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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을 시작하는데 겁이 나요..

이젠 조회수 : 848
작성일 : 2004-09-08 22:45:00
제가 학교 졸업하고 제대로 된 직장을 안 가져봤거든요.
그저 제가 재밌는 일 하겠다고 작은 잡지사, 출판사를 오가다가 뭐 준비하다가 말다가..
하여튼 우왕좌왕하면서 살다가 그나마 서른 넘어 정신 차리고 한 건 해서
(신랑은 다 제 덕이라고 큰 소리 칩니다. 결혼 안했으면 지금도 모모동에서 모여사하고
지지고 볶고 있을 거라고요..-.-)
여튼 덕분에 지금은 간혹 프리랜서로 나가는 일도 있는데,
막상 그 일이 들어올 땐 신 나다가도
시작할 때가 되면 어찌나 마음이 어지러운지 모르겠어요.

워낙 백수 체질에 젖은 지라, 오늘 할 일은 내일로, 아니 모레로, 별 탈 없으면
한 달 뒤로.. 하염 없이 미루고 살다가
매일매일 칼같이 출근하는 그런 것도 부담되고

날이면 날마다 나 좋은 사람만 만나고
꺼리는 사람 도움되도 역시 만나길 미루고 살다보니
남의 사무실 가서 인사하고 얼굴+이름 외우기도 신경쓰이고..

근데 사실 제일 무서운 건
제가 하는 일이 상당히 실력;;;이 필요하고 빠릿한 정신이 필수라
깜빡 정신이라도 놓았다가 일 망칠까봐 두려운 거예요.

... 뭐 늘어놓아보니 바보 같네요.
게다가 비슷한 일을 이미 무탈하게 해치운 적이 있으니 그렇게 망치지 않으리라 싶지만
그건 두 달 전이고 그 새 공부도 안 했잖아아아아 하고 속에서 메아리가...--;;;

어려서 겁쟁이고 경쟁을 싫어했던 성격은
제대로 시련을 겪고 사회에서 단련되지 않으니 그대로 있네요.ㅠㅜ
정말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했어야 하는 건데..
뭐 하나 하려면 제일 망신스러운 경우가 바로 머리에서 떠오르고
상상력이 무궁무진 나래를 펴죠. (하필 게다가 일터도 이번에는 시내 중심가에
잘난 기업의 본사라죠--;; 아 싫어라. 십년만 전이면 신이 나서 준비하겠건만)

정말 막상 시작해서 부딪히면 괜찮을 걸 알면서도
시작할 땐 혼자 창피해서 얼굴이 지레 벌개지지만 하다보면 신이 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애고애고.. 읽으시고 혀를 차실 분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제겐 절박하답니다.
낼 첫 일이 있거든요.

옷도 차려입고 가야하는데, 그것 땜에 옷장 뒤집어엎고
끄집어낸 정장바지도 이제 다려야 해요. 하아~~

주변 친구에 남편에 하소연을 하다못해 여기에다까지 넋두리를 쏟아냈네요.

...지금 제겐 자전거의 첫 페달을 밟을 때의 용기가 필요하답니다.
처음엔 조금 뒤뚱거려도 열심히 밟다보면 앞으로 가고 있겠죠.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고.
(다만 그걸 뼈도 근육도 좀더 젊었을 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서도..)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알아요. 다만 조금.. 많이.. 움츠러들었을 뿐이죠.
내일 다녀와서 씩씩하게 후기 올리겠습니다. ^^
IP : 218.51.xxx.3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젠
    '04.9.8 10:46 PM (218.51.xxx.38)

    아참, 저 며칠 전에 가입했는데 고새 아이디와 비번을 잊어먹었네요.-.-
    간혹 잊어버리신 분들 왜들 그러시나 했는데 죄송해요..
    이름과 달라서 잊어버리기 쉽네요.. 흐흐..
    좀더 시도해보고 정 안되면 혜경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되겠죠?

  • 2. 서산댁
    '04.9.8 11:00 PM (211.224.xxx.64)

    움츠러들지 말고 씩씩하게 ... 아자 화이팅.....
    힘내세요..

  • 3. 이규원
    '04.9.8 11:50 PM (220.127.xxx.38)

    날라올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래요
    일주일만 기다리세요
    카메라찍힐 때는 번쩍하던데...

  • 4. 지윤마미..
    '04.9.9 12:29 AM (211.204.xxx.5)

    한번해보시면 더 자신감이 드실꺼예요..
    항상 시작은 어렵잖아요...
    아자~~

  • 5. ripplet
    '04.9.9 12:29 AM (211.54.xxx.191)

    고민중인 대부분의 내용이..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머릿속의' 일이군요.^^
    직장생활 제법 했던 저도 다시 일 시작할 때마다 그런 느낌 드는걸요. 새로운 장소,사람,일을 만날때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런 긴장감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준비하세요.

    명강의와 연구로 많은 부러움을 받은 어느 교수님의 정년퇴임사 중에..."지난 수십년간 강단에 올라가는 걸 하루도 두려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심지어 강의실 문 앞에서 도망가고 싶었다"는 고백이 있습니다.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치고 정말로 그 실수를 저지르는 분들 잘 못봤습니다. 오히려 지나친 자신감(자만?)보단 적당한 긴장이 꼼꼼한 업무처리엔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돌다리를 두드리며 일처리를 하니까). 잘 하실거예요. 힘내세요..으쌰으쌰!!!!!!!!

  • 6. 어흠
    '04.9.9 2:15 AM (211.53.xxx.176)

    무모한 자신감에 차있는거보다 한발 내딛는데 대한 두려움과 조심스런 글을 보니
    분명 잘 해 내실 분 같네요 ....뭔가 두드러진 장점이 있기에 지금처럼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선택 되신거니까 자신을 믿으세요 !!!

  • 7. 미스테리
    '04.9.9 9:24 AM (220.118.xxx.231)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시네요~~~^^

    힘내세요...당근 잘하실수 있을꺼예요!!!'

    아~자, 홧팅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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