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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와 작별했습니다.
W의 고모는 당신 자식 앞세워 보내고 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는 듯 하시다네요. W가 고모부라고 부르던 분은 싸움 이후에 연락도 안되신다는 걸 보니 그냥 끝난 사이일거 같구요.
이 동네도 지긋지긋하고 다 훌훌털고 어디로 가서 주방일하며 당신 인생 살겠다고 하신대요. 그래서 문제는 역시나 W...인데...
W의 아빠께서 저한테 아이를 맡기면 안돼겠냐고 물으셨어요. 제가 고민하는 사이 저희 신랑이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안된다고요. 아이는 부모가 전적으로 책임져서 키워야하고 지금처럼 옆에서 도와주는게 아니라 저희집에서 같이 사는건 안되겠다고요. 근처로 이사를 와서 매일밤 아이를 끼고 잘 수는 있지만 낮에는 못봐주는 형편이라면 지금처럼 도와주겠다고요. 하지만 지방을 돌고 한달에 한번 오겠다는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이라면 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고 하네요.
W의 아빠가 별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다가 갔어요. 저는 신랑한테 왜 그렇게 무섭게 대했냐고 물어보았구요.
저희 신랑이 저번에 W의 문제가 나왔을때 이후로는 그집에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나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해요.
그런데, 아이랑 한달에 한번은 꼭 만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연락도 안한 사람이 W의 조카일로 병원에 왔을때 보니 구석에서 동거하는 여자한테 전화해서 못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애교부리고 빌면서 전화를 하는걸 봤다네요. 결국 그 여자랑 살림차리기 위해 자식은 나 몰라라하는 사람인데... 저희가 도와줄 선은 여기까지라고 하네요. 더 도와줄 가치가 안보여서 더 강하게 얘기했다고요.
그리고 고모라는 분 얘기를 하는데... 병원에서 장례기간 내내 목사님의 손을 붙잡고 기도하고 있더래요. 그 목사님은 고모께서 가끔 가신다는 보육원의 목사님이 아니셨는데 저는 아는 목사님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희 신랑말이 다른 장례가 있는 가족에게서 오신 분이시라고. 옆의 일에 아는척하며 기도해준다하니 그때부터 매달려 그랬다고요.
전 솔직히 아이 둘 학교 보내놓고 미리 간식 만들어서 학교 갔다오면 먹으라고 메모 써놓고 병원에 가서 고모님 좀 쉬시라고 아이 간호하고(물론 한건 없어요. 옆에 앉아만 있었죠) 고모께서 한숨 주무시고 나면 부랴부랴 돌아와 저녁 준비하고 도배랑 장판하는거 보러가서 미안하다, 고맙다 너스레를 떨며 뒷바라지하고... 그리고 집에와서 아이들 챙기고....
장례기간에도 보육원에서 그래도 안면 있으신 분들이셨는지 오셨길래 밥 수발 들고...고모님께서 너무 정신을 놓으신듯 해서 목사님이랑 기도를 하고 있으시면 제가 이리저리 뛰어다녔어요. 그런데 저만 바빴나봐요. 그걸 계속 신랑은 주시하고 있었다네요.
신랑이 하는 말이 아무리 정신줄을 놓아도 사람도리는 해야한다네요. 그 그모님이랑 W의 아빠가 그 와중에 보여준 행동들은 세상을 등지는 행동들이었다고요. 사람이 인복을 아무리 잘 가지고 태어나도 그 연을 붙잡아서 내 복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노력이라면서.... 이제 그만하자..... 그렇게 말했어요.
제가 너무 멍~하고 있으니까 한마디 더 하더라구요. 자기도 아까워서 닳을까봐 하루에 딱 10번만 똑바로 바라보는 예쁜 마누란데, 개구쟁이 두 녀석 챙기느라 소파에서 벌러덩 누워 코골며 자는거 보면 안쓰러워 죽겠는데, 주객이 전도되서 저는 바빠서 동동 뛰어다니고 다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고 손떼고 있는 그집 식구들을 이젠 못 보겠다고요.
W의 아빠께서 오늘 오전에 학교에서 전학 서류 떼어서 W를 데려간다고 하셨어요. 저희 신랑이 어디로 갈 예정인지, 아이는 어떻게 할건지 묻지도 미안한 표정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W한테만 살짝 급한 일이 생기면 아줌마한테 전화하라고 얘기하라고 했어요.
W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어찌보면 저희 신랑 말이 맞는거 같아요. 제가 W의 엄마일 수 없듯이, 제가 선을 그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거예요.
W의 책읽기 나무를 좀 전에 떼어냈어요. 새로 부친지 며칠 안됐는데...W가 상으로 원한 선물은 줄넘기 였구요, 선물을 받고나서 잘 넘지도 못하는 줄넘기를 한쪽으로 잡고 휘두르면서 한참을 뛰어다녔네요.
한동안 많이 걱정되고 보고 싶을거 같아요. 어서 빨리 W의 아빠가 자리를 잡으셨으면... 아니면 근처로 이사오셨으면...괜찮은 직장이 생겼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조금 있으면 저희 아이가 뛰어들어오겠죠. 오늘은 혼자서 뛰어들어오겠죠...
1. ...
'11.4.29 12:56 PM (121.169.xxx.129)남편분이 현명하게 잘 판단하신 것 같아요.
고생많으셨어요~ ㅠ.ㅠ2. ...
'11.4.29 12:57 PM (122.40.xxx.67)계속 읽어왔지만 원글님 부부 참 좋은 사람이세요.
생각은 해보지만 감히 실행에 옮기기 힘든 일을 하시다니요.
남편분의 판단은 참 현명하십니다.
정말 아름다우세요.3. 다 잘될꺼예요
'11.4.29 12:58 PM (220.71.xxx.127)지난번 몇번의 글과 아빠가 찾아오셔서 남편분이 용돈도 쥐어주셨다는 글까지 읽었었는데..
고모님이라는 분께 그런일이 있었군요..
그 아이 아빠가 빨리 아이를보고 잘 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남편분 말씀대로 너무 마음아파하지 마시구요..
그동안 정말 진심으로 잘 하셨어요...
오늘은 아무생각 마시고 아이와 남편분과 함께 푹 쉬세요...4. 이세상
'11.4.29 1:01 PM (116.40.xxx.63)에 도움 줄수 있고 도움 받을만한 사람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기까지 하셨으면 정말 최선을 하신겁니다.
남편분이 말씀이 딱맞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어려서 뭔말인지 말몰랐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란 사람...결코 자신의 처지를 탓할 위치에 있지 않는거 같습니다.5. ...
'11.4.29 1:11 PM (175.196.xxx.99)남편분 말씀이 다 옳습니다. 예전 원글님 글 보고 마음다치실까 우려스러웠는데, 남편분께서 잘 지켜주셨네요.
사람 마음에 다 내 맘 같지가 않답니다. 그리고 도움은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받는게 맞더라고요.6. 음~~
'11.4.29 1:21 PM (220.117.xxx.73)원글님께서는 그간 최선을 다하신 듯 해요. 그리고 남편분께서 아주 현명한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덕택에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7. 네
'11.4.29 1:23 PM (218.145.xxx.149)남편 분이 원글님을 잘 지켜주셨네요.
김대중 대통령이 이런 비슷한 말씀을 하셨는데...
세상 모든 합리적인 사람들은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이 사고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친다구요.
원글님처럼 착한 분들은 그런 위험에 처하기가 쉬운데
다행히 남편 분이 잘 정리해주셨네요.
W만은 원글님의 마음을 배반하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든 바르게 잘 커주었으면 좋겠네요.
한 번도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은 삐뚤어져도
원글님 사랑 받아본 W는 그 기억으로 힘을 얻길 기도합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8. ..
'11.4.29 1:29 PM (210.121.xxx.149)그 아이만이라도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빈자리는 표난다고 아마 한동안 허전한 맘도 드실겁니다..
그 공간을 또 숙제님 아이들이 채워줄거구요..9. ,,,,
'11.4.29 1:34 PM (61.101.xxx.62)그동안 원글님 수고도 많으셨고 맘고생도 많이 하셨겠네요.
그 아버지가 부디w를 잘 돌봐야할 텐데요. 한때나마 원글님 가족과의 정다웠던 경험이 있으니, 하루 아침에 환경이 바뀌면 그 아이가 더 힘들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전학가면 친구사귈때까지 또 힘들테데....10. 슬픈 숙제
'11.4.29 1:38 PM (122.34.xxx.48)제 아이가 방금 들어왔어요. 신발을 갈아신으며 "엄마, 오늘 W 아빠가 학교에 또 오셨는데 지난번 처럼 또 날 버리고 가버리면 오늘은 따라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공부도 안끝났는데 W가 나갔는데 학교 끝날때까지 안왔어요. W 집에 안왔어? 또 나버리고 자기 아빠랑 맛있는거 먹으러 갔나? 엄마, W오면 내가 가만히 안둔다고 얘기해줘요. 나 00 이하고 00 이랑 같이 태권도 승급심사 연습하러 같이 가기로 해서 지금 갈거예요. 엄마 3시까지 올께~"히면서 나가 버렸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눈물이 나서...아이한테도 아빠랑 살러갔다고 얘기해 줘야겠고... 얘기 해줄때 제가 안 울수 있도록 해야될텐데... W란 이름만 입에 머금어도 자꾸 눈물이 나네요.11. T
'11.4.29 1:42 PM (59.6.xxx.67)잘하셨어요.
잘하신거예요.12. 정말
'11.4.29 2:21 PM (175.114.xxx.6)원글님 같은 분이 계셔서 세상은 살만하다고 하나봅니다.
저도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져 혼자 훌쩍거리고 있네요...ㅜㅜ
제 생각에도 남편께서 중심을 잘 잡아 주셨다 싶구요
W도 아직은 어리지만 원글님의 사랑을 깨달을 날이 올 거라 믿어요.
그나저나 원글님 자녀도 한동안 힘들겠어요.
허전해서 어쩌나.....13. 아이구
'11.4.29 2:24 PM (116.33.xxx.143)저도 눈물이 나네요....
가장 안된건 W네요...
그아이는 아빠를 따라가서 좋기도 하겠지만 얼마있으면 그곳에서
원글님과 아드님을 그리워할것 같아요....
원글님은 최선을 다하셨고 잘하셨어요....
그 아이가 원글님의 기도로 인해 잘 커가길 바랄뿐입니다...14. 헉
'11.4.29 3:53 PM (121.182.xxx.175)자기 아이를 원글님에게 맡아달라고 말하고, 자기는 다른 여자와 산다는 그 아빠,
정말 친아빠 맞나요?
남편분 너무 현명하시네요.15. ..
'11.4.29 4:14 PM (222.107.xxx.18)원글님 글 계속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남편 분이 정말 현명하신 것같아요.
어디 한군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판단하시는 거
정말 존경스러워요,
그동안 정말 애 많이 쓰셨구요.
그 지으신 복이 나중에 다 원글님 아드님한테 갈 거에요,
마음 쓰이시겠지만, 그래도 맘 편히 가지시고
잘 지내세요 ^^16. //
'11.4.29 4:47 PM (211.46.xxx.253)W는 원글님께 받은 그 사랑만으로도 앞으로 세상 살아갈 힘을 충분히 얻었을 겁니다.
오늘의 이별이 원글님이나 아드님, W에게 아픔이겠지만
아픔은 잠시고 긴 인생에 서로 정신적 힘이 되실 거예요.
W와의 인연이 오늘로 끝나는 게 아닐 거구요.
원글님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주변을 돌아볼 생각을 하게끔 해주셔서....17. 그래도
'11.4.29 6:22 PM (61.101.xxx.62)그 아버지 w랑 원글님 아이랑 작별인사 할 시간은 주고 가시지...
18. ..
'11.4.29 10:13 PM (220.82.xxx.46)언제 글 올라오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드리고 싶은 얘기가 송옥숙씨 입양딸 다큐보다 느낀건데
친딸이 정말 맑고 티없는 아이더군요.
근데 그 입양아가 파양을 두번이나 당해서인지 눈치도 보고 좀 어두운 성격이어서
송옥숙씨 친딸이 입양아 언니 심정을 달래는 마음에서 그랬는지
솔직한 느낌이 줄어든달까 송옥숙씨가 그 부분을 알아채고 울면서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
정말 가슴 아팠어요.
슬픈숙제님 아드님도 혹시 w때문에 그러지나 않을까 좀 걱정이 되었는데 남편분이 정말 현명하십니다. 그동안 애많이 쓰셨습니다.
슬픈숙제님 가족모두 건강하고 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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