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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올케가 왔다 갔어요..

글쎄요 조회수 : 2,710
작성일 : 2011-03-07 18:48:27
글이 좀 길어요 이런 저런 넉두리 ㅎㅎ 남동생이 대학 무렵부터 좋아하던 아가씨랑 거진 8년을 만나다가 이번에 드디어 얼굴 뵈줬어요

인물 좋더군요 키도 늘씬하니 크고 뽀얗고 생김이 단정하게 귀염상이라 여기 분들 말처럼 귀티 나요/  남동생 말론 큰 미용실에서 미스코리아 나가잔 소리 여러번 들었는데 숫기가 너무 없어서 못 나갔다고

나이가 동생보다 한 살 위라 서른인데 대학생 졸업반으로나 보이겠더군요 남동생은 외모 신경 안 쓰는 타입이라 좀 비교가 .. ㅎㅎ

집안도 저희 집에 비해 훨씬 넉넉하고 전문직에 학벌 괜찮고 외국서도 오래 살아서 외국어도 잘한다고 사실 남동생이 착하고 성실하고 몸 안 쉬게 하고 부모 속 한 번 썩인적 없이 스무살 너머부터  알바 해서 용돈 쓰고 학자금 갚는 녀석이긴 했지만  저희 집은 그냥 평범한 서민층이고 남동생 조건 별 볼일 없는데 무슨 복인가 싶어요 직업도 처지고요...  

말로만 듣다가 보니까 참 아가씨가 너무 곱게?? 아기처럼 컸네요... 그래서 싫다는 거 아니고 보기에 너무 여리여리 하거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신기하네요 ㅎ... 저희 친정엄마가 전형적인 부산아지매라서 목소리 크고 걸걸하고 식당 하셨어서 좀 터프??한 편인데 아가씨가 좀 겁먹어 보여서 시어머니 무섭다고 투정할까 걱정.......

다 좋은데 처가에서 반대 많이 할 법한 혼사라 걱정이네요 반허락 맡고 왔다갔다 몇 번 한 거 같은데 장인어른이 흔쾌히 오케이가 아니라서.. 사실 집안도 분위기가 저희랑 달라서 남동생이 인사 드리러 갔는데 어머님께서 아가씨한테 우리 아기 우리 아기 라고 불러서 놀랬다고 ㅎㅎ 저희 집에선 야!! 큰 애야!! 둘째야!! 가 기본인데 ㅎㅎ

어릴 때 외동딸로 커서 살림이나 집안일 재주 없다고 장모님이 걱정하길래 남동생이 냉큼 그런 일은 자기가 다 한다고 자기가 잘 한다고 하니까 장인 될 분이 그건 마음에 든다 하시더라네요 공부하는 딸래미 아까워서 설거지도 아버지가 하는 집이라고

어릴 때 외국생활 했었는데 나가서는 외갓집에서 내내 자라서 더 공주 처럼 자랐대요 외할머니가 외손녀가 딱 하나라서 심부름 한 번 시켜본 적이 없고 학교에 매일 모시러 가고 줄줄이 위에 남자 사촌들만 잇어서 힘 쓰는 일 같은 건 구경도 안 하고..

저나 동생은 그냥 왈패로 커서 그렇게 양반집 규수 같은 아가씨 보니 어찌나 비교가 되던지...  나도 부잣집서 곱게 자라서 저만 바라보는 남자 만나서 여왕님 대접 받으면서 오냐오냐 살고 싶어라 ㅎㅎ

밥 같이 먹는데 얼마나 얌전하고 먹는지 밥 먹는 게 그림 같았어요 옷도 너무 세련되고! 말투가 조용조용한 서울말이라 우리 신랑이 서울 아가씨라 그런가 아나운서 같이 말한다고 그러더군요

외모에 비해서 성미는 소탈하고 아주 잘 웃고 애들 좋아해서 저희 집 애들이랑 한창 놀아주고 갔어요ㅎㅎ  애들 둘 데리고 전쟁 치르다 가서 이웃 나라 공주님 보고 온 기분이에요 둘째가 그러더라고요 저 아가씨 우리 집에 들여놓으니까 무슨 합성 같다고 ㅎㅎㅎ 구김없이 예쁘게 자란 사람 구경하니까 아동바동 사는 제가 좀 초라하기도 하고 눈 호강 기분에 좋기도 하고 남동생 부럽고 그러네요 ~
IP : 70.72.xxx.22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이엄마
    '11.3.7 6:56 PM (112.164.xxx.46)

    에구 원글님 남동생 복도 많으시네요. 최인호의 '광장'에 나오죠. 갖은자의 여유로움, 배려, 따뜻함. 그럴걸 예비 올케가 갖고 있나보네요. 좋은거죠. 축하.

  • 2. 대신
    '11.3.7 6:59 PM (218.238.xxx.226)

    외동에 다툼이나 상처없이 자란 사람이라, 굉장히 맑고 순수하겠지만, 반면에 작은 갈등이나 다툼에도 좌절감이나 슬픔을 많이 느낄듯해요.(제 올케 될 사람도 무남독녀 외동에 넉넉한 집안 아이라 비슷해요, 그리고 저도 외동딸을 키우다보니..^^;;)

  • 3. .
    '11.3.7 7:00 PM (14.52.xxx.167)

    음................... 저는 제가 그 아가씨의 입장이라면 입장이었는데,
    결국 시누이랑 많이 친해지긴 했답니다. 시누이가 마음이 참 곱거든요.
    저희 시댁에선요, 시어머니가 그렇게 시누이한테 제 얘기를 많이 하면서 비교를 하셨다고 해요. 저처럼 하라고....
    시누이가 힘이 들었을 겁니다.

    근데 저도 시댁 문화가 너무 놀라움의 연속이어서 누구한테 말못하면서 이렇게저렇게 적응하느라 힘이 들었고,
    시누이도 언젠가부터 저를 친언니처럼 대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누이인들 제가 편하기만 했겠습니까. 서로의 마음고생이 좀 있었겠지요.

    앞으로 서로 배려하면서 잘 대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시길 바랍니다. ^^;

  • 4. 글쎄요
    '11.3.7 7:11 PM (70.72.xxx.225)

    남동생놈 복이 터졌죠 뭐. 워낙 지가 좋아하고 지극정성이었어도 차이가 지는 혼사라서 긴가민가 했는데 ㅎㅎ
    남동생 말로는 또 강단 있고 의외로 똑 부러진다네요 외국 살아서 그런가 아닌 건 아니고 긴 건 긴 거라고 의견 확실하다고. 그래서 전 다행이라고 봐요 너무 맥없이 순하기만 하면 사는 게 힘들까봐.
    저도 사실 누가 봐도 저희 집 사람들이 너무 평범하고 처지고 그래서 아가씨 보기에도 좀 부족할 거 같구 저희도 좀 거리감 느껴질 거 같아 걱정인데... 제가 아주 예쁜 막내 들인다 치고 무조건 잘해주려구요. 저희 식구들이 잘난 건 없어도 그저 남한테 잘 해주고 사는 게 복이다 생각하는 편이라 ㅎㅎ

  • 5.
    '11.3.7 7:30 PM (121.141.xxx.163)

    요즘은 곱게 자란 아가씨가 되려 예의 바르고 깍쟁이처럼 굴지 않아서 더 정다울 수 있어요.
    정말 복 많으시네요.
    괜히 군기 잡는다고 딱딱하게 굴지 않으면 잘 할꺼에요.
    많이 예뻐해 주세요.

  • 6. 흐흐
    '11.3.7 7:33 PM (114.207.xxx.160)

    귀여우심, 합성가족 ^^

  • 7. ..
    '11.3.7 7:49 PM (58.124.xxx.162)

    장모님 되실분 우리아기는....좀...ㅋㅋㅋㅋ

    여자쪽 아버지는 내딸 데려간다는데 어이구 맘에 든다...그러시겠어요
    그리도 귀하게 컸다는데...서운한마음이 많으시겠죠

    원래 가정교육잘받고 그런아가씨들 4가지짓안해요
    여하튼 축하드려요^^

  • 8. ...
    '11.3.7 8:33 PM (218.48.xxx.35)

    남의 집 딸 귀한 줄 아시니까...앞으로 식구 모두 모두...예쁘다...잘하다...착하다 하시면 ...두배는 잘 할 거예요.
    흐흐흐...울 올케가 경우는 다르지만....우리 친정식구에게는 예쁘고..착하구...
    부족한 남동생이랑 알콩달콩 살아주니 항상 고마워요.
    우리가 항상 고마워 하니....또 너무 잘 해요.

  • 9. .
    '11.3.7 9:45 PM (119.196.xxx.246)

    축하드려요
    8년이라니 두분다 순애보신듯 실례지만 그 분께서 어느직업에 종사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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