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이들도 좋은 물건을 아나봐요.

글로리아 조회수 : 1,168
작성일 : 2005-01-16 15:50:53
샌프란시스코 과학놀이체험전이 곧 끝난다는 말에,
어젯밤 두 아이를 데불고 코엑스를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사람이 붐빈다기에 일부러 `꼴찌 입장'을 했는데 그래도 북새통이데요.

저녁 6시에 들어가기로 하고 표를 산 시간이 5시20분.
두 아이 얼굴에 `허기'가 가득하길래 제일 가까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코엑스몰까지 내려가려면 시간이 걸리고, 30분만에 뭔가 먹을수 있는 곳을
찾으려니 바로 맞은편 조선호텔에서 하는 델리밖에 없더군요.
그나마 자리도 간신히 잡고 나서 벌어진 일.....

반짝반짝 윤이 나는 하이얀 접시에 놓인 커다란 아이스크림 보울에
초코아이스크림이 담겨져 나오자 두 아이가 주변이 떠나갈듯한 소리로
"우와~~~"하고 경탄을 합디다. 주위 사람들이 웃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보고.....
이어 호텔에서 볼수 있을법한 포도주잔 같은 물컵에 얼음이 짤랑거리며
생수가 담겨오자 이번에는 즈그들끼리 파티라도 하는양
두 아이가 그걸 부딪히며 건배를 하는 겁니다. `짱'하고 잔 부딪히고 물 먹습디다.
접시에 햄버거가 담겨져 나왔는데 두 아이, 아무런 대화없이
아귀아귀 먹어치우는데....평소에 안먹는 토마토와 양상치까지 와작와작.....

저 웃기기도 하면서 창피했어요, 사실.
으례 아이들이니 그럴테지만, 아마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야, 평소 좀 좋은데서 사먹이고 다녀라, 잉" 이랬을 것입니다.

느낀건....
아이들도 `심미안'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좋고, 예쁘고, 아름답고를 가려낼 줄 아는 눈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고보니 이 녀석들은 외갓집 가면 우리집에는 없는
그릇장을 열고 보리차도 크리스탈컵에 부어 먹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뭘 알랴, 하면서 매일 스뎅공기에 밥이며 반찬이며 담겨 먹였어요.
오늘 저녁부터는 먼지 맞히고 있는 쯔비벨무스터라도 쫘악 펼쳐놔야 할려나봅니다.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디자인 하신 분이었는데 "이 세계에서는 많이 본 사람 당하지 못한다"고....  
얘들이 혹시라도 나중에 이렇게 아름다움을 추구해야할 무슨 직업을 갖는다면
어렸을 때부터 생활속에서 좋고 아름다운거 보며 자란것도 자양분이 되겠죠.
이제 아무렇게나 대충대충사는 방식을 접어야할 시점이 온 것 같네요.
제가 디카사진을 못 올리는 이유는,
디카도 없지만 엄청나게 대충대충 살거든요.
어제의 `짱'하는 건배의 소리는 그러지 말라는 경고음 같습니다.    










  
IP : 210.92.xxx.23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전에
    '05.1.16 4:04 PM (219.251.xxx.120)

    어떤 잡지 인터뷰기사에서,, 어린시절 어머니가 계절마다 이불커버며 커튼이며 바꿔주었다는..
    누구 인터뷰였더라? 가물가물.. 하여튼 디자인 뭐 그런 계통이었을텐데요..
    그런 어머니덕분이었다는 내용이었는데.. 저도 자식키우다보니 느낀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부지런해야하긴 하더군요. 요즘은 깨끗이나 해주어야지하고 있다는..^^
    글로리아님 글 읽고보니 불끈 의욕이 다시 생기네요.

  • 2. 가을향기
    '05.1.16 5:03 PM (218.239.xxx.211)

    저도 가끔 별식을 할때마다 마치 호텔에서 먹듯이 정식으로 제일좋은그릇에 차려서 내주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할수 없어요
    자기가 엄마한테 특별한 사람이라는걸 느끼더군요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은 꼭 제일 좋은 그릇 꺼내서 촛불까지 켜주고 차려줍니다

  • 3. 글로리아
    '05.1.16 5:51 PM (210.92.xxx.238)

    그런가봐요,
    컵 모양의 촛불꽂이들이 몇개 있는데
    정전돼야 벽장안에서 나왔거든요,
    이젠 무시로 식탁위에 놓을까봐요.

  • 4. 커피와케익
    '05.1.16 8:38 PM (210.183.xxx.202)

    하하..아이들 너무 귀엽네요,,자기들끼리 건배~짱~이라니...
    크크..글고 글로리아님 스뎅공기..넘 웃겨요^^
    '스뎅'이 건강에 제일 좋다는 엄마의 혜안을
    아마도..알 것입니다, 애들이..^^

  • 5. 뽀로로
    '05.1.17 9:45 AM (203.236.xxx.87)

    ㅋㅋㅋ 저희 애는 외제차만 보면 정신을 못차린다는...
    제주도에 갔었는데 렌트카 주차장에서 뒤집어졌었잖아요. 벤츠 오픈카 탄다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290 부산사사는 분, 도와주세요 ^^ 5 궁금.. 2005/01/16 914
29289 천안 상견례 장소 추천해주세요 1 핑크걸 2005/01/16 1,373
29288 컴맹의 고민 풀어 주세요~ㅠㅠ 5 허브향기 2005/01/16 884
29287 절대 안챙기는 친구. 6 친구 2005/01/16 2,347
29286 미모가 독이되는경우(여러분은?) 19 아랫사람 2005/01/16 2,445
29285 출산한 친구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6 익명 2005/01/16 914
29284 어른들이 좋아하신 만한 롤이요.. *^^* 2005/01/16 1,254
29283 스키요, 좀 큰 후 가르쳐도 되지 않을지요 9 aka 2005/01/16 894
29282 고속도로 운전하세요? 9 무서워요 2005/01/16 1,111
29281 에휴님(유산해 보신 분 계신가요 질문하신~) 질문드려도 되나요? 5 뒷북 질문 2005/01/16 961
29280 임신시 철분제 복용 6 궁금이 2005/01/16 914
29279 외국에 계시는 분들 3 궁금 2005/01/16 892
29278 애기보면서 집에서 공부할만한게... 4 리틀봉맘 2005/01/16 952
29277 아이들도 좋은 물건을 아나봐요. 5 글로리아 2005/01/16 1,168
29276 출산후 내복구입과 수유브라 5 궁금이 2005/01/16 961
29275 도움 2 2005/01/16 877
29274 세금 환급.. 언제 받는건가요? 3 아영 2005/01/16 988
29273 집에 오면 손하나 까딱않는 남편 어떻게 고치나요? 11 열받다 2005/01/16 1,317
29272 직업병 (한의사부부 이야기) 6 토스트 2005/01/16 1,729
29271 상봉동 코스트코에 영어원서 책들이 없어졌네요.? 1 상봉 2005/01/16 974
29270 저두 서산댁님을... 1 광주리 2005/01/16 1,177
29269 맛집방송후 맛있었던 집 추천해주세요 2 지나가다 2005/01/16 1,320
29268 장농드립니다.(꽁짜) 16 고릴라 2005/01/16 1,557
29267 제주무료항공권 혜택이 있는 카드있나요? 4 제주도 가고.. 2005/01/16 903
29266 에버랜드- 연간이용권 싸게 사는법 있나요? 2 너무비싸 2005/01/16 888
29265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 13 ? 2005/01/16 2,186
29264 즐거워라 2 은비 2005/01/16 888
29263 전세계약하고.. 3 잠못이루는밤.. 2005/01/16 883
29262 도움 좀...44세에 둘째 곧 낳게 되요, 수유나 몸조리를 어찌해야 할지요 12 2005/01/16 1,365
29261 선불카드의 소득공제 여부... 1 궁금증..... 2005/01/16 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