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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기댈 줄 모르는 사람...

홀로서기 조회수 : 1,002
작성일 : 2011-06-02 09:25:45

살면서 자부했습니다.
독립심이 강한 아이라고..여자라고..싱글이라고...주욱~

대학입시를 치르면서도 부모님께 공부하라는 말씀 한번도 들어보지 않았구요
대학생활하면서 술마시지마라, 일찍 들어와라 등등 여느집에서 들을법한 잔소리도 못들어봤구요
취직은 어디에 할꺼니 월급은 얼마나되니 등등 ...
지금 30 훨 넘은 인생을 살면서 주욱 그래왔어요.

혼자서도 너무 잘 하는 아이. 똑부러지는 아이. 기특한 아이.
저는 계속 그랬습니다.

그런데 가끔 마음이 휑 하네요.
우리딸 숙제 다했니?
학교는 어땠니?
이번달 성적이 올랐구나 또는 내렸구나
수능보느라 힘들겠구나
회사 생활 고생이다...

남들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가 고팠습니다.
부모님이 이상하시거나 문제가 있으신건 아니에요.
사회적으로 자리잡히신 분들이고 능력있으시고 참 지적이십니다.
자식교육에 관한 가치관이 그러하셔요.

니인생이다...잘 생각해봤니? 그럼 알겠다. 끝

못했을때는 질책도 받고 잘했을때는 칭찬도 받고 ....그러고 싶었어요.

머리 굵어진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고파하기보다는
나이들어 걱정이 많아지신 부모님의 관심어린 한말씀들이 귀찮습니다.
자주하시는 잔소리도 아닌데도 마음에서 계속
"지금껏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고 잘 살아왔는데 왜 그러세요. 알아서 할꼐요"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외침이 나와요. 차마 말씀을 못드리지만요.

저혼자 너무 힘들었던 시절에 도와주시지 그랬어요.
잘해도 못해도. 돈이 있어도 없어도. 외로워도 외롭지 않아도.
항상 혼자 척척 해내야만 했던 그 시절에 말씀건네주지 그러셨어요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는것보다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지 않는것이 더 힘들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비교할건 못되지만 강아지를 키워보니 그렇더라구요.
강아지가 제가 교육한대로 안되니 어찌나 속상한지요.
손발 내밀으라는데 딴짓하고 못 알아들으면 어찌나 화나던지요.
하물며 인간이고 자식인데 욕심 안나셨겠습니까만은...
이해는 하지만 섭섭한 마음에 감히 용서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저 또한 그런 자식이겠지요.

저는 혼자 집도 장만하고 업계에서 인정도 받고 외모도 나쁘지 않고 성격적으로 큰 문제도 없는
싱글입니다.
결혼을 지금 생각하지 않으면 노혼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지요.

혼자 해야할것같은 강박의 병..
그게 제 결혼을 막는것같아요.
연애도 물론 했지요. 서로서로 사랑하는게 연애인데 정말 잘 지내다가
제가 힘이 들고 약해지려는 모습이 나오면 남자를 밀어냅니다.
의지가 안되는거에요. 의지하면 안되고 약해지면 안된다는 외침이 아주 크게 들려옵니다.
둘만의 문제뿐 아니라 연애하면서 힘들어할일들이 얼마나 많나요
회사생활 힘들면 울면서 이야기할수도 있고 가족 관계 또는 친구관계로 힘들수도 있잖아요
힘들어한다는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고 티안내려다보니 혼자 있어야하고...
남자는 이해못하고 말안하니 더 모르고 ..그럴때마다 밀쳐내니 버티다가 버티다가 튕겨나갑니다.

인간에게 기대고 따뜻한 배려를 받고 마음을 여는것이 자존심이 상하는것이 아니라는거
알고 있는데 실천이 안되네요.
사람들한테 성격나쁘다 이상하다는 소리는 안듣고 살고 있는데
오히려 성격좋고 리더십있고 여성스럽고 차분하다....등 그러시는데
가끔 제가 저를 돌아보면 이상합니다.


새벽에 출근해서 뻘소리 해보는 아침입니다.
IP : 121.134.xxx.18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6.2 9:30 AM (211.109.xxx.37)

    부모님이 방임형이셨네요 감정코치형이 좋은데 마음의 상처가 있으시네요 굳이 정신과가 아니더라도 상담이라도 받아보세요

  • 2. ....
    '11.6.2 9:48 AM (112.172.xxx.232)

    저랑은 좀 반대시네요.. 저희 부모님은 엄청난 "결과론"적인 분들이셔서
    어떻게,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이세요..
    언제나 부모님의 불호령을 피해야 했기에 잘 할수밖에는 없었죠.

    덕분에 지금도 잘 하다가도, 윗분 (상사, 교수님 등등) 의 심기가 불편해 지려는 기색이 보이면
    주눅들고 쫄고 자책하고... 짱이죠.

    겉으로 보이기엔 전문직에, 나쁜 것 없이 살아서 부러움도 받는 삶이지만
    그러면 뭐해요. 마음이 지옥인데 .

    그런데 제가 맘이 좀 편해지기 시작한게
    "내면 아이 치유" 인가 하는 책을 읽고요..
    부모님을 용서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던 거죠..

    부모님의 양육법이 어찌 완벽할 수 있었겠어요? 우리부터도 아무리 고민하고 자책해도
    완벽한 부모가 될수 없는데..
    다만 아이였던 제가 무엇인가를 잘못 받아들였던 것이었을 뿐..
    우리는 어른이니까요.

    힘들고 약한점이 있으면 부모님의 양육법이 어땠다, 라는 과거는 지워버리시고
    지금부터라도 고쳐가면서 살면 되요.. :-)
    그 분들을 용서하시고 어리석은 자신을 사랑하시고
    다만 끝 없이 주셨던 사랑만을 기억하시길.

    전 좀 게으르고 느리고 목표없던 저를 이렇게 성취시켜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때로 님처럼 믿어주고 지지하고 뒤에서 지켜만 보아주는 부모님이 있었으면..
    이렇게 원망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끝없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자식은 없지만 82cook 보면서 가끔 먹먹해져요. 우리 부모님이 이러셨겠지.

  • 3. ..
    '11.6.2 10:12 AM (125.140.xxx.88)

    법륜스님이 말씀하시더군요.
    내부모한테는 받은것만 생각하고 고마워해야 한다구 하셨어요.
    원초적으로 먹이고 입히고 키워준것에 감사하고,
    더이상의 것을 바라는 것은 내 부모여서 바라는 거라구 하셨어요.
    부모아닌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바라는 사람 보았냐구 하시면서
    부모에게 그렇게 바라는 것도 염치없는 짓이라고 하셨어요.
    부모도 나처럼 불완전하고 모자른 한사람일 뿐이잖아요.
    지금껏 잘해 오셨듯이 앞으로도 잘해나가실 거에요.
    이제부터 내안의 나를 자꾸 들여다 보시고 보듬어 주세요.
    나를 치유할 사람은 결국 나지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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