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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특집 개꿈

사라 조회수 : 871
작성일 : 2004-05-26 18:05:23

꿈을 하나 꿨습니다.

제가 재혼을 하더군요. ㅡㅡ;;
결혼식장은 어디로 하면 좋고,
준비는 뭘 해야 하고.. 고민을 하고 앉았더군요.

식장은 어찌어찌 잡아놓고선
하객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머리 싸매고 있더군요.
결혼하게 되는 남자가 총각이거든요.
그쪽은 첫 결혼이니 제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가까운 친구만 불러서 조촐하게 치루고 싶어했는데,
(맘 같아선 어디 동산 위에서 꽃반지 끼고 하려는 태세.. -_-)
그 쪽 집안에선 보통 결혼하듯 일가친척 다 부르고
아는 분 다 모시면서 하객 부르고 하려 하는 거죠.
나만 친구 몇만 삘쭘하게 오라 하면 그쪽과 비교되겠고..
그렇다고 예전에 다 불렀던 사람 또 부르기 그렇고..
어찌해야 좋은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상대편과 비교해서 우리가 쳐져서 기죽기 싫다.. 차원이 아니고,
괜시리 이혼녀랑 결혼하는 거 광고할 필요 없는데,
그 집 곤란해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워하고 있더군요. ㅡㅡ;;)

사람들 나 이혼한 것도 모를텐데 재혼한 거 티내고 알려야 하나 싶어,
슬금슬쩍 그냥 결혼해서 살면 그만일 것 같은데,
상대방 입장이 있으니 그게 여간 힘들지 않더군요. -_-^

하다못해
회사 게시판에다가는 붙여야 할라나,
인트라넷에 공고는 해야 하나,
총무부에 말은 해놔야 하나,
이런 것도 망설여지고,

쩝.. 결혼식 오라하면 사람들 부주 또 할텐데 미안하고,
그렇다고, 부주 안 받습니다.. 광고하는 것도 웃기고,
우리만 안받으면, 남자 집안에서 이상할테고,
에이~ 이것도 고민되네.. 싶더이다.

안해본 재혼을 하려니,
별게 다 문제가 된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끄~응~ -_-//




우스운 것은
전남편과는(즉, 지금의 남편-_-;;;)
그리 나쁜 사이가 아닌듯 하더군요.

그 식장 거리가 좀 멀지 않어? 물으면,
전남편이 괜찮다며 대답도 해주고,
위의 고민들을 놓고서 이럴 때 어떻게 하나며..
제가 남편한테 꽤 여러가지 상담도 받고 있더군요.

결혼하는 남편은 꿈 속에서 코빼기도 안 비추고 있는데,
전남편은 시종일관 뻔질나게 나타납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이혼 후에 저 혼자서 사는듯,
남편이 놀러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아.. 집에 가기 싫다.." 뭐 이런 투정도 부리면,
제가 웃으면서 빨랑 집에 가라~ 쫓아내기도 하고 그러더이다.
어머님이 밥 잘 챙겨주시냐구 제가 걱정도 해주고,
남편은 이 나이에 엄마한테 신세지냐면서
지금 나와서 혼자 있다구.. 그런 말도 하구..
제가 그럼 맨날 라면 먹겠네.. 하면서 몸 생각하라구 하구..
암튼 아주 정겹게 놀고 있더군요...-_-;;

꿈 속에서는 결혼하구나서
전남편이랑 이렇게 친구처럼 지내서 참 좋다는 생각도 한 것 같은데,
꿈 깨고나니, 근데 도대체 왜 이혼을 한건지 알 수가 없네요.




재혼하게 되는 총각 녀석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무지 무지 궁금해지는데.. 왜 뒷통수도 안보여줬는지.. ㅡㅡ;;;

결혼 한번 하는 일도 아주 귀찮지 않았나요?
뭔 생각으로 꿈 속에서는 재혼씩이나 또 하려해서
걱정을 사서 하고 앉아 있었는지.. 원....

아.. 이상 초파일 특집 개꿈이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자는 누구인가" !

사라.
IP : 203.238.xxx.7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5.26 6:26 PM (203.246.xxx.249)

    하하하..

  • 2. 사라
    '04.5.26 6:41 PM (203.238.xxx.70)

    ㅠㅠㅠㅠ

  • 3. 꾸득꾸득
    '04.5.26 8:35 PM (220.94.xxx.13)

    ㅎㅎㅎㅎ,,,남편분께 얘기해 주셨어요?

  • 4. 무우꽃
    '04.5.26 9:15 PM (210.118.xxx.196)

    남편분은 출연은 했는데 조연이고, 신삥 총각은 출연도 안하면서 주연이라....
    남편께서 이 얘기 듣고 섭해 하지 않으시던가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이처럼 황당한 개꿈을 어떻게 리얼하게 기억하실 수 있는지 ... 존경스럽습니당

  • 5. ㅋㅋ
    '04.5.26 9:21 PM (211.201.xxx.241)

    진짜 꿈 같지 않게 내용이 너무 리얼합니다^^

  • 6. 새벽공기
    '04.5.26 10:16 PM (69.5.xxx.107)

    사라님덕에 저도 재혼의 어려움을 공감하구 가네요.^^;;;;;;;;;
    하하..

  • 7. 김혜경
    '04.5.26 11:13 PM (211.178.xxx.104)

    하하..이게 무슨꿈일까요? 꿈풀이 사전을 좀 찾아볼까요??

  • 8. 사라
    '04.5.27 9:17 AM (203.238.xxx.70)

    워낙 제가 개꿈을 리얼하게 잘 꿉니다. 이것도 능력입니다.. ㅡㅡ

    혜경님, 해몽 좀 해주세요~~~ ㅜㅜ

  • 9. 키세스
    '04.5.27 3:52 PM (211.176.xxx.151)

    정말 드라마 보는 듯이 앞뒤가 딱 맞네요.ㅋㅋㅋ
    읽다보니 저까지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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