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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투정 심한 남편

쓸쓸한 겨울 조회수 : 1,160
작성일 : 2003-12-12 11:34:26
결혼 3년차인데요. 그동안은 그럭저럭 참아왔는데 요즘들어 저도 지쳤나봐요. 참지 못하고 맞장을
뜨게 되네요.  제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요. 어제도 밤에 들어와서 된장찌게를 끓이는데
물,멸치,된장,무우를  끓이다가 감자넣고 호박넣고 나중에 동생이 준 바자락이 생각나서 바지락을 넣었어요. 그럭저럭 맛이 나더군요. 사실 음식을 잘하진 못한다는건 인정합니다. 신랑이 아침에 먹으면서 하는말이 된장찌게에는 해물을 넣으면 안된데요. 시원한 된장찌게에 시원한 해물(바지락)이 들어가면 맛이 안난다는 말이죠. 제 생각은 무우를 괜히 넣었나 했는데 느닷없는 해물탓을 하네요. 어쨌든 아침부터 별로 기분 안좋게 출근을 했어요. 전 고향이 충청도여서 해물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어서인지 사실 멸치가
국에 들어가도 먹기 전에 빼버리곤 하거든요. 반대로 남편은 저희 친정음식이 어중간한 맛이라 맞지 않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역차에서오는 음식갈등인데 매번 해물관련한 음식만 하면 꼬투리를 어찌나 잡아내는지. 특히 찌게,국등에 멸치 안 들어가면 꼭 한마디씩해요.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 의무감이 투철한 사람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맞벌이 하면서 집에 밥,국 안떨어지고 가끔은 찌게도 끓여주는데 저에대한 무슨 기대치가 그리 큰지 정말 슈퍼우먼을 꿈꾸는 것 같애요.
여기까진 반찬투정얘기지만 애문제도있어요 지금 두돌된 남자 아이가 있는데 시누가 키워줍니다. 금요일저녁에 데려와서 일요일 저녁에 데려다줘요. 요즘은 혼자 잘노니까 덜하지만 몇달전만해도 어찌나 안아 달라고 하는지 한주 애보고 그다음 월요일 팔다리,허리까지 안아픈곳이 없어요.그래서 힘들다고 하면 자기 새끼보는데 힘들다고하는것은 말이 안된데요. 무슨 억지같은 말인가요. 아픈데 아프다고 남편한테 말도 못하나요?. 하지만 이사람 생각은 당연한것을 왜 힘들다고 하는냐에요. 남들다 몇씩 키운다는거죠. 정말 대화할맛이 딱 떨어지는 그런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남편도 애는 잘봐요. 가끔식 청소도 하고 하지만
남자가 해봤자 여자만큼 집안일 , 애를 보나요?. 객관적으로 봐도 그건 아니지요.
그렇게 한번 부딪히면 일주일씩 말을 안해요.신경전이죠.그러다 애 데려오려면 어쩔수 없이 휴전하고 다음에 또 부딪히면 또 말안하고. 제대로 풀지 않고 이런식으로 반복합니다. 정말 피곤해서 살겠어요. 신혼초에 해야할  신경전을 이제와서야 하려는 정말 피곤합니다.
구구절절 저의 시커먼 속마음을 털어놨는데요. 제가 물러나서 그 잔소리 계속 들어가면서 남편한테 맞춰 살아야 하는건지 아니면 이런식으로 쌓기만 해야 하는건지.
경험있는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IP : 210.121.xxx.7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니스프리
    '03.12.12 11:47 AM (220.86.xxx.50)

    저희 부모님을 예로 말씀드리자면

    결혼은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에게 맞추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대화를 하고 의논해가면서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계속 물러나지 마시고 남편분과 대화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한사람의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말을 들으면서 ....

    서로에게 사정이 있는 걸
    확실하게 말을 안하고 흘려서 또는 조금씩 말하는것은 좋지 않거든요
    [특히 남자는 복잡한 여자의 심리를 절대 모르거든요 ]
    솔직하고 진지하게 한번 말해 보세요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에게 조금씩 길들여진다는 것인것 같아요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랄께요

  • 2. 물푸레나무
    '03.12.12 11:49 AM (211.248.xxx.246)

    많이 힘드시겠네요...

    그런데요,,, 저녁에 시간한번 내서 남편분과 얘기한번 해보세요...
    내감정-내얘기를 하려고 작정하지 마시고, 그사람 이야기 , 감정을 한번 들어봐주자하는식으로
    생각정하고 시작하세요..

    여자랑 남자랑은 생김새뿐 아니라 생각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나에게 심각한 일이 상대방에겐 아무렇지 않을때도 있고 그렇대요...

    제 신혼때가 생각나요... 제신랑은 충청도 남자인데, 대학생활부터 경상도에서
    해온지라 강원도에서 나고자란 저하고는 많이 틀리지요...
    그래서 힘들때 아는선배가 얘기하더라구요...
    한번 도닦는다 생각하고 작정하고 그사람얘기를 들어주라고...
    근데, 그렇게 했더니, 그사람도 내게 맞추느라 나름대로 힘들어 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나서 내가 섭섭했던거 힘든거 얘기하니 그사람도 미안해 하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많이 좋아졌어요...
    근데, 그 약발이 한 6개월 가는것 같아요... 약발떨어질때 다시 하지요...

    저도 맞벌이라 정말 하루중 대화시간이 거의 없거든요...

    대화만큼 좋은것은 없는것 같아요...


    도움이 되실런지....

  • 3. 미씨
    '03.12.12 11:50 AM (203.234.xxx.253)

    저도 맞벌이에,, 그냥 대충 음식해먹고,,(음식잘못함).. 평일은 저녁에만 애기봐도 되지만,,일요일같은경우는 밀린청소하며,애기랑 하루종일 있으면 월요일 출근해서,,온몸이 다 쑤시고 아파요.(무척피곤하죠),
    예전에는 설거지,청소좀 도와주다가,,신랑도 워낙 야근에,못들어오거나,주말에도 나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이제는 바라지도 않고,,,혼자 많이 힘들어요...
    저도 님의 입장 정말,,, 공감합니다.. 지금은 그런 남편한테 뭘 바라는것은 아예 포기하고,,그냥 저도 적당히 맞춰서 사는것 같아요. 신경전 벌이는게 더 피곤하고 힘들어서,,
    울 애기가, 지금현재 가장 큰 힘이 되는것 같네요..

  • 4. 고참하얀이
    '03.12.12 12:33 PM (219.249.xxx.37)

    시어머니한테가 제일 좋기는 하지만 시누한테 국을 좀 얻어다가 먹여 주세요. 님이 끓인 거처럼...

    음식 타박하는 사람은 뭘 먹여도 타박을 하던데요.
    저는 음식 타박하면 그 음식 다시는 안 해줍니다.
    덕분에 울 신랑 그 좋아하는 명태국 다시는 못 먹습니다.
    맛은 좋다면서 생선 질감까지 타박했었거든요.
    "나 음식 잘 못하기는 하지만 내식대로 해보련다"하고 선언하고는 죽 밀고가세요.

    그리고, 남자들 음식 타박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게 제일입니다.
    솔직히 남자들이 맛이나 잘 아나요?
    기분 따라서 이랬다 저랬다...
    아침에 입깔깔하면 뭐든지 별로잖아요.

  • 5. 송심맘
    '03.12.12 1:00 PM (211.203.xxx.245)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글 올리려다 망설이고있었는데..
    요 며칠 직장 분위기도 안좋고, 송심파랑도 냉전중이다보니 정말 내가 왜 이러고있나 싶습니다.
    힘내세요.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 6. 행복을 꿈꾸며
    '03.12.12 1:11 PM (210.121.xxx.73)

    윗글에 답글 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답글읽고 밥먹고 오면서 생각해보니 맘을 좀 넓게 생각할까합니다. 요며칠 계속 그 고민 하느라 우울했었는데. 언젠가 좋은 맘으로 대화할 기회가 오겠죠. 일단 이 고민 접겠습니다. 대화로 풀지 못하고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는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
    지금은 그냥 넘어가고 싶네요(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안되겠어요). 남편도 이생각이 아닐까 하는데. 하지만 머지않아 또 반복되겠죠.지금도 아무일 없었다는듯 다른 얘기 하는걸 보면 기가 막힐정도로 기분나쁘지만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 보단 낫다는 생각으로 우울한 마음 접으렵니다.
    그럼 올해 며칠 안남았는데 마무리 잘하시고 happy new year 하시길 바랍니다.

  • 7. 열쩡
    '03.12.12 1:27 PM (220.118.xxx.66)

    음식타박하는 남자가 가장 쫌팽이인거 같아요.
    입에 안맞으면 본인이 직접 해먹던가.
    해주는 것만도 감지덕지 할 것이지...
    우리 아버지, 밥상앞에서 왜 그렇게 잔소리가 많았는지.
    늘 밥상앞에서 마음졸였던거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요.

  • 8. 고수
    '03.12.12 4:36 PM (211.200.xxx.168)

    쫌팽이 맞지요
    또 화내실라. 며느리가 이쁘면 발뒤꿈치도 이쁘다는 옛말있죠.
    대화도 좋고 여러가지 방법도 좋지만 남편분이 늘 불만스럽고 투정부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그 건을 파악해보시고 의견나누시고 맟춰보세요.
    아니면 자라온 태생이나 가정환경이 그랬을지도...
    님 이 강해지셔야 됩니다.결혼3년에 1주일씩 대화 단절이라.
    너무 알방적으로 맟춰주시는건 곤란할듯합니다.내손맛에 맟추게하세요
    (우리남편 내가한건 뭐든지 맛있고 잘한다고 하니 남편한테도 더 잘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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