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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시아버지 때문에..

피유 조회수 : 4,071
작성일 : 2005-01-26 11:50:19
친한 친구의 고민인데..
제가 뭐라고 조언을 해야할지 몰라서 의견을 여쭙니다..
외아들과 연애해서 시집간 친군데요..
남편은 전문직이고 시집도 잘 살아요.
애기도 낳고 잘 지내는줄 알았는데, 어휴..

시어머니가 아니라 시아버지 때문에 고민이 많더라구요.
한마디로 너무 엄하고 강하신 분이란거죠.
식구들끼리 얘기할때도 아버님은 소파에, 며느리는 바닥에 무릎꿇고 말을 한다네요.
평소에 장을 보거나 반찬 만드는 것도 전부 시아버지 입맛에 맞춰야 하구요,
옷을 입는것 역시 시아버지 취향에 맞게 입는다고 합니다.
당연히 제 친구 취향과는 영 거리가 멀죠.

만약에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아버님이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라는데..
밥상 뒤집어 엎고 식구들 다 대문밖으로 쫓아내는건 예사구요.
다 큰 자식들 따귀 올려붙이거나 매질도 하시고,
아마 보진 못했지만 시어머니한테도 그러시는것 같다네요.
그래도 제 친구는 며느리라서 손대시진 않고 벌만 세우신답니다... 것참..

친구말로는 시어머니도 다소곳한 성격만은 아니지만,
시아버지가 워낙 강하니깐 움찔하고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아버지가 안계실때는 친구를 또 억누를려고 하신다네요..피유..)
남편이나 시누들은 온순하고 다정한 성격이긴 하지만,
어릴때부터 아버지에게 눌려서 살아선지 말대꾸 한번 못하구요.
아버지가 화를 내시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납작 엎드려서 그 순간을 넘기자..는 식이라네요.


제 친구는 여행도 좋아하고 외국에도 몇년 살다와서 참 자유로운 성격이었는데..
시집 얘기를 털어놓는데 시아버지 때문에 이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기혼자 시아버지에게 대항할 수도 없고..
애가 바짝바짝 말라가는게 신경쇠약 일보직전일것 같더라구요.
특히 친구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다가
육아문제에 있어 시아버지와 직접적인 갈등이 있나봐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시아버지가 손자도 엄하게 다루시나봐요..)


시아버지가 아주 무식하거나 막무가내라서 술주정이 있다거나 욕설을 하는건 아니구요..
가장의 권위가 바로서야 집안이 잘된다..
내가 이렇게 질서를 잡는게 옳은일이다..라는 생각이 너무 깊이 박혀있는 분이신거죠.

얘기를 들어보니 당신이 옳다고 철썩같이 믿기때문에 제 친구가 더 힘들것 같은거 있죠..
어쩌면 좋을까요?
IP : 218.236.xxx.8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5.1.26 12:09 PM (218.153.xxx.170)

    그런분들 간혹 뇌에 문제가 있으신 경우가 있다는데....
    조그만 혹 하나 제거하면 바로 순한양 되신다고 하기도 하구요...
    종합검진 식으로 검사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아버님께는 그래서 하는것 비밀로 하고, 담당 의사선생님껜 미리 말씀드려서 그쪽으로 철저히 검사가 되도록해서...

  • 2.
    '05.1.26 12:12 PM (211.209.xxx.42)

    노예네요. 예전에 노비는 그래도 옷은 맘대로 입었을걸요?
    그런사람일수록 강한자에게 깁니다..
    오히려 강하게 나가보세요. 맞으면 인연 끊고 살면 됩니다.
    그게 더 편해요.

  • 3. 대학생며느리
    '05.1.26 12:26 PM (220.73.xxx.128)

    저는요... 회초리로 종아리도 여러번 맞았답니다,,,
    나이트에서 놀다가 1시 넘어서 들어왔는데,,,아버님 주무시는 줄 알았더니...뜨아..
    무슨일이 있어도 12시까지는 들어오기로 했는데,,, 시계를 보니 1시 5분..
    약속대로 5분에 한대씩 13대 종아리 맞았어요,,, 목침위에 올라서서 바지걷고요,,,ㅠ.ㅠ
    사전에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원망은 없었는데,, 저는 정말 회초리 드실 줄 몰랐어요,,
    어제도 신랑이랑 멱살잡고 싸우다가 걸려서 신랑 10대, 저 5대 회초리 맞았구요,,
    제가 아직 대학생이걸랑요,,, 저번 학기에 두과목 빵구나서,안방에서 무릎꿇고 손들고 있었어요.
    반성문도 쓰구여...저의 아버님 교육자시거든요,, 아버님 소신이 며느리도 자식이다..
    고로, 사람만들려면 종아리도 치고, 벌도 세우고 해야 한다는 거예요,,,
    어쩌겠어요,,, 사고뭉치 며느리 사람만들겠다는데,, 요즘도 통금시간 맞추기 넘 힘들답니다,,

  • 4. IamChris
    '05.1.26 12:51 PM (163.152.xxx.46)

    대학생 며느리님, 저 뒤로 넘어갑니다. 웃다가요. 죄송해요....

  • 5. 뺑도리
    '05.1.26 12:59 PM (220.75.xxx.108)

    피유님,친구분! 저는 그렇게 힘들진 안지만 시아버지와 신랑이 사이가 안조아서 저랑 애기랑 신랑이랑 모두 쫓겨날뻔한적 있어요...시어머니께서 대충 수습하셨지만,,,
    시집이란게 참 희안합니다....며느리는 피와 살을 물려준 친부모는 놔두고 신랑부모님께 희생하고 노력하는데 신랑이 인정을 못받으면 오히려 며느리가 기죽어 살아야하고 핀잔을 듣습니다...
    더 기막힌건 그런 시부모님에 대해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하면 남편을 너한테 그렇게 밖에 못하는 자기부모맘은 어떻겠냐고 되물어요...하긴 신랑입장도 난처하겠죠....
    어쨌거나 피유님 친구분 정말 힘드시겠네요....저는 극복하기위해 시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직장나갑니다..집에서 스트레스받은거 풀라구 직장다닙니다... 직장서 스트레스받은거 신랑한테 풀구요...그래도 남은 스트레스는 10년후 20년후에 지금보다 나은 저의 모습을 그리며 날립니다...
    대학생며느리님! 정말 부럽습니다...저도 시아버지께 그런사랑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네요...

  • 6. 소박한 밥상
    '05.1.26 1:01 PM (218.51.xxx.132)

    우리나라에서 남의 며느리로 산다는 거 퍽 힘들다고
    평소 생각하고 올라온 글들을 보고 새삼 느꼈지만
    또 으례 그런 걸로 체념하고 사시면서 이렇게 일방적인 하소연도 꿈조차 안 꾸는 분도 계시겠지만
    다들 착하시네요.
    젊은 며느리도 가정을 가지면 자신의 처신에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인인데...
    더 강한 사람에게는 약해진다는 말씀도 맞고요
    며느리에게 체벌을 손찌검을....사는 형태도 사람의 사는 방법도 여러가지구나 싶네요
    도저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비상식적인 며느리들도 많더구만....

  • 7. shortbread
    '05.1.26 1:17 PM (203.247.xxx.251)

    저희 시아버님도 매우 강하신 분이죠. 어떤 부분은 비슷, 어떤 부분은 다름... 전 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필요에 따라 제 고집을 좀 부리는 편이죠. 그것도 얌전하고 표안나게. 어느새 시부모님과 함께 산 것이 7 년이네요. 서로를 알아야 되요. 주장할 것은 주장하세요. 얌전하고 표 안나게. 때로는 저돌적으로. 때로는 냉정하게. 이제는 속으로 미운 맘 하나도 없이 잘 살고 잇어요. 시아버님도 제 비위 맞추시고 저도 시아버님 비위 맞추려하죠. 서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고통도 따르죠. 제 경우는 다행인게, 남편이 굉장히 강해요. 시아버님보다 더. 그게 튼튼한 울타리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제할 도리는 다하는 효자지요.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봐요.

  • 8. 마당
    '05.1.26 1:33 PM (211.215.xxx.151)

    저도 대학생 며느리분 글 보고 너무너무 웃었네요..ㅎㅎ
    아 재밌어요!

  • 9. 착한게 아니라
    '05.1.26 1:42 PM (211.201.xxx.78)

    노예근성이죠.

  • 10. 가우디아우토반
    '05.1.26 1:49 PM (220.118.xxx.97)

    그집 며느님 정말 힘드시겠어요. ㅠㅠ

  • 11. 이수미
    '05.1.26 2:00 PM (211.114.xxx.18)

    친구는 힘들겠고
    대학생며눌은 재미있네요
    당근 약속은 약속이니
    지키질 못할 약속으로 많이 애쓰네요 호호호~~~

  • 12. 김정희
    '05.1.26 2:33 PM (211.255.xxx.39)

    대학생며느리님 너무 재밌네요.
    학점 빵구나서 손들고 무릎끓고 ..... 남편과 싸우다 걸려서 둘다 회초리 맞고....
    너무너무 웃겨요..... 미안~~ ㅎㅎㅎ

  • 13. 몽쥬
    '05.1.26 3:38 PM (211.207.xxx.88)

    대학생며눌님 넘 귀여워요...
    웃다가~~~~눈물까찡 찔끔^^

  • 14. 사랑공주
    '05.1.26 4:13 PM (219.241.xxx.216)

    저희 시아버지랑 비슷하시네요. 전 포기했어요. 저희 아주버님이나 저희신랑도 찍 소리 못합니다.
    처음에 시집와서는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말을 못해서. 그래도 전 시댁이 멀리 있어서 다행이지요. 근데 저희시댁보다 더 심하신것 같아요. 그정도는 아닌데.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해야겠어요. 아고 별로 도움이 되질 못했네요.

  • 15. 대학생며느리
    '05.1.26 4:24 PM (220.73.xxx.128)

    원글에 도움도 못되는 답변으로 주객이 전도된것 같네여...ㅋㅋ
    저 올해 스물둘이고 3학년이지요,,아직 철딱서니 맞지요?
    울 시아버지 여고 교장선생님이심다,,알만하죠?
    오늘 사촌언니 집에 놀러왔다가 이 사이트 처음 들어왔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로긴하고 제 시집생활이야기 올려드릴께요,,,

  • 16. 김혜경
    '05.1.26 4:37 PM (218.237.xxx.85)

    ㅋㅋ..대학생며느리님 이야기 기다릴게요...

  • 17. 헤스티아
    '05.1.26 4:42 PM (220.117.xxx.208)

    원글님은 속상하신데.. 대학생며느리님때문에 넘 웃겨서.. ㅋㅋ;; 웃어버렸어요.. 죄송!
    정말 딸처럼 대하시니 한편으로는 갑갑하면서도 또 사랑이 넘치시니 좋겠어요...^^;;
    (왜, 엄한 아버지 피해서 결혼한다고들 하는데.. 딱 걸리셨어요!!)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18. 소금별
    '05.1.26 5:05 PM (211.207.xxx.218)

    대학생 며느리님.. 정말.. 재밌네요.. 느므 귀여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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