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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다!! 인간..

익명 조회수 : 1,921
작성일 : 2004-08-14 22:08:21

울 남편이요..
정말 짜증납니다..

무더위때문에 밥도 하기 싫고.. 반찬은 더더욱 하기도 싫고..
애 둘도 건사안해서.. 애들은 그지꼴이 되어갔어요..
그러기를 건 한달을 그랬으니..
곰국 한 솥 끓여놓고.. 다행히 애들이 곰국을 사랑해서..
하루에 두끼는 그거에다 밥말아서 김치에다 먹으니 더 신경 안써도 됐구요..
남편은 그냥 내팽개쳐뒀습니다..
아님 외식하자고 꼬시던가(?)..
여하튼..
그렇게 주부이기를 포기하고 한달을 살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남편한테도 미안하고..
냉장고에는 썩어나가는거 투성이이고.. 반성했습니다..
나 하나 힘들면 세 명이 행복한것을..

그래.. 오늘 밤엔 길거리 토스트에 우유를 주지.. (남편이 12시가 다 되어 퇴근합니다.. 저녁은 5시 반
경에 먹으니 퇴근해서 집에오면 당연히 배가 고프지요.. 그래서 밥대신 토스트를)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와서 씻는 틈을 타서 손에 엔진을 달고..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길거리토스트는 보통 햄이 안들어가지만 그동안 못해준 서비스 차원에서 제 나름대로 업그레이드
길거리토스트를 만들었어요.. 케찹도 뿌리고 설탕도 뿌리고.. 스팸도 두쪽 잘라서 넣고..
맛을 보더니 암말이 없어요.. (정말 거의 한달만에 남편만을 위한 거였는데)
왜? 맛이 없어?? 아무말이 없습니다..
맛이 없냐구?
어.. 응.. 짜..
제가 먹어봤습니다.. 조금 짜긴했지만.. 짜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순간.. 그릇을 확!! 뺏고 싶었지만..
나먼저 잘께.. 하곤 딴방으로 갔습니다..

다음날은 남편 쉬는날..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은 떡볶이(제가 밥을 안하니까 사왔습디다).. 저녁은 컵라면..
울 남편의 하루 식단입니다..
저요.. 하루종일 아프다고 누워있었어요..
밥해주기 싫었거든요..
그랬더니..
아까 전화왔습니다..
나 이따가면 배고픈데.. 자기가 한 음식 먹고싶어.. 지금 좀 만들어놓으면 안돼?
못이기는척.. 뭐가 먹고싶은데??
김치찌개..
알았어..

진작에 그럴것이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면 누가 아쉽겠어? 흥..
좀전에 울 남편이 사랑하는 돼지갈비 김치찌개 한 냄비 끓였습니다..
이제 날도 선선해 졌으니.. 그동안 못해준 것 좀 제대로 해주렵니다..
심정 상하게만 안하면 말이죠..
아니 왜 남자들은 입에 발린 소리를 못하남요?
그거 조금 짠듯한걸 꼭 그렇게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건지..
음식하다보면 조금 짠날도 있고 싱거운 날도 있는거지..
조금만 예쁘게 말해주면 정말 잘해줄텐데..
미워죽겠습니다.. 아주..
IP : 211.223.xxx.1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04.8.14 10:16 PM (221.150.xxx.21)

    이 글 읽으면서 제 얼굴엔 웃음이 번지네요.
    행복하세용~

  • 2. 저두
    '04.8.14 11:57 PM (211.223.xxx.13)

    그런 남편땜에 왕짜증납니다..
    그냥 맛있다는 말이 그렇게 어렵나요?
    전 그런말 잘하는데 남자들은 잘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인거 같아요.
    확 굶겨야 정신을 차릴텐데..

  • 3. yuni
    '04.8.15 12:14 AM (211.204.xxx.52)

    정말 미워서 '미워죽겠어....' 하신거 아닌지 다 알아요... *^^*
    날이 시원해지니 맛난 식탁 많이 차리세요.
    행복해야해요~~~ㅇ.

  • 4. 솜사탕
    '04.8.15 12:26 AM (18.97.xxx.211)

    ㅋㅋㅋ 제가 쓴글인줄 알고선 뜨끔했습니다. ^^;;;;; 상황이 똑같진 않지만.. 어찌 감정들이 이리 똑같은지.. -.- 남자들은 좀 구제불능(?)한 동물인것 같아요.. -.-a

  • 5. -.-
    '04.8.15 10:05 AM (81.205.xxx.243)

    ㅎㅎ 지도 똑같은 방법으로 응징을 하니깐 짹소리 못하던데...
    한번은 삐졌길래 애들만 밥 주고 신랑은 부으지도 않았더니
    혼자 슬그머니 나가 뭘 사먹고 왔나 봅니다.
    그 뒤로는 감히 제 성질을 못 건드린다는거 아닙니까...으하핳
    역시 응징은 먹는게 최고야..흠흐하핳

  • 6. ..
    '04.8.15 11:16 AM (218.236.xxx.67)

    에공..본인도 아다시피 한 달을 팽개쳐 두셨다니 남편분은 한 달을 참아준건뎅..
    음..이 더위에 곰국! 그것도 한 달간 하루에 두 끼나!
    울 집 같으면 헉!!
    참아준 것도 모르고 짜다고 한마디 했더니 재수없다고 응징이라고라..
    그리고 그기 그니까 스팸을 넣었는데 설탕도 넣고..그러면 맛이 좀 요상스럽지 않을랑가요?
    저라도 맛있다는 소리가 홀까닥 튀어나오지는 않을 듯 한데..
    남편은 퇴근도 그렇게 늦게하신다니 을매나 힘들었을꽁..더운 날씨가 주부 뿐만아니라 일하는 남편도 더워서 지쳤을것인디..조금 심하긴 했다는.

  • 7. 피글렛
    '04.8.15 11:40 PM (194.80.xxx.10)

    길거리 토스트 맛내기 힘들어요~
    제가 해놓고 한번도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어서 요즘 올라오는 업그레이 버전도 아직 시도 안해보고 있답니다.

  • 8. 뽀삐
    '04.8.15 11:56 PM (211.215.xxx.21)

    우리집 남정네는 집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다주의입니다.
    그래도 끼니마다 잔소리하는 편입니다. 짜다, 싱겁다, 뭐가 빠졌다... 등
    그려면 제가 그러죠. 짜면 조금씩 먹으면되고 싱거우면 소금갖다주고, 맛없어서 안먹을 꺼면 내가 다먹는다하고 제 앞에 갖다놓고 손도 못대게 했거든요.
    우리 딸애가 아빠를 보고 자라더니 큰 집에 가거나 외가에 가거나 꼭 반찬이 어떻다, 밥이
    어떻다 꼭 음식타박을 하길래 신랑한테 그 얘기한 뒤론 조금 덜하더군요.
    근데 그 버릇 어디 가나요?
    그대신 딸애가 요즘 제가 할 말 대신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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