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빠의 이중 생활

허허 조회수 : 1,754
작성일 : 2011-05-16 00:38:47
저희 아버지는 환갑을 넘으신 나이입니다.
환갑이 바로 되기 전에 방통대를 입학하셔서 올해가 졸업반이네요.

쉰이 되기도 전에 죽을날 기다린다며
매일 술에 식구들 다 진을 빼놓더니
어느날 삶의 의욕이 충만하여 방통대도 입학하고
스터디 그룹장을 하고...

아....

단체로 영화도 보러 다니시고
(최신영화 나보다 더 잘보시는 듯)
예전에 하던 잔소리는 각종 유명인사들을 명언을 인용하면서 시작되는 새로운 버젼을 도입하셨고
방통대 수업을 듣기위해 각종 디지털 기기를 장만하시고

하루는 영어 공부가 안되서 하도 신경질을 내니... (한장 가지고 반나절 내내 끙끙),
엄마가 못살겠다며 나보고 가르치라고 해서 가르쳐 드리고, 또물어보시라고 했는데
평생 맘대로 하던 자식(김일성을 존경하심 자식 둘도 맘대로 못하는데 나라를 맘대로 한다고)한테
공부 배우기 자존심 상했는지... 바로 영어 접으심.

곧 졸업여행을 갈 예정인데
내가 갔던 여행지라서 여러 가지 정보를 드릴겸 했더니
자료 다운 받아주신다고 해서 카페에 함께 들어갔더니...

"~~ 까용."으로 끝나는 깜찍한 문체로 시험후 모임을 주선하지를 않으시나...

오늘은 여행 준비 자료 다운 받으려고
메일에 들어갔더니;;;

페이스북도 가입하시고
입학생의 멘토가 되셨는지... 팬레터 스러운 멘티의 편지도 하나 있고;;

평생 권위주의 지존으로 사셨던 아버지가
학교에서 이런 이중생활을 하시고 계셨더군요.

곧 졸업인데...
졸업하면 허무하셔서 어찌하실런지...

(내가보기엔 ) 딱히 공부도 안하시면서, 시험이라서 뭐 안되고 뭐안되고 그러셨는데
이러다 대학원 간다고 하시겠어요. ㅡㅡ;

IP : 175.117.xxx.7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일성
    '11.5.16 12:40 AM (203.170.xxx.113)

    존경하는 이유가 재밌으시네요
    아버지 많이 젊어지셨겠어요

  • 2. 울아부지
    '11.5.16 12:47 AM (125.180.xxx.163)

    공직에서 퇴직하신 후에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강의 들으시느라 바쁘시더군요.
    원글님 아버님도 계속 뭔가를 배우시게 하시는게 좋으실 것 같네요.
    그게 꼭 배움만이 목적이 아니라 동기들과 커뮤니티 생활도 재밌으시고
    반장 노릇하는 것도 재밌으시고 하신거죠.^^ 생활의 활력소였을 거예요.
    그 즐거움 계속 이어 가시게 해주세요.

  • 3. 그냥보기
    '11.5.16 1:34 AM (125.178.xxx.157)

    배우는 것 정말 재밌잖아요~
    이상하게 배우는 것은 나이가 들 수록 더 재밌어 지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젊을 때 배우지 못 했던 것들이(물론 저는 아직 젊지만) 더 강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요.
    이중생활이라시지만 즐거운 이중생활이네요. ^^

  • 4. 마지막하늘
    '11.5.16 1:40 AM (118.217.xxx.12)

    듣던중 참으로 바람직한 "이중생활" 이시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8610 노래 제목좀 부탁드려요 6 검색안해 .. 2011/05/16 261
648609 예전에 어떤 펭귄이 다 크면 부모를 잡아 먹는 펭귄이 있는걸 봤는데 2 ??? 2011/05/16 1,203
648608 오줌소태? 잔뇨감땜에 미치겠네요. 10 ... 2011/05/16 2,464
648607 원전현재상황 10 .. 2011/05/16 1,711
648606 템플스테이 해 보신 분 알려주세요~~ 19 질문... 2011/05/16 1,803
648605 아들이 결혼합니다. 4 사돈께 드릴.. 2011/05/16 781
648604 다들 윤도현이라고 하시는데 자세히보면 17 나가수 2011/05/16 7,638
648603 아빠의 이중 생활 4 허허 2011/05/16 1,754
648602 뿌리는 자외선 차단제 어디어디 제품이 있나요? 5 궁금 2011/05/16 722
648601 키톡의 칠리새우 무슨 엄청난 비법이 있는 줄 알았는데 ㅠ 4 .. 2011/05/16 1,927
648600 줄넘기 일기 5일째 --- 6 줄넘기 2011/05/16 912
648599 지갑 잃어버렸네요 젠장 2011/05/16 313
648598 저요즘 일본어배우고있는데요, 원전사태기사보니 정떨어집니다.ㅜ.ㅜ 15 싫다싫어 2011/05/16 1,851
648597 작년에 담근 매실... 시큼한 맛이 되었어요. 술처럼ㅠ.ㅠ 5 ... 2011/05/16 1,108
648596 5학년 수학 어떠셨나요. 5 5학년 2011/05/16 759
648595 ebs에서 아홉살인생 영화 나오는데 주인공 궁금 4 김석 이라고.. 2011/05/16 467
648594 sbs(신기생뎐)채널 돌리다 눈을 의심했어요 27 갈수록 태산.. 2011/05/16 9,144
648593 새 출연자 스포(옥주현씨 말구요..) 22 나가수 2011/05/16 5,521
648592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성(펌) 6 ㅡㅡㅡ 2011/05/16 1,341
648591 동서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모르는남편에 이어...모든여자에게 잘해주는 내남편..... 11 *** 2011/05/16 2,710
648590 루이비통가방을 사려고 합니다. 2 루이비똥 2011/05/16 1,178
648589 나가수땜에 좋은 노래 많이 알게되네요. 1 아메리카노 2011/05/16 481
648588 영작 부탁드려요!! 급! 3 영어 2011/05/16 241
648587 꼭 이런 밉상있어요 1 밉상되지마여.. 2011/05/16 482
648586 요즘 과외 트렌드? 32 아마도 2011/05/16 3,457
648585 원전 터진 이후로 하루도 마음 편한날 없네요 3 최악 2011/05/15 633
648584 둘째 가졌는데.. 이래저래.... 3 ..... 2011/05/15 711
648583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황금알 꿈내용?? 2 홍시 2011/05/15 2,119
648582 운전연수 잘 해주는곳 아세요? 1 운전 2011/05/15 302
648581 남편이 바람 폈어요 12 제발 조언 .. 2011/05/15 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