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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한테 함부로 대하던 시어머님이 바뀌셨네요...

흠... 조회수 : 10,711
작성일 : 2011-07-14 23:27:59

저희 시어머님이 어떤 분이냐면요...

남편이 있을 땐 "그래, 니 말이 다 맞다 (저한테) ~ 내가 뭘 아니?" 이러시면서
본인은 며느리 편인 척, 제 말 다 들어주는 척 하시다가
남편이 없으면 저한테 눈길도 안주는 분이셨어요...

임신하고 어머님하고 같이 외식하는데 이것 맛있으니 먹으라고 챙겨주시다가
남편이 화장실 가니 허벅지를 찰싹 때리며 그만 먹으라고,
넌 안그래도 몸집이 좋은데 그렇게 먹으면 나중에 임신중독 된다고...
그날 저녁에 체해서 토하느라고 새벽 3시에 잤네요...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안계신데 (남편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돌아가셨대요)
평일에 퇴근하고 아버님 제사 때문에 저녁 늦게 시댁 가면 음식 다 해놓으십니다..
남편 앞에선 그러세요.. 둘이 돈 버느라 힘든데 이런건 내가 해야지...
하지만 남편이 자리 비우거나 하면 "며느리를 들인건지 상전을 들인건지.. 쯧쯧" 하십니다.
혼잣말처럼요.. 저를 보며 하시진 않으셨지만요.

...

그렇게 대하는 어머님한테 꾸준히 잘해드렸어요.. 가족처럼 잘 하면 괜찮겠지...
하지만 점점 더 어머님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남편은 자기 엄마같은 시어머니 없다며, 맨날 너 챙겨주지 않냐고 하고,
제가 저런 이야기 하면 절대 믿질 않았어요...
왜 엄마랑 자기 사이 이간질하냐며..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오히려 화내고...

그래서 제가 바뀌기로 마음 먹고...
어머님한테 똑같이 대했어요...

남편 앞에서는 원래처럼 "어머님~홍홍홍"  이렇게 웃으면서 없는 애교도 피우고
무슨 날 되면 평소에 했던 것보다 10만원이라도 더 챙겨 넣어드리면서 남편한테
내 용돈 아껴서 어머님 더 드리는거라고.. 저번에 보니 화장품이 떨어졌더라.. 이렇게 말하고...

남편이 점점 제 편이 되면서 어머님한테는 똑같이 해줬어요.
남편 없을 때 뭐 시키시면 하긴 하되 퉁명스러운 얼굴로 하고,
어머님이 면박주시면 말대꾸도 하구요..
(예를 들면.. 설거지 하고 있는데 제가 설거지할 때 좀 많이 헹구는 편이에요.. 특히 시댁은..
아직도 퐁퐁을 씁니다.. 거품도 많이 나고 잘 안헹궈지는 느낌에 많이 헹구면 옆에서 보시면서
"아주 하루종일 설거지를 해라.. 이렇게 느려서야 원.. "  이런 식으로 말씀하세요...
예전에는 "빨리 할게요.."이러구 막 열심히 했는데 이젠 들은척도 안하거나...
"마음에 안드시면 어머님이 하실래요? 집에선 설거지 하는게 젤 싫어서 다 오빠 시켜요.."
이렇게 말해버렸어요.... )

처음에 할 땐 가슴이 두근두근했는데..
그렇게 했더니... 정말 어머님도 깜짝 놀라신 것 같더니.. (눈에 스치던 그 당황스러운 눈빛.. 기억해요 )
제가 모든 일에 그렇게 행동했더니만 둘이 있을 때도 이제 예전처럼 면박 안주세요.
구박도 안하시구요...

결혼 4년 동안 구박만 엄청 받다가...
뭐.. 저를 예뻐하지는 않지만.. 여전히요.. 그래도 이제 구박은 안받네요..

반면 남편은 정말 제 편이 됐어요.. 제가 시어머님한테 잘 하는 줄 알고...
제가 어머님 흉도 안보고 그러니까 둘이 잘 지내서 좋다고.. 속은 모르고.....


이렇게 지내면서 찝찝한 것도 있지만 몸도 마음도 편하네요....
근데 마냥 웃음만 나오진 않아요... ㅠ_ㅠ
IP : 211.110.xxx.15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짜...ㅠㅠ
    '11.7.14 11:30 PM (58.145.xxx.249)

    똑같이해줘야 제대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나는 현실이라는...
    잘하셨어요...
    내 인격까지 저렴해지는건 너무 싫지만 어쩌겠어요.에휴

  • 2. 완전 대박
    '11.7.14 11:31 PM (121.157.xxx.155)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아무리 그게 답이라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아요.
    암튼 잘하셨어요.존경하고 싶어요~~

  • 3.
    '11.7.14 11:32 PM (112.151.xxx.43)

    이 글 제가 쓴줄 알았네요.
    어쩜 그렇게 귀신같이 남편이 잠깐 자리비운 틈을 타서 한마디씩 톡톡 하시는지...
    저도 참아보다가 그냥 반격기를 여러번 날렸더니 요즘은 좀 조용하시네요.

  • 4. 우와
    '11.7.14 11:38 PM (175.202.xxx.27)

    님 진짜 대박이네요
    정말 현명하신것 같아요!!!

  • 5. ..
    '11.7.14 11:40 PM (121.164.xxx.235)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 많은데...
    진심 부럽네요

  • 6. 벌써 명절걱정??
    '11.7.14 11:41 PM (221.162.xxx.219)

    와..시어머니들 진짜 왜 그럴까..
    저 예전에,
    시아버님 생신이라 미리 집에서 잡채, 소불고기..전 4가지 등등 (내 집에서 음식하기 편하니깐 미리준비를..)이렇게 음식 한다음 바리바리 싸서..다른 짐들이랑....
    4살 딸 데리고 몇시간 버스타서 신랑보다 먼저 시댁 간 다음에
    또 장봐서 국 끓이고 샐러드, 조기 굽고,,,케익사오고..시누이2명 가족들 다 초대해서 담날 아침에 생신상 차려드렸어요.
    물론 어머니는 미역 식탁에 던져두시곤 아침상차릴때까지 안나오셨쬬.
    이정도 했으면 너 애썼다 한마디는 하셔도 되잖아요? 돈드는것도 아닌데...
    잡채는 사온거 아니지?..하시고..큰시누이가 고생했어..하니깐 옆에서..뭐 당연한거 가지고 수고했다 그러냐?...이러십디다.
    결국 저 혼자 설겆이 하는데 부엌으로 따라들어와서 말동무(라고 쓰고 식탁의자에 앉아 잔소리 작렬이라고 읽는다)해주시는데...
    "너 빨리 둘째낳아서 친정엄마한테 키워주라고 하고 나가서 돈 벌어라! 남들은 친정엄마들이 다 그렇게 하더라!~
    너도 나가서 돈 벌어야지!! @@혼자 벌어서 어떻게 사냐?"

    아...

  • 7. ^^
    '11.7.14 11:41 PM (115.139.xxx.7)

    짝짝짝 !!! 박수쳐드릴께요..^^
    속이 다 시원해요..

  • 8.
    '11.7.14 11:42 PM (121.166.xxx.60)

    최지우 나오는 올가미가 생각남
    물론 정도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최지우가 매운탕 간 좀 봐달랬더니
    윤소정 아줌마가 칼로 파를 막 내려치면서
    요즘것들은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다며......
    아들 앞에선 급 왕다정

  • 9. 질문
    '11.7.14 11:45 PM (58.145.xxx.249)

    시어머니가 사람들있는데서도 막대하면 어째야되나요;;;;
    진짜 똑같아지기싫어서 참고있는데 방법있을까요..

  • 10. ㅡ.ㅡ
    '11.7.14 11:46 PM (118.33.xxx.213)

    저 82에서 이런 글 많이 보고 싶어요. 속이 후련~~~~~ 어느 정도 그분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싶으면 다중이는 그만두는 것이 어떨까요. 잘해드리면 그 시엄니 아마 좀 섬뜩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또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으실 것 같아요.

  • 11. 쩝..
    '11.7.15 2:28 AM (114.200.xxx.81)

    예전에 사랑과 전쟁에서 나왔는데 시어머니가 선수치기도 하니 조심하세요.
    원글님처럼 시어머니가 하도 며느리 구박해서 며느리가 참다못해
    둘만 있을 때는 밥도 안주고(딱 자기것만 차려서 먹음),
    말도 막했는데, 시어머니가 당하다가 녹음했어요.
    그리고 가족들한테 폭로하죠.

  • 12. ...
    '11.7.15 5:44 AM (124.5.xxx.88)

    국가간에만 외교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특히 고부간에도 반드시 외교가 필요합니다.
    외교 정책을 잘못 세우면 국가간 관계가 삐걱거리고 맨날 마찰이 있듯이 시어머니
    대하는데도 별다른 외교정책 없이 그 때 그 때 감정적,충동적으로 대하면 삐걱거리는 것을
    면할 수 없지요. 원글님의 탁월한 외교 정책이 빛을 발한 듯..

  • 13. ,,
    '11.7.15 11:16 AM (112.72.xxx.117)

    이런글 많이 보고 대처할수있었음 좋겠네요 20년인데도 당하고만 살아요

  • 14. ㅎㅎ
    '11.7.15 3:48 PM (110.8.xxx.36)

    드라마 보는거 같아요^^
    유쾌,상쾌,통쾌~

  • 15. 만만치
    '11.7.15 4:22 PM (211.210.xxx.62)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렸네요. ㅋㅋ

  • 16. ...
    '11.7.15 4:31 PM (203.249.xxx.25)

    와...머리 비상하시다~~ 넘 잘하셨어요..
    앞뒤틀린 사람 정말 싫어요.

  • 17. 잘하셨어요...
    '11.7.15 4:57 PM (125.135.xxx.62)

    어머님이 변화가 있으시면..
    적당한 선에서 수위 조절 하시는게 좋겠어요..
    우리가 바라는건 복수가 아니고..
    나도 행복할수 있는
    원만한 가족관계잖아요..

  • 18. 좋아요
    '11.7.15 6:10 PM (123.254.xxx.222)

    관계는 서로 주고 받는거니깐요. 어머님이 먼저 이중적이셨으니... 님께서도 그렇게 하는거보면 느끼시는게 있겠죠.

  • 19. 부럽네요
    '11.7.15 8:08 PM (114.203.xxx.141)

    우와 우리도 시아버지 계실땐 잘해주시면서 시아버지 안계시고 하면 ..
    장난아니십니다.비슷해요 뭘해도 트집,조리원있을때 저 가지고 있던
    제꺼 십년된 코트버렸다고 전화해서 화내십니다..
    꼭 잘해드리고 순하면 짖밟는 현실이 슬픕니다..제 속이 다 뚫리네요

  • 20. 오뚜기
    '11.7.15 8:43 PM (218.151.xxx.143)

    이중인격 소름끼치네요

  • 21. 아름다운자아상
    '11.7.15 11:19 PM (211.207.xxx.166)

    소름끼치는 이중인격아니구요, 저런 분들 되게......... 많아요.
    작정하고 정치적인 분보다는,
    그렇게 이중적인지 본인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본인의 자아상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우셔서
    남들과 아들 앞에선 그렇게 비춰지길 바라시고
    좋은 시어머님이라는 컨셉에 맞추려는 과정에서 무리 (!)하시다
    생기는 짜증은 며느리에게 푸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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