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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 얽힌 추억담 하나.

아라레 조회수 : 1,454
작성일 : 2003-12-01 19:08:34
애도 위에 올려놨것다,(서까래가 아닌 윗층 시어머니한테)

밥도 밥통안에 있겠다, 잠시의 여유가 생겨

파도타기 즐기던 중에 문득 옛생각이 나네요.

실은 이 에피소드는 무시로 떠오를 정도로

참으로 삼라만상의 감정을 한큐에 보내버린

제 극악한 S의 언어만행이었습니다.

(사특마눌+극악서방=(뗑깡)무한가능의 아기  =ㅅ=;;)

(참! 뗑깡(땡깡인지?)은 아주 나쁜 의미의 일본어라

-간질발작이라는 군요-애들한테 쓰면 안좋다던데...)


여러분들은 정말 한순간에, 1~2초의 시간안에

한가지가 아닌 온갖 감정의 파노라마를 겪으신 적이 있는지?

뭐, 세간에는 엘리베이터안에서의 방귀에 관한 고찰 어쩌구로

각 감정을 공감가게 정의내린 것도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옆길로 새면...

# 당황 : 여러 사람과 같이 있는데 방귀가 나오려고 할 때

# 다행 : 그 순간 먼저 뀐 놈의 냄새가 풍겨 올 때

# 황당 : 그놈의 냄새에 내 방귀를 살짝 얹으려 했는데 소리 나는 방귀일 때

# 기쁨 : 혼자만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시원하게 한 방 날렸을 때

# 감수 : 역시 냄새가 지독했을 때 (음, 나의 체취쯤이야...)

# 창피 :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탔을 때

# 고통 : 둘만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이 지독한 방귀를 뀌었을때

# 울화 : 방귀 뀐 놈이 마치 자기가 안그런 양 딴청 피우고 있을 때

# 고독 : 방귀 뀐 놈이 내리고 놈의 체취를 혼자 느껴야 할 때

# 억울 : 그놈의 체취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타면서 얼굴을 찡그릴 때

# 울분 : 엄마 손 잡고 올라탄 꼬마가 나를 가리키며

           "엄마 저 사람이 방구 뀌었나봐" 할 때

# 허탈 : 엄마가 "누구나 방귀는 뀔 수 있는 거야" 하며 꼬마를 타이를 때

# 민감 : 그러면서 그 엄마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살짝 미소를 전할때



그래도 이런 만감은 최소한 후각신경의 고통과

최소 3인이상 타인에 의해 저질러진 시간적 순차의

조건을 수반하는 감정변화 아닙니까?

(뭔소린지...?  =ㅅ=a)

저는 한참 연애의 묘미를 느낄무렵,

저녁놀이 장미빛으로 분위기를 잡아주던 때에

(그당시)사랑하던 사람에게 처.절.하.게

노도와 같이 덮쳐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밀레니엄 전.

저와 S는 그의 차를 타고 강변도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미사리 까페촌을 지나 팔당대교 한적한 곳에

차를 대고 종이컵에 담긴 커피향에 취하며

도란도란 즐거웁게 대화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여기서도 경제적 빈곤(?)의모습이 잠깐 엿보이지 않습니까?

그 예쁜 까페들은 배경으로 앉혀두고 차안서 마시는 자판기 커피...ㅜㅅㅜ)

대화가 잠깐 끊어지고.... 분위기는 로맨틱(에로)해지려는 찰나...

자연환경과 하늘빛마저 핑크빛으로 물들 때....

무언가를 생각하던 S, (고즈넉한 음성으로)

S: 난 이 차를 탈 때마다 네 생각이 나....


아.... 정말 바로 그 짧은 찰나에 어찌 그리 많은 상념이 스치던지...

그래, 우리가 이 차를 타고 여기저기 추억어린 장소로

많이도 놀러다녔지.... 오늘또한 그러했고....

차안에서 보낸 시간과 대화는 까페안에서 보낸 시간보다

백배는 더 찜쪄 먹을 정도였고,(아름다운 추억의 회상)

내가 늦도록 술에 취해 집에갈 차편이 끊어졌을 때도(-_-;;;)

항상 S가 이 차를 끌고 나와

무사히 나를 귀가시켜줬지...(머슴지수 100%)

우리의 첫키스도...우리의 응응응도...우리의 뭐뭐뭐도...

암튼 너와 나의 모든 추억거리는 다 이 차안에서

이루어졌었구나...(애정의 솟구침)

그리고 이 차는 S가 1년동안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샀다는

보물 1호잖아....?  

그만큼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감동의 회오리)

항상 내색도 별로 안하더니 그런 기특한 생각도 할 줄 알고...


그 찰나의 순간에 나혼자 로망의 날개를 타고

감동에 젖어 끈적한 목소리로  "...왜...?" 라고

(확인사살차) 묻는 내 질문에 S는 너무도

절연하게, 건조한 목소리로, 게다가 웃기다는 듯이

킥킥거리며.....

" 이 차가 이래뵈도(살 때부터 중고였슴다...)

  쫌만 여기저기 손봐주면 털털거리고 잘나가거든.

  너도 맨날 아프다, 아프다 골골하면서도

  끈질기게 안아프고 잘버티잖아.

  그래선가? 암튼 앨보면 니생각 나."

나: ...... -_-;;;;;;;; +

1초전만 해도 러브러브였던 분위기와 내 감성이

동시다발적으로 당혹,무안, 민망, 허무, 허탈, 배신, 분노의 폭풍우로

돌변하면서 제 혈압치의 상승곡선에서 휘몰아치더군요.

그 완벽히(?) 조성된 무드에 나와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라 믿었던 이에게서 받은 기대치는

이 똥차의 엔진성능과  같은선상이었다니......(짓밟힌 자존심 ㅠ.ㅠ)



그 날 S는 제 분노의 펀치를 맞고

저 하늘 멀리 별이 되어 사라졌다가

다시 인간세상으로 귀환했답니다.....

두고두고 씹고 씹히고....

호호할망 할아범이 되어서도 이 야그는 계속될 겁니다....




IP : 210.117.xxx.16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즈
    '03.12.1 7:35 PM (211.169.xxx.14)

    ㅋㅋㅋ
    그 S는 속 괜찮습니까?
    호박도 드셨나요?

  • 2. 김소영
    '03.12.1 7:39 PM (221.157.xxx.222)

    아라레님, S님에 대한 추억담은 두사람 사이의 일이라 그냥 놔두더라도
    윗층에 시엄니 계시는데 유통기한 한참 지난 어묵으로 조리를 하셨단 말씀이신지...
    이번에 기회 되시거든 간(Liver)의 사이즈를 한번 재보심이 어떨지...

  • 3. 아라레
    '03.12.1 8:04 PM (210.117.xxx.164)

    그렇습니다. 제 인디언식 이름이
    '간이 배밖으로' 또는 '막다르면 배째'입니다. ^^
    저희 시엄니께선 살아있는 생불이요,성모시랍니다.
    대한민국 1등 시엄니. 효도 해야 하는데
    맘보다 게으른 육신땜에 죄송할 따름이져...ㅠ.ㅠ
    제 남푠의 위장능력은 걱정+동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ㅎㅎㅎ

  • 4. 김혜경
    '03.12.1 8:20 PM (211.201.xxx.44)

    하하하...
    아라레님, S님 무지 사랑하시는 것 같은데요...

  • 5. 꽃게
    '03.12.1 9:10 PM (61.43.xxx.144)

    오늘은 곳곳에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네요.
    어느게 더 오래도록 씹힐까요???
    밤새 진통하고 아침에 애 낳으러 병원 가자는 마눌에게 밥해달라고 하던 남푠과~~~
    저는 이제 기운없어서 씹지도 않는답니다.

  • 6. jasmine
    '03.12.1 9:17 PM (211.204.xxx.77)

    글발이 장난이 아닙니다요. 자주 저희를 기쁘게 해주시게. 명령임다!!!!!

  • 7. 아라레
    '03.12.1 10:12 PM (210.117.xxx.164)

    쟈스민님. 광영입니다요. ^^
    그러나 저희 개인적인 치부(?)가 낱낱이
    밝혀지는 것이 주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많으실 듯 싶어요...
    수많은 만화같은 야화가 있지만(7년 연애)
    다 밝히면 가문의 망신이 된답니다. = n = ;;
    앗! 장그마이~ 하고 있네요. 그럼 이만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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