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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궁금해했나봐요

SilverFoot 조회수 : 1,447
작성일 : 2005-01-19 15:46:29
제가 지금 임신 26주차거든요.
물론 누구나 우리 애기가 이쁜 딸일지 아님 아들일지 궁금해 하겠지만, 저는 사실 그닥 미리부터 알고 싶은 맘이 크지는 않았어요.
근데 4개월이 지나고 나니 주위에서 보는 사람마다 이젠 딸인지 아들인지 알겠네 하면서 물어보는 통에 오히려 괜시리 저까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사실 한편으로는 아들일꺼라는 짐작이 좀 컸긴 했어요.
사촌시누이가 태몽을 꿔줬는데 꿈에서 우리 아기를 봤는데 아주 똘망하게 생긴 남자아이였다는 거예요.
또 제가 입덧을 거의 안했는데 남들 한창 못먹는 초반에 끼니마다 고기만 먹다시피 했거든요.
오히려 중기부터는 그닥 특별히 당기는게 없구요.
주위에서 고기 먹어대는 저를 보고 아들인가보다 하는 말도 많이 했었구요.
결정적으로 13주때던가 아기가 작아서 초음파로 보면 전체가 다 보일때였는데요, 그때 다리사이에 뭔가가 있는 거예요.
진료받으러 병원에 갈때는 항상 신랑과 함께 갔었는데 그날은 유독 혼자 갔던지라 집에 와서 구워온 CD를 신랑한테 보여주면서 "어때?  나 잘못본거 아니지?  뭔가 있지 않어?" 했더니, "그러네.. 뭐가 있긴 있네" 하더라구요.
그래도 미리부터 선무당이 사람잡는 격 되지 않으려고 탯줄일수도 있지 하려고 했지만 위치나 모양상 너무 눈에 잘 보여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동생도 아들인 큰 조카 가졌을때 그렇게 보였다는 거예요.
작은 조카는 딸아이인데 그땐 안보였다고 하더군요.

제가 다니는 병원이 여동생이 다녔던 병원이고 해서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선생님께 물어보면 면박주지 않고 가르쳐주시더라고 해서 지난달 병원에 갔을때 의사선생님께 여쭤봤어요.
근데 전 그 전달에 기형아검사를 했기에 그 검사결과로 성별을 알 수 있는줄 알고 초음파 진료가 다 끝나고 나오면서 물어봤더니 그걸 이제 물어보면 어쩌냐면서 궁금했으면 미리 물었어야 초음파 볼때 찾아서 보여주지 하시면서 다음번에 궁금하면 미리 얘기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막상 물어보고도 제대로 대답을 못 듣게 되니 더 궁금해지는거 있죠.

그래서 이번에 가면 제대로 미리 물어보리라 다짐을 했어요.
근데 이번엔 입체초음파를 볼 수 있는 주수가 되었다고 해서 의사선생님이 아닌 입체초음파실의 여검사원께 여쭤보게 된 거예요.
다른 아가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여자 선생님이 우리 애기는 너무나도 협조를 안해준다면서 계속 배 두드리고 애기 어르듯이 소리내면서 손 좀 보자, 발 좀 보자 힘들게 확인하시드라구요.
더군다나 얼굴은 어찌나 가려대는지 옆얼굴만 잠깐 볼 수 밖에 없었구요.
애기가 너무 협조 안해준다면서 다음달에 병원 올때 진료전에 잠깐 들르면 얼굴만 다시 보여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 와중에 궁금한거 없냐고 하셔서 용기내서 여쭤봤더니 "어디 다리 사이 좀 볼까" 하시구선 바로 "뭐가 안보이는데" 하고 말더라구요.
저랑 신랑 뚫어져라 찾아보고 있는데 대체 확인을 한건지 안한건지도 모를만큼 건성으로 대답하는 느낌이었어요.
울 신랑은 워낙에 많이 봤을테니 금방 확인한거겠지 하면서 딸인가보네 하고 말더라구요.
근데 어째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대답이 미덥지가 않아서 자기가 의사가 아니라서 일부러 애매하게 대답한건 아닐까 했더니 신랑이 그러면 담달에 갔을때 의사선생님께 제대로 한번 더 물어보자고 하네요.

우리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님은 병원 갔다온 얘기를 하면 항상 건강한 애기면 되지 니들은 그게 왜 미리부터 궁금하냐고 하시거든요.
저희 부부도 딸은 딸이라서 예쁘고 좋을꺼고 아들은 아들이라서 미덥고 좋겠거니 생각하고 있는데 괜히 섣부른 짐작과 틀려서 계속 의심하고, 또 주위 사람들 물음에 휩쓸려서 미리부터 궁금해하고 한게  애기한테 미안해지는것 같더라구요.
한편으로는 그 말을 못미더워하는 제가 은근히 아들을 더 바래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구, 암튼 울 애기한테 막 미안해요.
아예 궁금해하지를 말껄 미리부터 왜 그랬을까요, 제가.. 휴우..
IP : 221.151.xxx.12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5.1.19 4:22 PM (221.148.xxx.113)

    낳기전에는 궁금하고, 은근히 내 맘 "무의식"속에 자리한 아들선호 때문에, 스스로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낳아놓고 보면, 아들인가 딸인가가 의미없어 지더라구요.

    "내 예쁜 아가"

    그것만 들어와요. 낳고 나면 그냥 내 아가인 걸로 너무너무 충분해서 건강하기만 바라게 되지요.^^
    남들이나 어른들이 뭐라 하는 말도 저는 잘 안들어오던데요.

  • 2.
    '05.1.19 5:58 PM (211.176.xxx.162)

    낳고 나면 윗글 남기신 님 말씀 처럼 중요한게 달라져요. 순산 바랄께요

  • 3. 예비엄마
    '05.1.19 6:17 PM (221.154.xxx.217)

    우리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님은 병원 갔다온 얘기를 하면 항상 건강한 애기면 되지 니들은 그게 왜 미리부터 궁금하냐고 하시거든요 -> 아들이름, 아들옷 잔뜩 받아놓고 기다리는 저희시부모님 같은 분들도 있습니다. 딸이라고 하니 섭섭한 기색이 얼마나 역력하신지.. 전 이제 한달도 안남았거든요. 요즘 너무 무서운 병도 많고 사건사고도 많아서 그저 저처럼 별탈없이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4. 저도예비엄마
    '05.1.19 8:37 PM (211.58.xxx.114)

    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의사샘이 미리 가르쳐주신 경우인데... 17주쯤인가...그때 아들이라고 가르쳐 주시더군요. 초음파 보면서 저게 아들 심벌이라고 가르쳐 주시는데..솔직히 전 봐두 잘 모르겠던데요. 의사샘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줄 알지, 우리같은 일반인이 보면 알아보기 힘들어요.
    입체 초음파는 좀 보일것도 같은데... 우리 아가가 다리를 꼬고 있어서 제 눈으로 봐두 모르겠구요.
    22주때쯤 그냥 일반 초음파 볼 때 의사샘께서 다시 한번 지적하면서 보여주셨는데 그 때 봐두 전 모르겠더라구요~

    전 진심으로 딸이건 아들이건 상관없거든요. 그냥 건강한 아기가 나와주기만 바랄뿐....
    의사선생님이 말씀해주시기 전에 섣부른 짐작 하지 마시고... 그냥 건강하고 착한 아가 순산하기만 바라는게 어떨까요...^^ 근데 시부모님들은 정말 아들이라고 하니까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물론 아들 아니라고 싫어하실 분들도 아니긴 한데... 남편이 장남이라서 그런지 속으로는 바라셨던 모양이에요.

    전 아들이라구 하니까... 엄마한텐 딸이 있어야 늙어가면서 친구 되는데...싶어서 딸 하나 더 낳구 싶어요.
    근데 이상한건...꼭 딸 가지고 싶어서 둘째 가진 친구들은 아들 낳구, 아들 가지고 싶어서 둘째 가진 친구는 딸 낳더라구요...-.- 그러니까 그냥 하나님이 주신대로 정성들여 낳고 키우는게 젤 좋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 원글님~ 순산하시고 우리 이쁘게 아가들 키워요...^^

  • 5. .
    '05.1.19 10:17 PM (218.145.xxx.112)

    전 둘 다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의사선생님이 가르쳐주지도 않았어요.
    물어볼 정도로 궁금하지 않았나봐요.
    조금 미리 아는 게 도움이 뭐가 되나요? 태아 너무 괴롭히는건 아닌지?
    전 이불도 예쁜 분홍으로 샀어요.
    근데 제 짐작인지, 바램인지는 몰라도 제 생각대로 아이들이 태어났어요.(확률이 50%이지만)
    참, 의사선생님이 틀린 경우 주변에서 2번 봤어요.(아들을 딸이라고 했답니다)

  • 6. SilverFoot
    '05.1.19 11:42 PM (221.151.xxx.125)

    답글 주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정말 건강하게만 태어나준다면 더 바랄게 뭐가 있겠어요.
    근데 미리부터 괜히 짐작하고 궁금해해서 더 이런저런 생각과 맘 갖게 된 게 아가한테 미안할뿐이죠.
    그래도 입체초음파로 본 얼굴이 울 신랑과 판박이라(주먹코랑 입이 똑같더군요) 기분 좋더랍니다.. ㅋㅋ
    => 전 성격이나 외모나 저보다는 울 신랑 많이 닮았으면 하고 처음부터 바랬거든요.

  • 7. v
    '05.1.20 9:17 AM (211.224.xxx.163)

    꼭 그날만 되면 크게 다투는 우리 부부사이의 인연이 ...

    결혼을 하고 보니 궁합이란것이 정말 있는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연애하면서 사랑이 전부라고 감정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살다보니 서로의 성격 ,습관등이 얼마나 중요하며...속궁합까지^^*
    .
    궁합이라는것이
    부부라면 그 운세가 다를수 있잖아요

    이제서야 http://www.bedgunghap.com 궁합을 보니 둘의 관계가 이해가 가요.
    이곳에서 보니깐 본인과 상대의 사주풀이 두분 사주의 특징 성격
    속궁합-겉궁합 등 상대방의 사주까지 함께 짚어 주는 자세함이 있던데...

    인연이란 말이 그래서 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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