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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머리를 두번 자르는 여자

박재현 조회수 : 1,161
작성일 : 2003-12-06 00:08:55
나는 머리를 길어본 적이 별로 없다.
항상 단발 아니면 컷트.
나는 얼굴이 동그랗지만 동그란 머리가 귀엽다
(그나마 낫다 -_-;;)
컷트를 한지 10년이 넘지만 항상 미장원에 가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미용사가 내 머리를 어떻게 해 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심하고 줏대 없는 나는 항상 보자기를 뒤집어쓰고는
머리에 물을 묻히며 묻는 미용사에게
알아서 이쁘게 해주세요 해버린다.

가끔 알아서 정말 이쁘게 해 주는 언니도 있었다.
그러나 내 이상한 머리통을 이쁘게 깍아준 언니는
곧 미용실을 떠나 더 좋은곳으로 가버리고
나는 다른 미용실을 전전하게 되는데

가끔씩 내 머리로 작품을 만들어 놓는다거나
이소라의 아수라백작머리, 뒷부분이 유난히 긴 엘비스머리,
얼굴이 넙적해 보이는 아줌마커트, 너무나도 층을 안주고
가지런히 자른 갓난이 머리,
어중간히 긴것보다 짧은게 낫겠다 싶어 짧게 짧게를 외치다
너무 짧아서 암환자 머리 등등. 맘고생도 심하고
돈도 많이 버리고.

그동안은 머리를 잘못 깍으면 몇일 바깥세상을 등지고
머리가 길기만을 바라며 열심히 야한생각을 하며 지냈지만

얼마전 풍문으로 들은 그 미용실은 정말 최악이었다.
내 뒷머리가 다른사람보다 길게 나 있다는건
미용사마다 이야기를 해서 알고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내 특징을 나타내어야 할까?
머리를 자르고 집으로 오는길에 슬쩍 비친 내 모습은
오오 당신은 엘비스군요
구랫나루는 어디로 갔나요 였다.

나는 집으로 갈수가 없었다.
아무리 결혼하구 둔탱이 신랑이라고 해도
이런 내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었다.

나는 집에 가는길에 바로 다른 미용실로 갔다.
망해봐야 어떻게 더 망하겠어.
뒷머리를 바짝 깍아주세요 바짝바짝

이렇게 저렇게 해서 집에는 왔다.

그러나 맘에는 상당히 안든다.

돈만 억수로 썻다.

난 하루에 머리를 두번 자른다.

슬프다 ㅠ_ㅠ
IP : 211.192.xxx.13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asmine
    '03.12.6 8:57 AM (211.204.xxx.203)

    ㅋㅋㅋ, 그 심정 알아요....저두 외출 자제하고 있거든요.

  • 2. 아으
    '03.12.6 9:57 AM (203.240.xxx.21)

    나랑 똑같네요
    나도 기분전환겸 머리 했는데 옆엔 꼭 기름에 튀겨놓은것 모냥 양사방으로
    뻗쳐 난리고 앞머린 너무 짧게 잘라 아무리 죽여도 빳빳이 서있고...
    그날 (일주일됐지 아마?) 미장원에서 공짜로 준 글레이즈 오늘보니 빈통이데...
    허걱!
    그럼 이렇게까지 많이 발라 줬는데도 남편이 내머리를 보고 콩콩 대못을 박았단 말인가?
    "앞머리가 그게뭐냐? 우산쓴것도 아니고!!!"

  • 3. 빈수레
    '03.12.6 10:12 AM (218.235.xxx.67)

    어쩜~!!!! 내 경우랑 그리 똑같을까요~!!!!!

    .........가끔 알아서 정말 이쁘게 해 주는 언니도 있었다. 그러나 내 이상한 머리통을 이쁘게 깍아준 언니는 곧 미용실을 떠나 더 좋은곳으로 가버리고 나는 다른 미용실을 전전하게 되는데......

    아직도 전전합니다.
    그래서, 어지간하게 나왔으면, 자르고 파마하고 한 학기 정도씩 버티다~버티다, 집안행사 있으면 미장원에 갑니다.-.-;;;

  • 4. 꽃게
    '03.12.6 10:18 AM (211.252.xxx.1)

    저도 근 십오년을 헤매고 다니고 있답니다.ㅋㅋㅋㅋㅋ

  • 5. ky26
    '03.12.6 11:08 AM (211.220.xxx.160)

    전요
    친구가 미용사라서 딴데 못가요
    그래서 항상 긴머리를 고수하고있죠
    그나마 못잘라두 티가 덜나구
    아님 묶고 다니면 되니깐...

  • 6. 김수영
    '03.12.6 12:26 PM (203.246.xxx.242)

    "알아서 예쁘게 잘 해주는 언니"가 있으면
    아무도 몰래 연락처를 반.드.시. 물어보세요.
    그런 미용사 언니, 쉽게 만날 수 없잖아요. 꼭 사수해야 합니다.^^

  • 7. 방울코공주
    '03.12.6 12:56 PM (219.248.xxx.146)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그동안 내 스타일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저만 탓하고 있었는데..
    맘에 안드는 머리에도 한마디 말도 하지못하고
    오히려 '수고하셨어요'라고 하고 나오는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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