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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신후...
돌아가신후 처음으로 맞는 생신이지요.
지난 가을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날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매일 출퇴근 차안에서 즐겨듣던 에프엠 라디오와 음악을 더 이상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냥 출발해서 시동을 끌 때까지 아버지 생각만 합니다.
때론 울면서 운전을 합니다.
위험하단 생각은 하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가 않습니다.
평소 지병이 있으셨지만 그래서 추석때 미리 유언도 하셨지만
이렇게 갑자기, 빨리 우리 곁을 떠나실 줄 정말 몰랐습니다.
아침에 신랑에게 전화까지 하셨는데...
아버지 유언처럼 아버지는 모든 준비를 미리 다 해 놓으셔더군요.
수의 대신 평소 입으시던 한복과 두루막기를 입혀 화장 하라시더니
세탁소에서 손수 찾아서 장롱에 잘 걸어 놓으신 옷들을 보니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듯 했습니다.
나이 드신 아버지가 천년 만년 우리 곁에 살아계실거라고
생각을 하며 살아온 제 자신이 참으로 기막혔습니다.
왠일인지 공기처럼 당연히 오래오래 계실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당신의 삶을 마무리하고 계시는 동안에도,
병중이시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저는 그렇게 어리석었을까요?
아직도 아버지는 살아계시는 것 같은데
오늘이 생신인데 아버지를 뵐 수 없음은
이제 정말로 아버지의 돌아가심을 받아들여야 할 때인가 싶어
또 눈물이 납니다.
어른들은 아버지를 복 많으신 분이라고, 특히나 돌아가시는 복을
타고 나신분이라고 부러워 하셨습니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당신 손으로 운전하시고 다니셨다고...
무엇보다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으셨다고...
그래서 제 마음이 더 아픈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남들처럼 병원에서 적어도 한두달은 아버지 병상을 지키다가
그리고나서 아버지가 돌아가실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이기적인가요?
그냥 고생없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행으로만 여겨야 할까요?
그때는 그랬습니다.
내 목숨 10년으로 아버지 목숨을 단 1년, 아니 1개월이라도 연장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사진속에서 웃고 계신 아버지...
아버지처럼 남들에게 많이 베풀고 복 많이 짓으며 살께요.
비록 손해를 볼 지언정 남을 먼저 생각하셨던 아버지처럼...
1. 나이든 이
'05.1.19 5:52 PM (222.107.xxx.203)아침햇살님, 아버님 복 많은 분이세요. 자식이 아쉬움을 가질 때 떠나신 것이...
항상 공기처럼 계시리라 저 엮시 생각하지만...
자식들에게 짐이 될 정도로 병환으로 오래 계신 분 많습니다. 그건 서로에게
고통이 되지요.
저는 자식들 결혼시켜 짝 맞추어 주고, 남편과 앞 다투어 비슷한 시기에 갑작스레
저 세상을 가고 싶습니다.
90세가 넘으신 병환의 부모님 때문에, 자식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마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미리 자식들에게 당부하고 유언하여, 주위에
짐되지 않게 가는 것이 소망입니다.,2. sun shine
'05.1.19 5:58 PM (211.223.xxx.18)아버님이 훌륭한 분이시고
아침햇살님이 복 많으신 분입니다.3. herry
'05.1.19 6:16 PM (59.11.xxx.45)저도 님처럼 지난해 봄 아버님을 여의었습니다.
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40이 다되도록 주변에서 죽음을 본적이 없는지라
가슴이 많이 떨렸는데,막상 가시고난후 왜그리 생전 모습이 떠오르는지..
일년을 앓다가셧어도 자식들에게는
수술시기를 놓친게 한으로 남습니다.
님의 아버님처럼 가시는게 생전의 저희 아버지의
평생 소원이어서 님의 아버님은 복받은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일년동안 자식폐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시던 모습이
인화처럼 남아있습니다.
자식도 정말 소용없다는거
다시한번 느낍니다.
종교적인힘도 작용했지만
지난 가을에 저희오남매는
아버지 생신상
간단하게 차려드렸어요.
그리고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지더이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들
스스로 위로받을려고 하는것이기도 하지만,
님도 한번 방법을 연구해보세요.
화장하셨어도 간단히
제를 올려드려도 될듯한데.. (평소 좋아하시던 음식으로).
교회다니시는 작은아버지 댁과 고모들도
막상 차려드리니 내심 좋아하던 눈치입니다.
형식이야 어떻든 고인을 기리는 마음의 한 표현이니까요.
고인을 생각하며 흐르는 눈물은 일년이 다가도
줄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노래가 주로 나오는
가요무대도 못봅니다.
하도 눈물이 나서..4. .....
'05.1.19 6:19 PM (211.201.xxx.228)아침햇살님 지금 많이 힘드시지요.너무 슬퍼하지마세요.
아마도 아버님 걱정없고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안하게 계실거예요.
기운내세요.5. 아침햇살
'05.1.19 6:49 PM (59.23.xxx.66)네, 오늘 오라버니댁에서 아버지 생신상 차렸습니다.
이제 만 3개월이 되었네요.
살아계실 때 왜 좀 더 자주 찾아뵙지 않았나 후회막급입니다.
효도란 별게 아니고 부모님께 자주 얼굴 보여 드리는 거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너무 늦었죠.
여러 님들께서는 부디 저 같은 후회 없도록 자주 찾아 뵙도록 하세요.6. 메어리 포핀즈
'05.1.19 9:43 PM (221.138.xxx.120)아빠..라는 이름,
부르기만 해도 눈물나는 이름이네요..
저도 아빠가 돌아가신지 벌써3년이 다 되어가네요..
하지만 아직도 아빠라는 말만 들어도 목이 메이고
눈이 흐려지고 코끝이 찡해지고..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저희 아빠는 폐암으로 고생많이 하시다가 가셨거든요..
세월이 갈수록 혼자 얼마나 아프셨을까..
얼마나 아팠으면 돌아가셨을까..
좀더 잘해드릴걸 ,좀더 많이 잘해드릴걸 ..후회만 남네요..
아직도 치우지 못한 아빠의 흔적들 ..
그리고 놀랍게도 외할아버지를 꼭 닮아가는 우리 아들의 모습들..
제곁에 늘 계시던 아빠의 모습을 추억하는데는
세월이 아무리 가도 둔해질것 같지가 않네요..
아침햇살님!!
힘내시구요..꼭 좋은곳에 계시리라 믿어보세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아버님은 항상 님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계실테니까요..7. 젬마
'05.1.19 11:32 PM (24.114.xxx.15)아침햇살님! 저는 아버지 떠나신지 6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아버지생각만 하면 눈물이 마를틈이
없습니다. 감기가 오래가신다고 동네의원에서 약만 복용하시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신
종합병원에서 폐암선고를 받으시고 집으로 다시는 돌아오시지 못하시고 10일만에 허무하게
돌아 가셨습니다. 보내드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저희 가족의 슬픔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답니다
지금도 아버지 생각만하면 임종도 지키지 못한 자식의 불효를 가슴에 안고 이역만리 타향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 영전에서 홀로계신 엄마한테 아버지몫 까지 잘하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건만, 지금은 내자식 내남편만 챙기며, 자식교육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엄마께 마저 불효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하늘을 보며 아버지를 불러 보기도 하고, 운전을 하다가도
멍해지기도 합니다.8. 고은옥
'05.1.19 11:53 PM (211.178.xxx.195)아침 햇살님,,,
저도 아버지 1주기가 지났네요,,,
맘에 준비 없이 보내드려서 속상하시죠,,
저는 맘에 준비했기에
편안히 보내드렸고요
님처럼,,
맘에 준비없이 보내드린 엄마는 지금도 눈물이 나고
야속하고 분하고 억울하고,,,,,
내자신이 너무 미워진답니다,,,
아버지는 이젠 그이름을 불러도 편해요
근데 엄마는,,지금도 ,,혼자 못 불러요,,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큰 딸이라,,,
동생들과도,,엄마라는 단어는 지웠습니다,,,
터지는 날엔,,,제가 겉잡을 수 없기에,,,
동생들 앞에서 먼져 울 수는 없어요,,
님의 아버지께서도,당신은 준비 된 길을 가셨지만
윗글 님 말씀대로,,,호상이라고 하지요 ,,왜,,,
단지 님이 준비 도 안 했고 할 생각도 안 했는데,,
가셔서 자신에 더 속상하신거지요,,,
저희도 화장해서 합장하고 대전 국립묘지에 계시는데,,,
두 분 같이 계셔서 그건 너무 우로가 됩니다,,,
그 심정 한참갈꺼에요,,,
저도 앰브란스,,아산병원 건물 보이면 고개 돌리고 일부러 안 쳐다보고 그래지데요,,,
그러더니 차츰 치유가 되면서 이젠 바로 쳐다보고 ,,,할 만큼 회복 되었지요,,,
힘 내세요,,,
그렇게 사는 거에요,,,
인정하면 편해져요,,,9. 김혜경
'05.1.20 2:15 AM (218.237.xxx.80)가슴이 찡하네요...
10. 스테파니
'05.1.20 6:30 AM (84.129.xxx.251)돌아가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할수있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였지요. 한동안은 눈물도 안나왔더랬읍니다. 이제 1년반이 지나고 아버지 두번째 기일이 돌아옵니다. 타국에서 생활하는지라 산소도 재대로 못가본 불효자식이라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저립니다.
11. 메어리 포핀즈
'05.1.20 2:16 PM (221.138.xxx.120)고은옥님..
저랑 똑같네요..
저역시 아산병원 쪽으로는 한동안 가지도 못했네요..
지금은 산 사람은 산다고 가끔 병원엘 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병원 구석구석에서 아빠가 떠올라 ..서둘러 모른척 지나가려 애쓰고 있답니다..12. 스콘
'05.1.20 3:09 PM (203.238.xxx.227)많이...힘드셨죠?
특히나 준비되지 않은, 너무나 갑작스런 부모님의 죽음을 맞이해야 할 때는...
늘상 입에 툴툴대며 투덜이 스머프로 살아가다가, 이젠 제 손으로 식사 한 끼 제대로 못 차려드렸단 생각만 얼핏 들어도 눈에 가득 눈물 고입니다.
있을 대 잘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짧게나마 그렇게 준비할 시간이라도 있으셨고, 그렇게 마지막까지 신랑 분과 통화라도 하셨다면, 그나마 조금은 위안이 되실 거라 믿어요.
당신의 손으로 준비된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자식이야 하염없이 가슴 무너지는 일이지만, 당신에겐 어느 정도의 축복 아닌 축복일 수도 있거든요.
전 아직도 단 한 마디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단 한 시간만이라도 뵐 수 있다면 제 인생 30년이라도 바칠 수 있겠네요, 정말로...
아무튼 아버지 생신 잘 다독이셨고요, 남은 식구들끼리 더 다독이고 더 사랑하시길...
참 따뜻하고 좋은 아버지를 두셨네요.13. 아침햇살
'05.1.20 3:48 PM (59.23.xxx.104)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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