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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괴로움..
초등 저학년 아이 하나 있구요.
저는 어떤 특정한 분야의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에이전시라는게, 한달에도 프로젝트가 10개씩 돌아갑니다.
이 나이되니 디렉터라 모든 프로젝트 다 책임지고 피티하고 클라이언트 상대해야 합니다.
드라마처럼 당당한 캐릭터의 에이전시 없구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애써 해간일에 대해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실력이 별로다, 돈값 못한다....
아뭏튼 갑이라는 이유로 별별 자존심상하는 얘기 거리낌없이 죄다 합니다...
죄인처럼 가만듣고 있어야 합니다. 변명하고, 사과하고, 재개발해야 합니다.
제가 특별히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갑 을 관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갑은 을을 하인처럼 부리고, 본전빼야 한다는 생각에 마지막 한방울까지 빨대를 꽂아 먹습니다.
한명의 클라이언트하고라도 관계가 나뻐지면, 업계에 소문이 퍼지고 영업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온갖 자존심 상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웃고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도 직접 따와야 하구요, 목표를 채우지 못할때의 회사 내부에서의 시달림과 괴로움은....
12시 퇴근이 다반사구요... 우리나라 에이전시들 대부분 그럴거에요...
사람이 흔한 나라니, 프로젝트 비용은 점점 낮아지고... 그러니 회사가 운영되려면 도저히 견딜수 없을
정도까지 프로젝트를 많이 해야 하고... 그러니 8시 출근, 12시 퇴근이 기본...
제가 너무 절망스러운 것은, 그래도 이 일을 그만둘수 없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돈을 벌어야 하구요... 경제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배운게 도둑질이라 다른 일을 시도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제 월급이 세후 600만원인데요, 현실적으로 이 나이에 다른 일을 해서
이 월급의 반이라도 벌 수 있겠어요?
그러니, 저는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대기업아닌, 에이전시로 일하면서 600만원 월급 적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외국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외국 수준에 맞게 연봉이 책정되어 있어 다행히 월급이 많습니다.
그 월급때문에, 저는 평생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한다니... 너무 인생이 우울합니다...
1. .........
'11.8.2 12:02 PM (1.245.xxx.116)고통이 전해져 옵니다
힘내시라는 말밖에...2. 너무
'11.8.2 12:12 PM (61.106.xxx.72)힘드실것같아요.
그래도 급여가 많다는것만 잡고 버티세요.
게다가 싱글맘이 되시면 돈 이상 힘이 되는게 없어요.
그것보다도 더 쥐꼬리만하게 받으면서 자존감 바닥치는 분들 너무 많고
우리나라에서 전문직이 아닌이상 40대이상의 여자들에게 돌아오는 직업은
마트에서 일하시거나 도우미 이정도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ㅠ.ㅠ3. ..
'11.8.2 12:12 PM (211.55.xxx.129)토닥토닥,,, 님~~ 어쩌겠어요? 저 역시 회사 관두고 아이들 돌보는게 꿈이지만, 현실적으로 친정 부양 때문에 일도 못 그만두고 있어요. 많이 도와드리는 것도 아니지만, 네가 직장이라도 나가니 우리집 가계에 보탬도 되고.. 님도 일하느라 스트레스가 많으시겠어요. 제가 보기에 님도 그 일을 못 관두실거 같으니 생각을 바꾸고 즐기면서 하세요. 님은 월급이 많으시잖아요. 진짜 욕먹고, 힘들게 일해도 님 월급의 반도 못 받는 사람도 있답니다~
4. 그냥
'11.8.2 12:17 PM (218.157.xxx.66)힘내시라고...댓글 달아요.
5. 님
'11.8.2 12:18 PM (118.220.xxx.36)괴롭겠지만 월급이 그에 상당한 보상을 한다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해지지 않을까요?
남편이 쥐꼬리보다 조금 많은 생활비만 주고 돈을 펑펑 쓰네 집에서 팔자 늘어졌네 그런 잔소리 듣는 것도 너무 스트레스에요. 그렇다고 능력 되는것도 아니어서 직업을 가질 수도 없는 저같은 사람도 있어요.ㅠㅠ6. ㅇㅇ
'11.8.2 12:23 PM (58.227.xxx.121)그냥 월급 보고 참으세요...
그만큼 일하고 그거 절반밖에 못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예요.
월급 때문에 이리 살아야 하니 우울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월급이라도 이만큼 받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7. ...
'11.8.2 12:23 PM (118.176.xxx.42)최대한 다니실수있을때까진 다니시구요...연금 같은거 들어두셔서 그만두셔도 살수있게끔 만들어두세요...
8. 그지패밀리
'11.8.2 12:25 PM (114.200.xxx.107)똑같은 삶도 받아들이기 따라 달리보입니다.
삶의 그런 긴장감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나중에 일에서 손을 떼보시면 아실겁니다.
지금은 그 긴장감이 싫고 지치겠지만 그 돈마저 못받을 상황이오면 지금 이때가 좋다고 생각이 드실겁니다.
바꿀수 없다면 즐겨라
내가 그돈을 받는 위치에 있다는것을 즐겨야 할 타이밍으로 보여요.9. .
'11.8.2 12:27 PM (121.166.xxx.115)그 600만원이 큰 금액인 것이야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계시지만 그 금액이 그저 숫자로만 느껴질 뿐 지금 님의 마음에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시는 것일 거에요..
이렇게 살아야 할 뿐 다른 선택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지금 내 인생에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사람을 절망속에 빠뜨리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 때문에 또 얼마나 지치셨겠어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에너지를 만빵 끌어올려야 되는 일을 하고 계시니 도대체 힘이 어디서 나서 사시겠나요..
즐겁지 않은데 즐길 수는 없습니다..
감정은, 의지에 영향받지 않더군요. 특히나 원글님같이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에겐 바닥까지 내려가는 지친 감정을 컨트롤만한 힘조차 없을 수 있지요. 600만원을 받더라도 힘이 안난다면 힘내라는 말이 와닿지도 들리지도 않는 거죠..
님도 에너지를 받고 힘을 받을 곳이 필요합니다.. 님은 맨날 스스로 돌려대는 자가발전기가 아니에요..10. ...
'11.8.2 12:39 PM (211.246.xxx.177)죄송한 얘기지만
급여가 보상 해준다 생각하시고 힘내세요
며칠이라도 휴가 다녀오셨음 하는데 어려워 보이네요
좀만더 홧팅 하시길 바래요11. ?
'11.8.2 12:39 PM (220.78.xxx.154)600만원을 하루에 수십번씩 읊으면서..그냥 꾸욱..참으시면 안될까요..
12. 음...
'11.8.2 12:40 PM (14.33.xxx.2)자기 직업과 환경에 100%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죠.저는 힘이 들때면 미래 목표를 생각하며 참곤 합니다.일을 때려치우고 싶어도, 사람들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한바탕 하고 나와 말아 하다가도 제 계획을 생각하며 참아버리죠.제가 이 직업을 평생 가질게 아니고 언젠가 이렇게 다투며 일하던 사람들도 영원히 마주치지 않게 될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사람들한테 그다지 미련도 없어요.님보다 더하게 사는 분들도 계시니 기운내시길 바래요.
13. 제 남편도
'11.8.2 1:31 PM (112.148.xxx.223)비슷한 일을 하는데,,빨대꽂아 먹는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서 닿네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해도 비슷한 게 이나라 실정입니다.
돈 버는 게 쉽지 않죠.
아이가 아직 어리니 아이 보고 조금 더 힘내세요
나이 먹으면 정말 할려고 해도 또 못하잖아요
착실히 돈 모으셔서 노후 자금 모으면서..그래서 나중에 아이와 여행도 다니고
행복을 누리시면 됩니다.
기운 내세요14. 모아논돈
'11.8.2 1:49 PM (121.130.xxx.215) - 삭제된댓글그만두면 따로 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세요?
일단 그것부터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은요, 엄마가 행복해야 행복해요.
엄마가 돈 많이 벌면서 불행하면, 아무리 풍족한 환경이 주어져도 행복하지 않거든요.
애들때문에 돈 많이 벌어야 한다... 이거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수입이 더 적더라도, 내가 좀 더 아이랑 시간 더 보낼 수 있고, 몸더 덜 피곤하다면 그게 맞는일이에요. 돈때문에 무조건 참다가, 큰 병 생기면...ㅜ.ㅜ...15. ...
'11.8.2 1:56 PM (218.38.xxx.75)600만원 생각하시고..힘내세요..
제남편 1시2시퇴근에 그 반밖에 못받는다면 조금 위로가 되실라나요..ㅠㅠ
그나저나 정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도 큰일이긴해요...ㅠㅠ16. 동병상련
'11.8.2 2:08 PM (125.146.xxx.222)저도 경제력없는 남편이랑 초등 학생 아이들 둔 상황이랑 제 일같아서 답글 답니다.
저 역시 늘 혼자 들판에 찬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는 하이에나 같아요.
제 어깨에 아이의 미래도, 남편의 미래도 달려 있어서 너무 무겁고 버거워요.
제가 하는 일 역시 때론 자존심이 바닥을 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때로는 이 십자가를 언제까지 짊어지고 가야하는 걸까 싶으면서도 때로는 제가 대견하게 느껴지고 제게 엄청난 자부심과 품위가 생긴 것처럼 느껴져요.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자꾸만 성장하는 기분이요.
그리고 600만원 정말로 큰 돈입니다. 연봉이 억, 억 대는 소리, 사실 좀 허황스럽기도 하잖아요? 40대인데 구구절절한 사연없는 600 어디있을까요? 더군다나, 우린 아이를 둔 엄마들인데요.
제 생각에는 안으로든 밖으로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느라 힘드신 것 같아요. 이렇게 마음 앓이를 심하게 하고 나면 기적처럼 새로운 길이 열리거나 새로운 눈이 생기곤 했거든요.
그럴 때는 지금 쓰신 것처럼 충분히 힘들어 하세요. 푸념도 많이 하시구요. 바닥까지 슬퍼하는 것도 좋은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샘물처럼 또 힘이 차오르더라구요.
곁에서 누군가, 격려해주는 분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너무 장하다. 지금껏 참 멋지게 살아왔다. 너,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니? 라고 말해주는 분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제가 대신 해드리면 안될까요?
지금 무지 잘 하고 계신 거고,( 그 업계에, 그 연봉 받으시며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승자랍니다) 정말 장하시다고,
힘드시다는 것 이해하고 많이 슬퍼하고 헐떡이시다가 다시 출발하시길 빈다고요.
그 말은 제게도 늘 거는 주문이라 원글님께도 힘이 되길 빕니다.
우리 힘내요17. 쪽지
'11.8.2 5:22 PM (211.46.xxx.253)원글님, 저한테 쪽지 좀 보내 주세요. 친구 되고 싶어요. 저도 원글님한테 이런저런 얘기 들으면서 정신 좀 차리고 싶어요. 그만둘수도 없는데 그만두고 싶어서 괴로운 1인이랍니다.
18. 맞아요
'11.8.3 1:18 AM (211.35.xxx.181)그 돈으로 하고싶은 것을 하나씩 이루세요. 꿈꾸고
작은 아파트든지, 내 일을 할 수 있는 근거지-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산다든지
멀리 있는 희망을 꿈꾸며 조금씩 이뤄갈 때 견딜 힘이 조금씩 나오는 것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십여년을 견뎠네요. 꿈을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