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60대이십니다. 가난한 환경탓에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의 성적으로도 대학진학을 못했죠. 지금 같았으면 장학금이나 뭐 그런걸 알아볼수도 있었겠지만, 6남매의 중간에 있던 엄마를 외할머니가 첨에는 중학교도 안보내려고 했으니, 말 다했죠.
원래 미술쪽에 소질이 많으셨어요. 딸 셋 키우면서 학업에의 미련을 못 버리셔서, 맞벌이 주부임에도, 중간에 방송통신대도 등록하셨다가 시어머니(울 할머니) 병수발 들고 이래저래 애들 키우고 정말 너무 바빠서 그것마저 포기할수밖에 없었어요.
그림을 항상 너무나 그리고 싶어하셨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50살 되어 한국화를 시작하셨어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그 나이에 뭘 하겠냐. 취미밖에 더 되겠냐 하다 말겠지, 돈 되는걸 배워라 하는 식으로 주변에서 말이 많았죠.
동사무소에서 하는 문화강좌 그런곳에서 선생님을 만나 취미가 비슷한 지인분들과 함께 레슨을 받는 식으로 해서 학원보다 저렴하게 10년넘게 배우셨어요.
도대회나, 지역대회마다 참가하셔서 꾸준히 입선, 특선을 반복하다 올해 최우수상까지 받으셨어요. 그래서 드디어 작가 칭호를 내년부터는 쓸수 있게 되셨답니다. 몰랐는데, 한 대회에서 10점 이상을 모아야(특선부터 1점씩 부여한대요) 그 대회 출신 작가라고 말할수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엄마를 보며 50살이 넘었는데, 이제와서 그림 배운다고 뭘 이룰수 있을까 하는 생각 했거든요.
그냥 아줌마 취미생활로 끝나겠지 그렇게 여겼는데, 정말, 꾸준히 10년 이상하니 목표를 이루시네요.
엄마를 보며 요즘 많은걸 느꼈어요. 이제 내나이 30대 중반인데,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고. 이제 이거 배워서 뭐에 써먹을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새로운것에 도전하는걸 부질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나봐요. 지금 하지 않으면 10년 뒤에, 그때 시작할걸 이젠 너무 늦었다고 한탄하고 앉아있을거 같아요.
우리 엄마, 혈연관계를 떠나서 정말 존경스러워요. 경제적으로 자식들이나, 남편이 뒷받침해준것도 아닌데, 정말 최소한의 비용으로 아끼고 아껴가며 노력해서 이룬거라 더더욱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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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지나 작가가 되신 울엄마를 보며 많은걸 느껴요
그림 조회수 : 1,417
작성일 : 2011-05-10 22:21:00
IP : 125.186.xxx.5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와~
'11.5.10 10:25 PM (59.7.xxx.246)멋지시네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2. 어우야
'11.5.10 10:37 PM (114.205.xxx.147)정말 환경이 안티였네요. 넘 안타깝네요. ㅠㅠ
대단하신 분! 정말 멋지다고 응원한다고 전해주세요. 누군지는 몰라도요. ㅎㅎ3. ..
'11.5.10 10:42 PM (220.88.xxx.67)와!!! 정말 대단하신 멋진 분이세요.
4. 오우
'11.5.10 10:48 PM (175.28.xxx.182)멋진 분입니다.
5. 우와
'11.5.10 10:54 PM (180.231.xxx.8)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운 분이십니다. 너무 자랑스러우시겠어요~
6. 와...
'11.5.10 10:58 PM (221.146.xxx.54)코가 찡합니다...
자랑스런 어머님 두신 원글님의 글도 예쁘시네요~7. ^^
'11.5.10 11:04 PM (116.41.xxx.250)멋진 분이시네요.....머리좋고 우수하게 타고나신 분들은 뭘해도 해내시는 것 같아요^^
8. 어맛
'11.5.10 11:05 PM (180.66.xxx.40)저도 늘 그림에 대한 미련이 남는데... 너무 좋네요. 어머님 멋지세요.
저도 꿈 버리지 말아야 겠어요. 이제 마흔셋인데요. 그렇죠??^^9. jk
'11.5.10 11:47 PM (115.138.xxx.67)역시 꾸준히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가능하군요.
저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미모를 향해 노력해서 40대에도 지금의 상태를 유지/발전 시키도록 해야겠음...
(추구하는바가 미모밖에 없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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