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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마다......

신경성 위염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3-11-30 01:24:59
저는 1년에 한번씩 이유없이 속이 쓰린 신경성위염을 앓게 됩니다.
때는 병원가기 한달전이죠.무슨 병원이냐구요?
저희 아이때문입니다. 지금 3살인 아이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합니다. 이쁘고 똑똑하기까지 하죠.  아마 평생 정상인으로 살것 같아요.

근데 뭔소리냐구요?

임신32주째 초음파검사중 의사가 시내의 방사선전문병원에 가서 정밀초음파를 받아보라고 했습니다. 아이 오른쪽 뇌에 물혹이 있는거 같다구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말이 뭔지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정밀초음파를 받으러가는날 저는 친정에 내려와 있던  터라 신랑도 없이 혼자 병원에 갔죠.
기다리는 동안 남의 일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오른쪽 눈과 귀사이 지점에 혹이 있다는 거였어요.일종의 선천성기형인셈이죠. 의사는 그렇지만 생할하는데는 큰 문제 없을거라고 얘기 했습니다.공부하거나 생활하는데 아무 이상 없을거라는 ,,,

저도 왠지 마음이 두렵거나 하지는 않아서 편하게 맘먹고 예정일이 1주일 지나서 순산했습니다.
물론 태어난지 5일뒤에 대학병원에서 MRI를 찍었습니다.근데 병원에서 생각보다 혹이크다고 수술해준느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3킬로 남짓되는 애기 수면제 먹여 MRI 찍으러 조그만 통에 집어넣어 들여보낼때는 제몸도 가누기 힘들때고 정신도 없어 그러려니 했지만 수술이라니 그것도 뇌,......

그뒤로 어차피 집도 서울이고  의사인 친구신랑에게 묻기도 하고 하니 서울 큰병원(서울대,중앙, 삼성)으로 무조건 가라고 해서 서울 삼성병원으로 갔습니다.(단순하게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그곳에서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이 나왔어요. 이런경우 수술하자는 주장과 안해도 이상 없으면 할 필요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자기는 수술반대라구요. 일단 지금은 아무 이상 없으니 1년뒤에 다시 오라구요. 그사이 4개월쯤 부터오른쪽머리가 조금 튀어나오는거 같아 서울대학병원에 갔더니 같은 얘기였습니다. 물혹이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조금 튀어 니왔지만 흉한정도가 아니니 두고보자고 하더군요.

그러구 돌이 지나구 다시 MRI찍었습니다. 그때는 얼마나 겁이 나던지요. 태어나서 금방 찍을때랑은 느낌이 너무 달라 겁도나고 14개월짜리를 5시간동안  물한방울 안먹이고 금식시키는것도 너무 애처로왔습니다. 근데 결과는 이러기도 뭐하고 저러기도 뭐하다는 판단!
아이가 크는 만큼 물혹도 따라 커졌다는군요. 그래서 크기가 커서 수술을 해줘야겠는데 아직은 아이가 너무 어리니 최대한 키워서 하자고 6개월쯤뒤에 가을에 날씨 좋은날 잡자 그러시더군요.
아이가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순하고 똑똑하기까지 해서 별걱정 안했었는데...그때부터 6개월동안은 아이가 잠들면 울기 일쑤였습니다." 널 어떻게 수술실로 들여 보낼까..."
6개월뒤에 가니 의사는 또 미뤘습니다. 더 키워서 하자고.... 올봄에 다시 병원가서는 제가 의사한테 그랬어요.
선생님, 왠만하면 수술 안했으면 좋겠다고...지금 충분히 똑똑하고 좋다고... 아무 이상 없는데 혹 수술해서 잘못되면 어떻하냐고,,
의사선생님도 그러더군요. 자기도 그렇다고 그래서 자꾸 미룬거라고 수술해주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주는거라 경과가 어떻게 나온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그래서 수술은 되도록 안하는 쪽으로하자고 하고 내년1월에 다시 MRI를 찍어 체크하기로 했습니다.
그 1월이 다시 다가오니 알게모르게 스트레스가 또 되고 있나봅니다.
자꾸 달력을 보게 되고 날짜를 꼽게 됩니다.
두달뒤에 또 아이를 잠재워 그 커다랗고 어두운 통에 넣으려니 무섭습니다.
몇일전부터 계속 입맛도 없고 속이 쓰려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오는 자꾸 달력을 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이의 느는 말과 재롱에 깜박하고 있다가....다시 걱정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오늘도 아이를 재우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제발 혹이 줄어있길 기도했습니다. 이런 날라리기도가 소용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이렇게라도  고백하면서 저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나봅니다.
IP : 220.94.xxx.1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창희
    '03.11.30 2:46 AM (220.76.xxx.170)

    며칠전 고등학교 동창희에 갔었어요
    내년이 졸업 30주년 homecoming이라 미리 모임을가진것인데 어찌나 반가웠던지
    멋쟁이친구는 와인을 들고 나타나선 우리 29년만인데 한잔씩해야지하기도 하고
    졸업사진을 복사해와서 이름을 생각해내곤하거나
    자녀들사진을 돌리며 좋은 신랑감이나 신부감소개하라고 .
    세월은 변했으나 그 예쁘던 모습들 서로 하나도 안변했다고 서로 위로하면서
    다음에 또 만날것을 기약하며 헤어졌어요

  • 2. 신유현
    '03.11.30 3:22 AM (211.189.xxx.221)

    엄마가 스트레스받으면 아이도 같이 불안해 한데요.
    너무 불안해 하지 마세요. 좋은 결과있기를 같이 기도해 드릴게요.

  • 3. 김혜경
    '03.11.30 9:05 AM (218.51.xxx.92)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저도 신유현님과 같이 마음을 모아서 기도해드릴게요.

  • 4. 초록부엉이
    '03.11.30 7:18 PM (218.50.xxx.133)

    남인 제 가슴도 쿵쿵 뛰네요.
    용기를 내세요.
    유현님 말씀처럼 아이에게 불안감이 전달되지 않도록 마음 추스리시구요.
    그리고..
    간절히 간절하게 애끓는 심정으로 하는 기도는 참된 기도이지 날라리 기도 절대 아닙니다.
    용기 내세요.

  • 5. 아임오케이
    '03.12.1 8:51 AM (221.145.xxx.201)

    병원에서 이론적으로 약간의 가능성만 비쳐도 계속 추적 조사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병원에서 걱정하면서 계속 검사하는거 사실 그렇게 일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더라구요.
    실제로 겪으면 무지 마음 졸이고 걱정되지만...

    지금껏 건강하게 잘자랐으니 앞으로도 별탈없이 잘 자랄거에요..
    아기 위해 기도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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