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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숙제는 네가 해라!!

임소라 조회수 : 996
작성일 : 2003-11-17 17:27:07

가정 수행평가가 바로 바느질이었습니다. 오늘 검사였구요. 바느질을 해서 잠옷바지를 만드는 거였는데
저는 바느질엔 소질이 많지 않은 편이라서 좀 늦게 끝냈습니다.

이걸 집에 가져가서 해오라고 한 건데 제가 깜빡 했거든요. 근데 참 기가 막힌건 애들이 자기 거 바느질 잘 됐다고 자랑하면서 엄마가 밤 12시까지 해 준거라고 하는 겁니다. 수행평간데... 자기 실력도 아닌 걸 보면서 정말 속 팍팍 터졌습니다.

근래 들어서 체육 창작 에어로빅 수행평가와 국어 소설쓰기 수행평가, 국사 글쓰기와 그 밖에도 각종 수행평가가 저를 괴롭히는 걸 보고 엄마께서 바느질 해 주냐고 물었을 때 단호히 거절했건만...

아무리 쉽고 편하다고 해도 직접 바늘에 찔리지도 않아보고서 어떻게 자기가 했다고 그렇게 당당히 말 할수가 있는건지 참.... 어딜 가나 정직한 사람이 손해를 보는 건가요?

82쿡 이모님들 자제 중에는 이런 염치없는 애들이 없기를 간절히 빕니다. 엄마가 해줘서 받은 점수가 자기 이름 밑에 쓰여도 그건 그 애의 점수가 아니니까요.....

괜히 바늘에 쿡쿡 찔린 손가락만 더 쑤시는 거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알아보실까요? 정직하게 한 애 것과 엄마가 해준 아이의 것을....
제가 착했다면 그냥 넘어갔을 일을..... 괜히 속 터져서 이렇게 주절거립니다.  
IP : 218.235.xxx.20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쩡
    '03.11.17 5:38 PM (220.118.xxx.207)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 마음 오래 간직 하세요.
    가능하다면 영원히...ㅎㅎ

  • 2. 오이마사지
    '03.11.17 5:40 PM (203.244.xxx.254)

    그러게요..밤세워 손가락 쿡쿡 찔러가면서 한 소라양의 솜씨를 선생님이 알아봐야 할텐데..

  • 3. 김이현
    '03.11.17 6:02 PM (220.86.xxx.50)

    속상해 하지 마세여. 요즘 단추하나 못다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다른 사람들은 못하는것 경험했다고 생각하세요. 한번 해보았으니까 만약 다시 바느질 할 일이 생기셨을땐 숙련된 솜씨를 뽐낼수 있을꺼여요 [제가 한복바지랑 저고리 한번 만들고 나니까 왠만한것은 다 손으로 만들어 지더라구요]. 노력한만큼 돌아옵니다!!!

  • 4. Fermata
    '03.11.17 6:16 PM (211.40.xxx.103)

    해 보고 큰거랑 안 해 보고 큰 거랑 진짜 달라요.
    수행평가 점수에 연연해 하지 마시고
    소라양은 다른 아이들보다 잘 하는 한가지가 생겼으니
    너무 속 끓이지 마세요.
    분노하면 소라양 맘만 상한답니다 (경험자.. ^^;;)

  • 5. 푸우
    '03.11.17 6:24 PM (219.241.xxx.242)

    이글을 보면,,
    중학생이 맞는거 같기도 하구,,,$$$$

  • 6. 치즈
    '03.11.17 6:51 PM (211.169.xxx.14)

    소라양 ....이뻐요.*^^*

    앞으로 가정선생님들은 """손꾸락"""검사를 하실 것을 명 합니다.*^__^*

  • 7. 톱밥
    '03.11.17 7:59 PM (218.235.xxx.54)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저는 정말 바느질에 소질이 없어서.. ㅠ.ㅠ
    좋아하는데 소질이 없으니까 더 답답하더라구요.
    느릿느릿 진도 못 빼다가 결국 엄마한테 부탁을 하긴 헀는데.. 후훗.
    울 엄마도 저만큼 느릿느릿.
    솜씨는 있으셨지만 바느질을 별로 안 좋아하시고 속도가 느린편이시거든요.

    앞치마 만들기가 숙제였는데 수뜨는 게 느려서 부랴부랴 숙제 제출하는 날까지 겨우 박음질해서 가지고 오셨어요. 저는, 그래도 내가 다 못 뜬 수는 완성하셨겠지하고 내심 기대하고 앞치마를 펼쳤는데 맙소다~ 저보다 조금 더 뜨시고 결국 수는 미완성. 어린 맘에 원망을 했지만 엄마가 더 뭐라고 하시더군요. 그게 니 숙제지 내 숙제냐! 이 정도 해준 것도 고마운 줄 알아!!!!

  • 8. 정원사
    '03.11.17 8:19 PM (218.236.xxx.57)

    딸 아이 중학교 때 그런 과제가 있었지요.
    요즘은 그걸보고 수행평가 라고 하나 보네요.
    딸 애도 바느질을 어찌나 못하고 느린지 밤 새워해도 못하곤 했어요.
    중간고사와 겹치게 된 어느날인가
    다른 애들은 다 엄마가 해준다며 나도 엄마가 좀 해줘라..하기에
    전 그런건 못해도 자기 자신이 하는거라고 타일러 시험 공부 하나도 못하고 밤을 새다시피 해서 가지고 갔어요.
    그런데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 온 딸아이가 화를 내며 하는 말.
    다른 아이들은 거의가 다 수예점에서 맞추어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헉..엄마가 해준 것도 아니고 수예점이라니..말이 안나오더군요.
    다른 엄마들에게 알아보니 정말 다들 수예점에다가 맡겼더라구요.
    어떻게 수예점에 맡겨서 해 갈 생각들을 했는지...어이가 없어 말이 다 안나왔지만
    같은 단지에 사시던 가정 선생님께선!
    손가락 검사 같은 것 절대 안하시고^^
    그 아이 것들을 다 '수' 를 주셨답니다..수예점 솜씨라 얼른봐도 분명한 차이가 나는데도.
    소라양에겐 창피한 어른들의 이야기지만..

    그러나 소라양.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안다고..무엇이 달라도 다른 사람이 된답니다.
    수행평가를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라양은 정말 언제라도 자신있는 당당한 사람이 될거예요...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 9. 김새봄
    '03.11.17 8:21 PM (211.206.xxx.171)

    음..무지하게 찔립니다.
    저 제가 해본거 별로 없습니다.속도 때문에 엄마가 엄마가 못하시는건 할머니까지..
    소라양 박수 쳐주고 싶은 학생입니다.
    선생님들도 보시면 아실꺼에요.학생 솜씨랑 엄마 솜씨랑 다르니까요.
    근데 뻔뻔하게 딸한테는 그럽니다.
    못해도 네가해!
    딸..."애들은 다 엄마가 해줘거 이쁘단 말이야"
    나..."네가 하다하다 못하는건 해줄테니까 내가 해봐!"
    딸....".....................................(입이 한자는 나왔습니다)"

  • 10. kazol
    '03.11.17 8:51 PM (211.215.xxx.6)

    전 중학교 때 자수놓는거 너무 싫어했어요.
    못 하진 않았는데 너무 하기가 싫어서 엄마더러 해달라고 했는데 저희 엄마 정말 자수 못 놓으시거든요.
    저보다 더 못해요.^^ 근데 엄마는 당신이 자수를 잘 못한다는 얘기를 안하셨어요.
    그리고 그때는 우리 엄마는 당연히 다 잘 할줄 알았죠.
    그 다음날 검사 받는데 선생님이 조용히 제 어깨에 손을 올리시더니,
    "너는 어쩜 그렇게 자수를 못 놓니?"
    하시더군요.^^;;;;;;
    그냥 내가 할걸, 괜히 엄마한테 부탁해서 창피만 당했다는 이야기.
    근데 우리 엄마는 자신이 자수 놓은거 스스로 만족하셨대요.하하하.

  • 11. yuni
    '03.11.17 9:04 PM (218.49.xxx.47)

    소라양 걱정 마세요.
    가정선생님이 쌩초보가 아니신이상 엄마가 하셨는지, 학생이 했는지 다 아신답니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 우스개소리가 있잖아요,'애가 한거처럼 어설프게 해서 보내라...'
    저 학교 다닐때 가정선생님은 엄마가 대신해준 애들은 엄청나게 꼬집으셨답니다.
    손톱을 이만~~큼 기르셔서 빨간 메니큐어 바르셨었는데...
    그 선생님이 갑자기 보고 싶네요.

  • 12. 김혜경
    '03.11.17 9:54 PM (211.212.xxx.137)

    소라님...
    선생님이 알아보시든 알아보시지 않든, 소라님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칭찬해주세요. 정말 잘 하셨어요...

  • 13. 피글렛
    '03.11.17 10:14 PM (211.119.xxx.211)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소라양이 알고, 그리고 우리가 다 알잖아요!

  • 14. 김수영
    '03.11.17 11:43 PM (203.246.xxx.244)

    예전에 우리 언니는 중1 때였나, 열심히 바느질 숙제 해갔는데
    가정선생님께서 엄마가 해주셨다고 단정을 내리시더래요.
    그래서 아니라고, 진짜 제가 한 것이라고 했더니
    너무나 자상하고 고요하신 목소리로, "괜찮아, 엄마가 해주신 거라고 해도
    선생님이 야단 안 칠게" 이러시더래요.
    우리 언니 하루종일 펑펑 울고, 집에 와서 엄마 붙들고 울고 했다네요.
    엄마는 학교에 전화해서 선생님께 정말로 아이가 직접 한 거 맞다고 하시려다가
    오히려 더 이상해질까 봐 그냥 "네가 혼자 열심히 했다는 건, 네 자신이 알고 엄마가 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몰라주셔도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아라" 하셨대요.

    근데 이상한 건, 저는 바늘만 잡았다 하면 머리가 아프고 동공이 풀리고...
    암튼 일부러 그렇게 하래도 못 할 정도로 바느질에 소질도 취미도 없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자매가 다를 수 있죠????

  • 15. 신유현
    '03.11.18 12:45 AM (211.189.xxx.221)

    욱... 전 중학교때 밤새고도 다 못해서 엄마가 해주셨었는데...ㅡㅡ;;
    전 유난히 바느질이 느려요. 쪼그만 인형하나 만드는데도, 4시간이나 걸리고...목도리하나뜨는데도 반년이 넘게 걸린다니까요.
    근데 임소라님의 마음가짐이 참 보기좋아요. 기운내세요.

  • 16. june
    '03.11.18 7:52 AM (150.176.xxx.160)

    에고고. 제가 칼잡거나 바늘 잡으면 온 집안 식구들이 난리가 났었더라죠...
    학교에서 저정 실습할때마다 영광의 상처들을 하나이상 달고 들어오고..
    저의 바지만들기는 엄마의 작품 이었다지요...
    그런데 그때는 그게 어찌나 싫던지.. 내껄 왜 엄마가하냐고 버럭 댔었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저보곤 저고리나 만들어 라고 했는데... 평가는 저고리로 했었어요.
    친구들은 바지만 만들어 보고 저고리는 안만들어서 허둥지둥 할때 쓰사삭 밑그림그리구 자르고 꼬메고... 잼나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 17. ky26
    '03.11.18 9:00 AM (211.219.xxx.159)

    진짜 부끄럽네요
    지금은 퀄트도 하구 십자수도 하고
    그땐 우찌나 바느질이 하기 싫던지...
    손가방 만들기는 울아빠가 해주시구
    치마는 울엄마가 해주시구
    뜨게질은 친구가 해주구...
    근데 우리땐 실기는 별루 중요한게 아니였는데...
    암튼 부끄럽네요~

  • 18. 톱밥
    '03.11.18 9:04 AM (203.241.xxx.142)

    제 동생이 손이 정말 야무딱지거든요.
    바느질 첨 배울 때 시침질 박음질.. 뭐 이런 걸 일자로 주욱 떠가는 숙제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재봉틀로 박았다고 뭐라.. 하셨다는... 일화가.. 있다지요. -_-;;

  • 19. 소라팬
    '03.11.18 4:41 PM (211.119.xxx.119)

    소라양 저는 와이셔츠 만들기 제 손으로 해서 수예점도 친구 엄마도 다 물리치고 A+ 받았어요.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겠지만 그게 다 자신감을 키우는 과정이고요.... 에이 솔직히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런거 남한테 맡기기 쪽팔리잖아요?? 내가 옳은 일을 했으면 그걸로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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