손톱 발톱 참 잘다치죠 항상 조심해야 할것같아요
    근데 우리집은 제가 그런답니다 사고순간 얼이빠지고 아무것도 못해요^^;;
    아가손 덧나지 않고 깨끗이 아물길..기도할께요^^

  • 11. 해피위니
    '05.1.30 12:51 PM (221.166.xxx.91)

    남편분께서 아마 혼자 계셨음 글케 안하셨을지도 몰라요.
    저는 나름 신중한 편인데, 남편이랑 있을때 그런일이 생기면 제가 노브레인으루 변신하거든요.. --;;;
    남편이 어떻게 해주겠지 하는 생각에 더 그런것 같아요.
    아마 심플님 남편분도 믿는 구석(심플님)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 손톱이 이제 다 아물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앞으로 아이 키우다 보면 놀랄일 정말 많을텐데, 중요한 교훈도 얻으시고..
    이만하길 다행이다 글케 생각하세요..
    저두 며칠전에 14개월된 우리딸이 쇼파에 낀 인형 꺼내다가 뒤로 떨어졌었거든요.
    바닥에..
    월매나 놀랐던지,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벌렁합니다.
    작년엔가 돌지난 아이가 쇼파에서 떨어져서 뇌사였던 사고도 있었잖아요.
    요즘엔 쇼파에 오르고 내리고가 자유로와서 잠깐 방심했더니, 순식간이더라구요..
    애들은 조용하다 싶음 꼭 사고를 치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겠더라구요.
    애기 키우기 참 힘드시죠..
    제가 몇개월 선배루 말씀드리는 건데요..
    걷기 시작하면 절정입니다===33333

  • 12. 강아지똥
    '05.1.30 8:24 PM (222.102.xxx.26)

    평소안정불감증이 심한 저...이마트에 가면 벌써부터 문닫이방지끼우개랑 가구모서리캡 쳐다보고 있어요~암튼 늘 조심또 조심해야겠네요~
    어여어여 흉터까지 아물길 바랄께요~

  • 13. simple
    '05.1.31 12:40 AM (218.49.xxx.59)

    이제야 들어왔습니다..모두들 감사드리구요, 덕분에 딸아이 손톱이 이쁘게 자랄거 같아요...
    딸아이랑 36살 먹은 큰아들까지 간수하자니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판이군요...해피위니님 말씀에 저 절망....일어설때보다 더 할때가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아요...언빌리버블...미션 임파서블....@.@
    큰아들은 원래 있던 집에 버리고 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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