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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언니들 덕분에 살 만하다

감동받은글 조회수 : 3,186
작성일 : 2011-06-19 02:23:10
이런 언니들 덕분에 살 만하다

글 김현진

이주노동자 추방에 맞선 시위에 참여해서 뉴스 카메라에 대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프랑스가 부끄럽다”고 가차 없이 쏘아붙인 여배우 에마뉘엘 베아르는 <마농의 샘>의 말없는 마농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사실 우리에게도 에마뉘엘 베아르가 부럽지 않을 당당한 여배우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김여진, 아니 여진 언니다.
‘트위터’라는 날개를 달고 사람과 사람들 틈새로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날아오르며 또 같이 날자고 외친다.
그러면서 힘내라고, 힘내자고 속삭이고 때로는 눈물 흘리고 우는 사람을 다독인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만히 살펴보니 김여진을 가장 김여진답게 하는 핵심, 그만 “언니님” 하고 와락 엎드려 경배라도 올리고 싶은 언니이게 하는 매혹, 하여튼 그가 가진 이 모든 매력의 근원은 나를 남이 좌지우지하게끔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였다.
사실 우리 모두 그게 참 안 된다.
나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라는 언니의 조언은 이기적으로 살라는 자기계발적 멘트와는 격이 달랐다.

모든 것을 나 중심으로, 내 이득 칼같이 챙기면서
나, 내 몸, 내 돈, 내 밥그릇, 내 식구, 내 새끼,
하여튼 그저 내 것만 아득바득 챙기면서 살라는 게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언제 즐거운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고민하고 사색하고 살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요 좁은 한반도 땅에서 비비적대면서 다들 너무 바쁘고 너무 힘들고 분주해서 그거 참 힘들다.
복닥거리면서 우리가 제일 즐기기 쉬운 오락은 남 어떻게 사는지 요모조모 보면서 뒷말하는 것이고 가장 빠지기 쉬운 자학은 누구는 저렇게 사는데 나는 이것밖에 안 되네, 하는 것이다.
그리 쪼잔히 살지 말라면서 겁먹지 마라, 쫄지 마라, 너 자신을 중심에 놓고 남이 좌지우지하게끔 하지 말라고 격려하는 김여진은 화통하고 거침없고 다정했다.
이런 언니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아직 살 만하다.
서른 넘고 심란했던 마음이 폭 가라앉았다.
잘 먹으면 나이란 건 보약처럼 먹고 튼튼해지고 더 아름다워지는 거였다.
잘 먹어야지.

전문: http://hook.hani.co.kr/archives/29245

IP : 211.196.xxx.3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동받은글
    '11.6.19 2:24 AM (211.196.xxx.39)

    http://hook.hani.co.kr/archives/29245

    배우 겸 ‘언니’ 김여진의 재잘거림

    “등록금 집회 못 나가면 어때요, 집 창문에 피켓 걸어봐요”
    지진이 무서운 건 ‘여진’ 때문이다.
    배우 김여진은 한국 사회의 여진과 같은 존재다.
    이슈가 터지면 앞장서서 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옆에서 ‘깐죽’거리는 듯하다.
    시간만 나면 트위터를 통해 사회 기득권층이 듣기 싫어할 말들을 ‘재잘’거린다.
    김여진 스스로 “사회에 금을 긋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면 벽이 무너진단다. 이번 청춘 상담은 정리가 힘들 정도로 ‘수다’에 가까웠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많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공식 호칭은 ‘언니’였다.
    새벽에 녹즙 배달을 하면서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 김현진,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영경, 논객 조윤호. 여기에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연극영화과 학생 이혜주가 ‘수다’에 동참했다.

  • 2. 감동받은글
    '11.6.19 2:25 AM (211.196.xxx.39)

    김현진
    얼마 전 서른이 됐거든요. 그런데 제겐 아무것도 없어요. 결혼도 하지 않았고 남들이 말하는 ‘번듯한’ 직장도 없어요.

    김여진
    저도 그 나이 때 ‘집도 절도’ 없었어요.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데뷔하고 <박하사탕>찍고 서른이 됐거든요.
    돌아보니 여전히 작은 원룸 전세방에 살고 있더라고요.
    인생이 바뀔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버지 사업은 망해서 가족들이 빚더미에 앉았어요.
    여기에 남자친구한테 ‘완전’ 차이기까지 했죠.
    한마디로 ‘썩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웬만한 일들에 대해선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거죠.
    올해 40대로 접어드는데, 30대 때보다 제 마음이 더 커진 거 같아요.
    사람의 ‘폭’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밖의 문제가 작아져요.
    현실을 빨리 인정하고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궁리해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자기가 버틸 수 있는 ‘선’을 정해놓는 거죠.
    ‘죽어도 지하 단칸방은 못 살겠다. 최소한 원룸에서 살고 싶다’라면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충 나오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일찌감치 ‘제 집’을 살 생각을 포기했어요.
    그러니 오히려 많은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 3. 감동받은글
    '11.6.19 2:29 AM (211.196.xxx.39)

    김영경
    얼마 전 트위터에서 언니 외모를 지적하면서 막말을 한 시답지 않은 한 아저씨 때문에 해프닝을 겪으셨죠?

    김여진
    그 아저씨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게, 제가 뭐라 한들 그분 인생이 고쳐지겠어요? 하하.
    신경 끄고 안 놀면 돼요.
    어떻게 보면 그 아저씨는 자기가 얼마나 추한지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고.
    그런 분들하고 안 노는 게 상책이에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 4. 감동받은글
    '11.6.19 2:32 AM (211.196.xxx.39)

    어제, 아니지, 그저께인 금요일 아침 신문에서 읽은 내용인데요
    계속 이 대담의 내용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인상 깊어서
    이렇게 여기에 소개합니다. - 퍼온 이

  • 5. 음ㅡ
    '11.6.19 2:34 AM (203.226.xxx.18)

    운동권남친 뒷바라지했다고 읽은듯한데 차였다니 충격이네요
    연락도 잘 안되는 힘든 상황에 그 남자랑 만큼은 약속한것처럼 만나졌단 얘기보고
    쏘ㅡ로맨틱하긴 한데 왜 헤어졌을까 궁금했거든요
    오늘 내마들 나오시는거봤는데 참 예쁘다는 생각했어요
    남편분도 나는피디다 대담나와서 입장이 좀 곤란해지셨다는데 잘 해결되었음 좋겠어요

  • 6. 감동받은글
    '11.6.19 2:37 AM (211.196.xxx.39)

    미디어 몽구가 인터뷰한 짧은 내용의 영상이 있더라구요,
    왜 사회문제에 나서서 발언 하는지를 묻는데 대한 답변이었는데
    그녀의 진솔한 대답에 잠깐 울컥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저런 여배우 하나쯤은 이제 가져도 되는 시대인가보다 했습니다.

  • 7. phua
    '11.6.19 11:10 AM (218.52.xxx.110)

    자기 방송 짤린 것에 말만 1인 시위(ㅎㅎㅎ0, 삭발을 하는
    어떤 잉간과 참,, 비교가 되는 츠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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