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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푸른나무 조회수 : 945
작성일 : 2004-05-12 16:46:39
정말 오늘같이 이런 날씨였네요.
결혼초 첫딸을 놓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죠.
그때는 거의 대부분이 연탄을 피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이가 있으니 집에 가서 불을 피워야 스산함을 없앨수 있어서
내심 마음으로는 걱정도 되고, 조급함도 생기고 그랬죠.
집근처 친정에서 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웬지 집안에 훈기가 있더라구요.
이상하다 싶었는데
거실 중앙에 풍선들이 둥둥 매달려 있는것이었어요.
그리고 풍선들에는 온갖 격려의 글들이 적혀 있더라구요.
" 힘내라! 우리 마누라! "를 비롯한 따뜻한 글들이요.
비교적 자유로이 시간을 낼수 있었던 남편이 몰래 집에 와서
연탄불을 피워놓고는 엉뚱한 이벤트까지 준비해 두고 갔던거였죠!
첫아기를 키우며, 직장생활에(그때 직장까지 약 한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였죠)
나름대로 적응을 못해 힘들어 하고 있던 시간이었는데,
그날 그 이벤트가 뭐라 말할수 없는 감동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남편과 사이에서 때때로 섭섭함이나 어려운 일이 생길때
그날의 고마웠던 기억을 항상 슬며시 꺼집어 내어 혼자 웃곤 한답니다.
부부란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조그만 부분에서
도우며, 채우며 살아가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말합니다.
이 오월에
모두가 서로에게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다시 한번 꺼집어 내서
다정히 서로에게 감사의 이야기들을 건네는 시간들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
제 추억속의 이야기를 꺼집어 내 보았습니다.

IP : 220.66.xxx.1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리
    '04.5.12 6:17 PM (220.121.xxx.118)

    제 눈에도 둥실둥실 떠있는 풍선들이 보이는 듯하네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선이네요.
    아름답습니다.

  • 2. 경빈마마
    '04.5.12 6:18 PM (211.36.xxx.98)

    아침에 심통이 나서 뭐라뭐라 하면서 말다툼을 했어요.
    사람이 막 할라치면 정말 대책이 안서지만 ...
    한 없이 가여워 지면 또 왜 그렇게 가여운지...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여유로운 엄마가 될랍니다.

  • 3. 김혜경
    '04.5.12 10:32 PM (218.51.xxx.187)

    참 멋진 남편분이십니다, 그쵸?!

  • 4. 파파야
    '04.5.13 12:22 AM (221.139.xxx.89)

    그 옛날 연탄 피우던 시절에 그렇게 낭만적인 남편분도 계셧군요.요즘에 최수종 부부보다 훨씬 앞선 분이시네요.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힘들어도 버팀목이 되주는 것 같아요.
    정말 멋진 신랑분이세요^^

  • 5. 푸른나무
    '04.5.13 8:42 AM (220.66.xxx.136)

    여러분들의 칭찬이 감사하네요. 김혜경 선생님처럼 저도 남편 존경하며 살아가도록 애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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