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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싫어요
전 큰 며느리인데 명절이 너무 싫어요.딴 분들처럼 시댁가서 일해야 하는 건 아니구요.
저희 시어머니 여러가지 이유로 신용상태 안 좋으셔서 집도 다 날라가고 저희가 빚 갚아 드리고
생활비 대드리고 있거든요.저흰 사는 거 별 문제없고 집도 그런대로 넓은 편이라 명절,제사 다 제가 가져
왔답니다.젊은 나이에 애들도 어리고 한데 착하다고들 하는데 어쩔수가 없었어요.
제사를 안 가져오면 안 되는 상황.제사는 정성이 반이니 하면 돼지요.
근데 문제는 때마다 저희집으로 시댁식구들 모이니 여간 싫은 게 아니랍니다.불편한건 이루 말할 수 없구요.
일 있을 때마다 아예 저희 집에 짐가방 들고 와선 며칠씩 자고 가니 이건 가족이 아니라 손님이죠.
멀리 있는데다 시어머니 사정이 안 좋으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한데 너무 싫어요.
머리론 이해되는데 가슴은 못 받아 들이겠네요.먹는 것도 장봐다가 손님처럼 해먹여야 하구요.
일일이 신경이 쓰여요.더 화나는건 시어머니가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저 시어머니 무지 싫어해요,근데 부딪히기 싫고 시동생들 동서 착해서 그냥 참죠.
무슨 날만 되면 한 달 전부터 소화도 안 되구요,잠도 안 와요.
온다고 전화오면 어린 것들만 잡구요.설이 다가오니 도망가고 싶어요.
큰 며느리라 애쓴다고 제 성격에 잘 한다고 하시는 친정엄마한텐 이런 얘기 못 하겠구요.
친구들 저희 시댁 아직 잘 사는 줄 아는데 자존신 상해 말 못 해요.
이렇게라도 쏟아내고 싶었어요.
아...설이 싫은 게 아니라 시어머니가 너무 싫어요.
1. 홍이
'05.1.28 3:17 PM (61.84.xxx.55)머리론 이해가 되는데 가슴은 못받아들인다는거...백번 이해합니다..
하지만..남편하고 안살것 아니고 어쩌겠어요....
친정부모라도 그럴수있는거...그렇게 생각하시고..
손님처럼 대하지마시고무리하지마세요
먹을것 그냥 있는거에 수저하나 더놓는다 생각하세요
무리하면 할수록 더 미움만 쌓여요....
감당할수 있는만큼만 하세요....2. 은비
'05.1.28 3:21 PM (211.196.xxx.253)드-뎌 설이 다가오나 봅니다.
우리 며느님들이 하분 두분 증상을 보이고 계시군요.
이거 어떻게 거국적인 해결방안 안나오나..(에--혀--)
시어머니가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시거나 마시거나
신경쓰지 마세요. 그냥 힘드시면 감당하실 수 있는 만큼만
님의 마음 편할 만큼만 하세요.3. 파아란 가을하늘
'05.1.28 3:38 PM (211.211.xxx.141)할 수 있을 만큼만 해라가 정답이더라구요
나 하나만 참고 말지하며 그때 그때 넘겼던게, 그렇다고 큰일도 아닌, 작은것들을 사심없이(?) 해드렸는데 나한테 돌아온 것은 몸의 병만 오더이다.들어서는 안될말도 듣고.
그래서 결심했죠.
나만 보자고.
내안에서 일단 맘의 벽을 쌓게 되더라구요.
-그게 제일 두려웠는데. 진심으로 대하고 싶었고 그렬려고 노력했는데....
님을 돌보세요.
어차피 주어진 일이라면 최대한 맘이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라는 말밖에...4. 화이팅
'05.1.28 3:46 PM (203.244.xxx.254)다 이해됩니다. 다만 애들은 잡지 마세요. 82에서 읽은 글귀가 생각이나서요. 김흥임님 말씀이셨던거 같은데 " 엄마가 애들한테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한다는..."
님 심성을 의심해서가 아니라요, 어린 것들이 상처 받을까봐요. 저도 시집에 기분 나쁜일 있으면 괜히 애들한테 짜증내고 했던 기억도 나구요... 앞으로 저도 애들한테 화 푸는거는 안하려구요..
그리고.. 주제넘게 한 말씀 거들자면, 하실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앞으로 10년 후에도 하실 수 있을 정도만... 시집에서 가족이라 생각해서 그러는 건데 손님 대접하지 마시구요, 드시던 메뉴에 양만 넉넉히 해서 준비하세요.
저도 맏며느리인데 아무래도 시어머니나 시집에서 생각하는 수준이 높아요. 그냥 소신껏 맘 다치지 않게 하세요. 괜히 병 생깁니다.5. 원글이
'05.1.28 5:57 PM (219.249.xxx.23)여러분들 격려 정말 고맙습니다.
다들 이해해 주시니 얼마나 속시원하고 제 편이 많이 생긴 거 같아서 든든하네요.
위에 화이팅님...저 정말 애들한테 천사이기도 하고 악마이기도 한 거 같아요.
신랑이 애들한테 기복 심한 성격이라고 그거 젤 안 좋은 거라고 주의도 주더군요.
기분좋을 땐 깨물고 빨고 하다가도 기분 안 좋음 싸늘한데다 소리도 지르고...넘 나쁜 엄마죠.
고쳐야죠.고쳐야 하고 말구요.오늘 일 기회로 정말 고칠 꺼예요.
글구 있는대로 ,할 수 있는대로...그건 참 안 되더라구요.
일단 시집 식구들 하면 어렵다는 생각 뿐이구,시어머니가 시동생네들한테 밥도 안 차려 주는 분이라
제가 더 해줘야 할 것 같구..에이그...그 넘의 성격이 문제더군요.눈 딱 감고 모른 척 하면 될 것을...
인제 제 몸부터 아낄께요.제가 있어야 가족도 시댁도 있는 거니까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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