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시 하나 감상하세요~

뜬금없이 조회수 : 155
작성일 : 2011-04-27 15:36:04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 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IP : 211.114.xxx.11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4173 홍코 마카오 여행 가보신분들.. 1 샤랄라 2011/04/27 439
    644172 어릴때 주말이면 아빠가 오므라이스나 주먹밥을 해줬었어요... 19 2011/04/27 1,626
    644171 30개월 아이 귀여운 목소리 동요 추천해주세요~! 1 아이엄마 2011/04/27 193
    644170 꼭읽어주세요. 요즘현대인 성인병 많은 이유. 30 . 2011/04/27 2,382
    644169 형제끼리 등기소유자 변경 2 인감도장 2011/04/27 383
    644168 4시 현재.. 분당35.6%,김해28.3%,순천29.4%,강원38.1% 13 .. 2011/04/27 850
    644167 16:00 투표상황 ㅡㅡㅡ 2011/04/27 270
    644166 카드 추천해주세요 롯데카드 2011/04/27 143
    644165 건강검진 받고 왔어요.. 2 휴~ 2011/04/27 662
    644164 사주이야기 - 극과 극은 통한다. 4 . 2011/04/27 1,693
    644163 데자와 좋아하시는 분 많은듯. 9 2011/04/27 759
    644162 저 집에 갑니다. 29 분당 아줌마.. 2011/04/27 2,235
    644161 집에서 뜸 뜨는분 있으신가요? 16 .. 2011/04/27 1,146
    644160 은값 올라서 속상했어요 4 ,,, 2011/04/27 1,346
    644159 저 취직했어요~~~ 6 백수탈출 2011/04/27 1,039
    644158 요즘 은근히 셋째 많은 것 같아요. 10 ^^ 2011/04/27 1,240
    644157 제 향수 이름도 찾아주세요 6 제발 2011/04/27 748
    644156 복합우루사? 그냥 우루사?? 1 내꿈은현모양.. 2011/04/27 1,152
    644155 문제 많은 얼굴에 효과 좋은 피부과 시술 1 피부과 추천.. 2011/04/27 426
    644154 주방세제통이 자주 눈물을 흘려요. 5 방글방글 2011/04/27 677
    644153 메추리알장조림할껀데 통마늘 안넣어도 괜찮을까요? 3 마늘 2011/04/27 333
    644152 컴퓨터 창이 안떠요...도움 부탁드려요... 2 컴맹.. 2011/04/27 250
    644151 <속보>난데없이 김해 창원터널 공사…투표 악영향? 6 아 웃겨 2011/04/27 938
    644150 *** 유부남과 처녀의 연애 8 유후 2011/04/27 4,560
    644149 강남역 근방.. 저녁+가벼운 술 한잔 하기 좋은 곳 추천바랍니다 1 추천 2011/04/27 320
    644148 34개월.. 아직 우유를 못 끊고 있는데요... 1 초보맘 2011/04/27 238
    644147 이제 비는 완전히 그친거겠죠? 1 dk 2011/04/27 164
    644146 망설이고 망설이다 우유배달 끊었어요... 9 에고고 2011/04/27 1,058
    644145 시 하나 감상하세요~ 뜬금없이 2011/04/27 155
    644144 우유에 홍초를 타먹으니 이리 맛있을수가! 20 ^^ 2011/04/27 2,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