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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

유후 조회수 : 4,560
작성일 : 2011-04-27 15:40:20
대학 졸업하고 세상이 온통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그 시절, 직장이라고

들어갔더니 유부남 상사가 너무너무 싹싹하고 다정하게 잘 챙겨줬을 겁니다.

그 남자가 너무 잘해주고 감동이벤트를 연출해주고 눈물이 핑 돌도록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했겠죠.

좋은 차에 비싼 식당에 엄두도 못 냈던 선물들에, 대학 다닐 때 만나던

남자애들과는 수준이 달랐을 겁니다.

자신의 결혼이 얼마나 불행한지, 나를 만나 얼마나 행복한지,

곧 이혼하고 올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겠죠.

처음부터 애인 따위가 될 생각은 없었을 겁니다.

만나다보니 정이 들었고, 어쩌다 보니 같이 잠을 자게 됐겠지요.



어느 날 이 남자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이 남자를 누구에게도 소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겠지요.

그래서 자신이 왜 여기 있나 자문했겠지요.

부모님은 결혼하라고 성화고 명절 때마다 친척들의 사소한 한 마디에도

상처를 입었겠지요.

처음에는 외박도 밥먹듯이 하고 나를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하던 그 남자가

부인의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주말에는 연락이 안 되는 날이 많고, 퇴근해서 돌아가면 전화를 안 받는

날이 늘어났겠지요.



날마다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셀 수 없이 헤어졌겠지요.

일주일도 못돼서 남자가 눈물로 잡았을 겁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지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또 헤어집니다.

그러면 또 남자가 잡고, 그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을 겁니다.

그 남자와 헤어지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하고 그 남자의 부인을 미워하고

그 남자와의 비극적인 사랑에, 집착에 몸을 떨었겠지요.

그렇게 1년 2년이 갔을 거고, 그 사이에 한두 번쯤의 유산을 했을 겁니다.

부인과 금방이라도 이혼할 것 같던 그 남자, 언젠가부터 이혼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피곤하게 굴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겠죠.

아마 1년 정도가 지난 뒤부터는 밤마다 울면서 잠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다가  그 남자가 눈물로 잡지 않게 되는 어떤 날이 왔을 겁니다.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기에도 이젠 서로가 뻘쭘한 날이 온 거지요.

하지만 이젠 억울해서 그만둘 수 없는 지경에 왔습니다.

둘이 같이 놀다가 그 남자는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나는 돌아갈 곳이 없쟎아요.

사실 그 남자는 집을 나온 적도 없습니다.



유부남과 사귀는 건, 6개월 동안은 인사불성의 날들이고 1년까지는 행복하답니다.

1년까지는 애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관계지요.

1년이 넘으면서부터 불안과 후회와 원망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하고

2년이 지나면 애인이라기보다는 정부, 내연의 관계라는 말이 더 어울리게 됩니다.

아무리 지독하고 미친 듯한 사랑도 시간 앞에서는 변하는 거니까요.



그 남자는 지금 헤어져서 자기 갈 길 가더라도 억울할 것 하나 없고 변한 것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을 만나 공짜로 잘 즐긴 셈이죠.

무료한 일상, 남루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를 공짜로 마음껏 마신 것과

같지요.



그 남자는 당신을 만나서 인생의 궤도가 바뀌거나 헛되이 보낸 시간 없습니다.

자기 갈 길을 꾸준히 갔지요.

당신은 내 갈 길 놔두고 남의 가는 길에 괜히 길동무 해주면서 내 세월 버리고

내 인생 허비한 거지요.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생의 오솔길이 있습니다.

그 오솔길을 가는 동안 다른 사람의 오솔길과 길이 합쳐지기도 하고 또 나뉘기도 하지요.

유부남을 만나는 건 내 오솔길을 놔두고 남의 길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남의 길에서 헤매고 있는 사이 내 길은 잡초가 우거지고 희미해져서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찾는 것도 힘들게 되지요.

남의 길에 영원히 얹혀갈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꼭 자기 길을 가야할 날이 옵니다.



당신은 남의 남편 쳐다보고 있다가 좋은 세월 다 보내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노처녀가 되어 있을 겁니다.

객관적인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되는 거지요.

지난 세월을 하나씩 다 반추하며 그 남자를 원망합니다.

당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원흉이니까요.

처음에 왜 싫다는 나를 밀어붙였을까.

그때 헤어지자고 했을 때 왜 집 앞으로 찾아왔을까.

그렇게 꿀처럼 달콤한 말들을 쏟아내며 나를 녹인 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걸까.

원망이 산을 이루고 후회가 강을 이룹니다.



그 남자를 만나기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이렇게 할 텐데, 저렇게 할 텐데, 밤마다

시곗바늘을 돌리며 소설을 씁니다.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으니 나름대로 하나씩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난 독신주의자야, 난 이 남자가 이혼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아. 이 남자가

이혼하고 와도 난 결혼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어.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을 붙들고 있는 그 부인이 너무 불쌍해.

난 쿨해. 사랑한다는 그 이유로 남자의 발목을 붙잡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자기합리화의 경지가 자아분열의 수준으로 가버린 거지요.

사실을 회피하고 외면한다고 그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쓰레기장에서 뭉개면서 여기는 꽃밭이야 꽃밭이야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과 같지요.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가 거쳐 가는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당신은 어느 과정에 서 있는지요.

나는 절대로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모든 과정을 다 거치게 될 겁니다.

뭘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본인이 유부남의 애인이 될 거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했거나 굳게

결심해서 이 자리에 있나요?



사람이 너무나 큰 불행을 당하면 그 사실을 부정한답니다.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고 싶은 것,

그거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그런 처지에서 자신을

구해내려는 노력을 하시는 게 남은 인생을 위해서 올바른 일입니다.

똥통에 빠져서 아무리 향수 뿌리면 뭐합니까.

여기는 똥통이 아니고 꽃이 피어있는 초원이라고 자신에게 세뇌해도

소용없지요.

아무리 자기 합리화를 그럴 듯하게, 예술적으로 환상적으로 하더라도

그 사실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일을 합리화하는 건 객관적인 상황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자신만 혼미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나만 점점 더 바보되는 일이지요.

빨리 일어나서 나오는 게 상책입니다.

사랑한다는 착각으로 자기 합리화로 이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은

내 무덤을 점점 더 깊게 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로뎅혹시 과 까미유 끌로델의 이야기를 알고 계시는지요.

까미유 끌로델은 천재적인 자질을 가진 예술가였답니다.

기회가 되어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그녀는 당시에 굉장히 유명하고 독보적인 조각가였던 로뎅의 제자가 됩니다.

늙은 로뎅은 그녀의 재능을 살려주려는 생각 따위는 없었지요.

그녀를 정부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데도 아내와 절대로 이혼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눈부신 젊음, 예술적 재능을 자신의 작품활동을 하는 데

자양분으로 사용했을 뿐이지요.

그녀의 인생, 예술적 열정이나 성취에는 관심이 없었지요.

그저 늙은 자신에게 영감을 줄 뮤즈만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로뎅이 그녀의 작품을 훔쳤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꽤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로뎅의 정부로 지내던 그녀는 정신병원에 갇혀

비참하고 쓸쓸하게 남은 생을 마감합니다.

꽃같이 어여쁜 처녀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그녀가 작품 몇 개

남기지 못하고 늙은 작가의 정부로 스러져갔습니다.



IP : 152.149.xxx.11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꿈꾸는나무
    '11.4.27 3:49 PM (211.237.xxx.51)

    이렇게 인과응보격으로 끝나도 그 사이에 고통받은 부인은 어디가서 보상을 받아야 할까요.
    가정은 가정대로 지키며 결국 아무것도 잃지 않은 유부남놈은 또 뭐고요..
    그 유부남놈을 남편으로 애들 아빠로 믿고 살아야 하는 현실은 바뀌는게 없네요...

    유부남놈이 부인과 이혼하고 처녀에게도 버림받는 결말을 원해요 ㅠㅠ

  • 2. 요새
    '11.4.27 3:56 PM (58.142.xxx.153)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는 잘 알겠는데 생각보다
    유부남 ㅡ 유부녀
    유부남 ㅡ 이혼녀 의 연애가 더 많은 거 같더라구요.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는 그래도 그런 싸이클로 돌아가는 걸 알겟는데
    유부남 유부녀의 연애는 막장,
    유부남 이혼녀의 연애는 극강 막장이 아닌 가 생각해봅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대체해야 할까요?
    내남자가 바람났다는 책을 읽어봤는데 바람을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로만 한정시켜놨더라구요.
    그나마 처녀들은 순진한 구석이라도 있지...
    유부녀와 이혼녀들은 진짜 고약하던데 그럴땐 어찌해야 할지..

  • 3. 딴건 모르겠고
    '11.4.27 4:03 PM (112.216.xxx.98)

    처녀들한테 찝적대는 유부남 너무 많아요..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찝적대는데 정말 꼴불견이에요.
    다들 남편 단속 잘 하시길...

  • 4. sky59
    '11.4.27 4:03 PM (118.221.xxx.246)

    유부남과 처녀가 부정한 짓거리를 무슨 연애라고 표현을 하나요?
    선남선녀들이 순수하게 하는것이 연애라고 표현을 해야하는것 아닌가요?
    천박한 인간들이 불륜을 하고도 꼭 연애라고 꼴갑을....

  • 5. ..
    '11.4.27 4:43 PM (112.161.xxx.110)

    총각이 유부녀한테도 찝적대고.. 요즘은 보면 바람피고싶어서 환장(?)한 사람 많은것같아요.

  • 6. ...
    '11.4.27 5:09 PM (61.80.xxx.232)

    처녀들한테 찝적대는 유부남 너무 많아요..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찝적대는데 정말 꼴불견이에요.
    다들 남편 단속 잘 하시길..222222222222222

    완전 공감합니다. 정말 피곤하고 더럽고 상종하기 싫죠.

  • 7. 남자들교육이필요해
    '11.4.27 5:13 PM (58.225.xxx.24)

    다들 남편 단속 잘 하시길33333

  • 8. ...
    '11.4.27 7:06 PM (112.169.xxx.20)

    여직원 새로 여러명 입사하면 ..
    여러가지로 심사를 하여(외모,잘 넘어갈 것같은 성격등) 한 명을 골라 잡으면, 그 아가씨를
    쎅파로 만들기 위해 집요하고도 파상적인 공격을 시작합니다.
    공격 매뉴얼 중 단골이, 부인과의 불화,즉 좋지 않은 사이..이게 젤 잘 먹혀요.
    빚을 내서라도 고급 레스또랑, 카드를 긁어서라도 사회 초년생 아가씨 눈으로 보면 깜짝
    놀랄 고급 선물을 합니다. 대학교 떄의 어설프고 자기 입장 세우던 남친의 대화와는
    차별화된 달콤 멘트로 녹입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함락하면 끊어질 듯,이어질 듯..
    단물을 다 뽑을 때까지(즉, 실컷 가지고 놀아 싫증도 나고 새로운 싱싱한 섹파감이 등장)
    데리고 놉니다. 그 동안 이 희생양 아가씨는 곧 이혼하고 자기에게 달려 올 듯한 이 남자에
    속아 몸과 마음이 곯아 만신창이가 됩니다.
    이 남자는 이런 짓 절대 비밀로 안 합니다. 동료 직원에게 이 여직원을 어떻게 공략하여
    어떻게 함락했으며 어떤 재미가 있다는 둥 마치 전장에서 세운 무훈처럼 자랑합니다.
    그 여자만 몰라요. 이 남자가 이 정도인 줄을..
    이런 남자는 이런 행동 절대 멈추지 않아요.너무 나이가 많아져 아가씨에게 먹히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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