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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관련없는 얘기지만..
저는 교육대학원에서 국악교육을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 논문학기만 남겨두고 있는데 논문 부분이 교수님과 잘 대화가 되지 않네요.
저는 유치원에서 아이들 국악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그쪽으로 주제를 정해두고 있었는데요. 논문주제는 '유아교육기관의 국악교육 실태'라고 두리뭉실하게 잡아 올린 상태예요.
이제 교수님과 만나 세부적인 사항과 목차를 상의하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 교수님은 국악에 대해서는 무척 잘 알고 계시지만 유아교육에 관해서는 전혀~ 관계가 없는 분입니다. 유아교사를 '보모'라고 한다든지 유치원은 애들 봐주고 밥주는 곳으로 아시는 정도..ㅜ.ㅜ
교수님은 지역의 대표적인 유치원을 몇 곳 정해 교육여건, 교사 수준, 시설현황, 국악교육 실태 등등을 조사하고 정리하면 된다고 단언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그 모두를 논문 하나에 담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현 시기에 필요한 것도 수박 겉핥기 식의 실태 파악이 아니라 아직은 미개척 분야인 국악교육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그 부분에 대해 다른 분들보다 경험도 있고 자료도 있고 하니 그쪽으로 진행하면 내실있는 논문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갖고 있고요.
하지만...안된다고 하십니다. 내 말대로 하면 쉽게 쓸 수 있고 좋은 논문이 될텐데 왜 자꾸 딴 소리를 하냐고 하시는 거죠.
어렵게만 느껴지는 교수님께 계속 고집을 부리고 싸울 수도 없는 일이고 어차피 아무도 안보는 석사논문이라지만 마음에 안맞는 내용을 억지로 진행하고 싶지도 않고.. 일단은 시간을 두고 연구하겠다 말씀드리고 휴학을 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교수님 생각이 바뀌거나 지금 생각을 좀 잊지 않으실까 하는 마음으로..
이런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곳도 없고 지금은 그냥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 상태예요. 논문 주제 잡기가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고민이 많이 됩니다. 그냥 교수님 뜻에 따라야 할까요? 제가 계속 고집을 부려야 하는 걸까요?
1. 칼리
'04.2.23 2:53 PM (211.253.xxx.65)저는 유아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유아교육기관의 국악교육 실태로 주제를 정해두면 너무 막연하지 않으실까
싶은 걱정이 드네요. 물론 잘하시겠지만요^^
차라리 요즘 각광받는 유리드믹스와 국악의 접목에 관해서라든지...
좀 더 구체적인 방안으로 들어가는게
논문 작성에 유리하지 않으실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2. 칼리
'04.2.23 2:54 PM (211.253.xxx.65)아. 그런데 벌써 휴학을 하셨군요.
유아교육현장이나 이론을 접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설득이 쉽지 않을거 같아요3. 나르빅
'04.2.23 3:33 PM (211.219.xxx.68)저도 처음에 논문주제 심사할때 두번정도 빠꾸당했어요. 교수님들은 공통적으로 '쉬운 주제'를 선호하십니다.
특히 석사과정에서는요. 석사논문은 넓고 얕게, 박사는 그중에서 하나를 골라 좁고 깊게 들어가죠.
근데 교수님마다 어떤분은 당신이 귀찮거나 그쪽분야(학생이 쓰고자 하는)에 자신이 없을때도 쉬운걸 권하시죠.
근데 저도 주제잡을때는 욕심이 많았는데 써보니까 아니에요. 역시 쉽고 간결한 주제가 좋더라구요.
처음에 무리한 계획만 잡았다가 나중에 감당못해서 바꾸는 친구들도 많고..
독창성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자료도 중요해서, 너무 앞서가는 주제는 자료찾을때 엄청 고생합니다.
석사과정은 새로운 학설이나 연구보다는, 현재지식과 자료를 명확하게 짚어내는 성격인것 같구요.
아무튼 판단 잘하시구요. 저도 요즘 논문때메 스트레스이빠이~인데, 같이 잘써봐요.^^4. 솜사탕
'04.2.23 4:36 PM (68.163.xxx.119)제 생각에도 박사논문이 아니고 석사논문이고, 한학기동안 마무리 지셔야 하는것이라면
자료정리 정도로 하시는것이 좋을것 같아요.
말이 자료정리이지.. 이 일도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제대로 된것이라면
이런 석사논문이 박사논문의 기초나 동기가 되는것이 좋고요.
(그것이 님의 박사논문이든, 다른분들의 박사논문이든지요...)
미국에서도 석사논문으로 깊게 들어가는것을 좋아하시는 교수님들은 없습니다.
석사논문은 나르빅님 말씀대로 넓고 얕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분들에게는 석사논문에 깊은 지식을 쓸수 있도록 도와주실 맘의 여유가 없으시기
때문이지요.
이미 휴학을 하셨다고 하시지만... 좀더 마음을 편하게 하세요.5. 우우꽃
'04.2.23 4:43 PM (210.118.xxx.196)우선, 님의 말씀대로, 논문 주제('유아교육기관의 국악교육 실태')가 좀 애매한 것 같군요.
교수님 말씀대로 몇군데 잡아서 실태조사하는 것은, 논문으로서의 보편성 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뭐 적당히 써서 졸업하라 이 말이겠지요.
님께서는 유아기 국악교육 커리큘럼 쪽을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좋은 시도이긴 하지만 연구와 자료준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 인문계의 석사논문 수준이, 논문이라기 보다는 논문 연습 내지는 자료 섭렵 단계 정도이고,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문을 쓰고 나서야 논문이 뭔지 어렴풋이 감을 잡는 실정입니다.
우선 님께서 연구방법론 쪽에 얼마나 기초가 튼튼한지 스스로 살펴보시구요.
너무 큰 욕심 내지 마시고 세분해서 들어간 주제를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되도록 참고서적이 많은 분야면 공부는 되거든요.
한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공부도 되고 결과도 끌어내기 좋은 분야가 비교**학 쪽입니다.
예를 들자면 "한국과 일본의 유아교육에 있어서 자국 음악 교육에 대한 커리큘럼 비교" 같은 거 말입니다. (이 경우 외국어가 바탕이 되던지 참고 자료가 풍부해야 함)
저도 전공은 교육학인데(물리학과 다니다가 좋아서 전과했음) 공부는 민속학 쪽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인이란 뭔가, 한국인으로 가르기 위해 뭘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이런 것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죠.
님께서도 비슷한 생각이신 거 같은데.... 하하 욕심은 많은데, 아는 것과 시간은 적죠?
현재 논문이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주제? 자료조사?
서울이나 인근이라면 한번 만나서 검토를 해드릴 수도 있을 것 같구요.6. 민
'04.2.23 4:56 PM (61.98.xxx.235)지난 주에 유치원 졸업한 저희 큰아이가 여름방학 이후로 원에서 국악교육 받는것이 무척 좋았어요. 선생님들이 여름방학동안 국악을 배우셔서 아이들한테 가르쳐 주셨는데, 잠깐 하고 만 것이 아니고 한 학기 내내 배우더라구요. 들어보지 못한 민요도 많이 배우고, 각 장단도 익히고. 참 좋았어요.
졸업 발표회땐 졸업반 두 반의 학생들이 모두 무대에서 장구. 징. 꽹과리. 북 등을 연주했구요.
유아기에 우리의 국악을 이렇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더라구요. 피아노와 바이올린 교육이 거의 필수처럼 자리잡고 있는때에 말이죠.
좋은 논문 쓰시기 바래요.7. jasmine
'04.2.23 8:02 PM (219.248.xxx.135)저희 아이도 유치원에서 장구를 2년했어요.
아이들이 리듬 살려가며 장구치는것 보니, 뿌듯하긴하던데.....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단소가 필수인건 아시나요? 현장 곳곳에서 국악교육이 이뤄지고 있긴합니다만....세부조사하기는 조금 힘들어보여요.....교수님취지대로 하는게 쉬울 것 같습니다.8. 지나가다
'04.2.23 10:58 PM (221.151.xxx.71)자스민님 초등학교는 음악중 절반을 국악에 할애하도록 되어있는 걸로 압니다.
글구 원글 쓰신님... 저희 스승 가라사대, 논문 그거 하나 쓰고 말거냐? 담에 또 좋은 논문 쓰면 되지!
어차피 학위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니 맘편히 갖고 일단 부담적게 마칠수 있는 걸로 하세요. 그런 실태조사도 누군가 해놔야 하는 거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걸 남겨놔야 계속 열심히 하게 된대요.9. 새벽공기
'04.2.24 12:46 PM (69.5.xxx.107)반대로 교육프로그램을 짜라고 요구하는 교수님도 계시던데... 참..교수님과 조율하기가..너무 어렵지요..
만약 좋은 안이 있으시면 미리 써봤는데요..하고 보여드리면 어떨까요..
하지만 좋은 논문 쓰실거 같아요..이렇게 고민하시니..
건승을 빕니다.10. 원글쓴이
'04.2.24 2:45 PM (220.78.xxx.86)답글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 무심히 지나치지 않으시는 82쿡 회원님들~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제가 너무 제 고집만 세우고 욕심을 부렸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너무 무리하게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우꽃님,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제가 진짜로 도움을 요청할지도 몰라요^^ 지금 당장은 머리 속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지만 계획 짜다 막히는 거 있으면 메일로 질문 들어가더라도 용서해주세요.
민님, 자스민님. 아이들이 우리 악기를 다루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시죠? 처음에는 일이 힘들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애들 만나는 즐거움으로 일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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