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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많은 남편.. 제가 예민한건가요?
농담처럼 니가 힘이 약해서 무거운 걸 못 드는 것처럼 자기도 저질체력이라 일주일에 하루는 자줘야 한다는걸 그냥 인정하랍니다.
네.. 몰랐던 것도 아니고 연애할 때부터 지금까지 근 10년 가까이를 봐왔으니 이해한다구요.
그래도 너무 심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남편,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머리 좋고 이해심 많고 사회생활 성실하게 잘하고 농담 잘하고 아무거나 잘 먹고 밥 달라는 말 한 적 없고.. 그런데.. 치유 안되는 단점이.. 치울 줄을 모르고 잠이 심하게 많아요..
지난 주말 저는, 토요일 점심엔 아이 데리고 친구들 만나 점심 먹었고 저녁엔 시댁 식구들 초대해서 식사했어요.
그리고 일요일엔 친정 식구들과 무의도 바람쐬고 왔구요.
남편은 토요일 오후 4시 넘어서까지 잤고 일요일도 집에서 혼자 하루 종일 잤어요.
일요일 저녁 6시 넘어서 돌아와보니 있는 빵 먹고 한창 자고 있더라구요.
오자마자 빨래 돌리고 아이 샤워 시키고 남편 깨워서 아이 숙제 봐주라고 하고 저녁 챙겨서 주고..
밀대로 걸레질 한 번 하고 맘 먹고 싱크대랑 가스렌지 기름때 닦고 행주 삶고 등등.. 정신 없이 집안일을 했어요.
그 동안 남편은 밥 먹고 아이 숙제 끝내주고 청소기 한 번 돌려주고 춥다면서 이불 덮고 또 자고 있네요. ㅠ.ㅠ
예.. 저더러 그 시간에 가스렌지 닦으라는 사람도 없었고 걸레질 하라는 사람도 물론 없었어요.
그래도 같이 사는 집인데, 마누라는 주말 내내 아이 데리고 돌아다녔고 자기는 그 동안 편히 쉬었으면 좀 미안하고 안쓰러워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요?
뭐라 하니까 쑥쓰럽긴 한지 살살 웃으면서도 춥네 머리가 아프네 해가면서 누워 있기만 하는 걸 보니까 정말 성질 나더라구요.
건강하던 사람이 어디 아프다고 그런거면 이해라도 하는데 주말이면 늘 그래요.
잠은 젤 많이 잔 사람이 늘 귀챦다 그러고 몸이 안좋다 그러고.. 참..
글이라도 쓰면 좀 진정될까 했는데 쓰면서도 속 터지네요. ㅠ.ㅠ
남편 생활 습관이나 태도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늘 그래왔는데도 어제는 너무 화가 나는 것이, 생리 때가 돼서 내가 더 예민해진건가 싶기도 하고..
작년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아줌마 오셔서 청소, 빨래, 다림질 해주셨는데 남편이 월급 적고 일 편한 직장으로 옮기면서 자기가 청소 하겠다고 부르지 말라고 한 거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제 손이 더 많이 가고 청소 한 번 하려면 입으로 몇 번 닥달해야 하니 정말 스트레스 받아 못 살겠어요.
지금은 그나마 제가 회사일이 좀 여유로운 때라 감당이 되지만 또 바빠지면 집안꼴이 어찌 될지.. 에효..
너 계속 그런 식이면 아줌마 부를 수 밖에 없다고 엄포를 놔야겠어요.
1. 음..
'11.4.18 10:08 AM (114.200.xxx.56)경험자로써
정상인(건강한..)이라면 그렇게 자라고 해도 못잡니다.
남편이 잠을 자는게 몸이 안좋다는 증거 같아요.
이것은 운동을 해줘야 합니다(무리한 운동이 아니라..)운동하기전에 보약이나 약도 좀 챙겨주시고요(남자들 의외로 40정도 되면 약 챙겨주는거 은근히 좋아하는듯...그래도 전 남편 안챙겨줍니다만.)
잠이 모자라도 운동(산책이나...등등)을 해야 몸을 추스릴수 있어요.
잠으로 해결하는건.....대책이 아니라는 거지요.2. ..
'11.4.18 10:11 AM (1.225.xxx.75)남편 건강검진좀 시켜보세요.
건강한 사람이 그렇다면 좀 과하네요.
아무래도 어디 좀 부실한 거 같아요.3. 원글이
'11.4.18 10:12 AM (203.241.xxx.14)예.. 남편 말도 그거예요.
자기가 억지로 자는거겠냐면서.. 잠이 오는걸 어떡하냐고 해요.
근데 나이 들어서 그러는건 아니구요, 원래부터 그리 잠이 많았대요.
결혼후엔 보약도 몇 번 먹여봤지만 소용 없었구요, 일이 피곤해서 그런가 했지만 편한 직장으로 옮긴지 1년이 다 되어가도 마찬가지예요.
유전적인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시댁 식구들이 잠이 다들 많아서 상황만 허락되면 하루, 이틀 정도는 먹지도 않고 잘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요.4. ....
'11.4.18 10:13 AM (58.122.xxx.247)사랑은 상대를 변화시키는게 아닌
나와다름을 인정해 주는거라던가요 ?
저도 저질체력이어서 그심정아는데 돌아다니기좋아하는사람 따라다니기
아주 고역이예요5. T
'11.4.18 10:16 AM (59.6.xxx.67)전 제가 잠이 엄청 많아요. (일반인? 들이 들으면 기절할 수준입니다. ㅎ)
지금은 프리렌서라 원하는 만큼(?) 잘 잘수 있어서 주말에 놀러 다니고 하지만..
일반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는 토요일, 일요일 몰아서 집에서 잠만 잤어요.
덜 자면 매우 예민해지는 스타일이고 집에서도 잘 이해해주셔서(미혼) 저 잘때는 절대 건드리시지 않아요.
남편이 아니라.. 내아들이라면.. 일주일 동안 회사일 열심히 하고 주말에 몰아 자는거 너무 안쓰러우시겠죠?
그런 마음으로 원글님이 너그러히 이해해주세요.
아.. 쓰고나니 왠지 변명글 같아요. ㅎㅎ ^^;;6. 원글이
'11.4.18 10:18 AM (203.241.xxx.14)자꾸 답글에 또 답글을 달게 되네요. 제가 쌓인게 많았나봐요. ㅠ.ㅠ
윗님 말처럼 귀챦아 하는 사람 억지로 데리고 다니는 건 저도 싫어서 평소엔 저 혼자 애 데리고 돌아다녀요. 남편은 실컷 자라고 두고요.
그렇게 배려 한다고 하는데도 정작 나만 희생한다고 느껴질 때는 한번씩 폭발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저도 똑같이 직장 다니고 똑같이 피곤한데 저만 집안일에 애까지 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려다가도 억울한 생각이 안들 수가 없어요.7. 음
'11.4.18 10:21 AM (218.102.xxx.180)그냥 아줌마 부르세요...
맞벌이 하시는 데 혼자 모든 걸 할 수는 없죠..8. 원글이
'11.4.18 10:29 AM (203.241.xxx.14)죄송해요.. 자꾸 제 입장을 내세우게 되는 것 같지만..
주말에 친구 만나고 친정 식구들과 나들이 간 것이 남편에 대한 희생은 물론 아니지만, 제가 아이를 데리고 움직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자유를 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지 않고 집에 있었다면 아이는 아빠를 깨워서 놀자고 했을 것이고 그 정도로 편히 쉴 수 없었을테니까요.
평소에도 주말에 아이가 공원에 가자고 해도 뭘 하자고 해도 남편 깨우지 않아요.
제가 온전히 감당하다가 남편이 실컷 자고 일어나면 어디냐고 뭐 하냐고 전화옵니다.
저는 평소에 남편 아주 많이 배려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은 사실 남편도 인정해주고요.9. mm
'11.4.18 10:29 AM (121.182.xxx.175)저도 잠많은 남편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무기력해보이고, 남자같지않아뵈고, 애들한테 보여주기도 싫고~
유치원다니는 애가 자긴 주말이 싫다네요.
큰 애도 잠 많이 자는데 자다가 멍하니 깨는 얼굴 보면,
제 아이인데도 치고 싶어요. 멍청해보이고 한심해서~.
(아, 이 정도로 열받는단 얘기입니다)10. 완전이해
'11.4.18 11:17 AM (123.109.xxx.70)그런 사람이 있나봐요.
거기에 제 남편도 포함이요...
완전 미련해 보여요.
낮잠 자면서 애가 시끄럽게 굴면 화를 버럭 내서 애들 울리죠. 진짜 머리를 한대 갈기고 싶어요.
진짜 흐리멍텅한 얼굴 보기 싫고 대낮에 이불깔고 누워있는 모습 완전 짜증... 시댁 식구들도 모두 다 집에 있는 시간은 누워서 자다가 TV보다 먹다가 이런 패턴이에요. 잠자는 것도 습관인데 피곤하다는건 핑게고 게을러서 그런것 같아요. 아니 모르겠어요. 저는 그렇게는 안살아봐서 그런 사람들 절대 이해 못하겠네요.11. 체질이면
'11.4.18 12:17 PM (211.223.xxx.73)어쩔 수 없어요.
게을러서 그런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천성으로 잠이 많은 사람은 그게 조절이 잘 안됩니다.
몸에 병이 생기면 그게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듯이요.
그냥 일종에 타고난 지병이랄까.
본인도 그 정도로 잠을 자주지 않으면 일주일을 못 버티는 거지요.
제 친구가 남편분처럼 잠이많은데,
학교 다닐 때 아침에 일어날 때 정말 고통스럽다고 했어요. 우울증 올 정도로요.
실제로 잠을 못 잘 땐 차라리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요.
그만큼 몸과 머릿속이 멍해지고 힘들다고 하네요.
걔가 나는 아침마다 우울증 걸릴 정도로 힘들다고 하는 말 자주 들었는데,
그리고 체질적으로도 확실히 활력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걔하고 사주보니
그런 체질로 태어났다고 해서 그냥 할 말이 없더라고요.
목기운이나 화 기운이 없는, 또는 둘다 약한 사람이 저런 경우가 많더라고요.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받쳐주면 괜찮은데 둘다 약하거나 없으면 체질적으로
활기가 부족해서 금방 지치고 체력이 떨어지는 거지요.
게을러서 잠이 많은 게 아니라,
몸에서 잠을 지나치게 요구하기 때문에 게을러지는 거지요.
마치 몸 아픈 사람은 부지런하기 힘든 것처럼요.
비슷한 모양새지만 원인과 결과가 달라요.
보통 사람처럼 잠 적당히 자면 활력이 보충되는 선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나마 남편이 주말에 직장 다니고 평균 정도로 활동 가능한 이유가
주말에 저런 식으로 겨울잠 자는 곰처럼 보충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구나 생각하고
포기하거나 날마다 싸움하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싸움해봤자 별로 달라질 건 없을 겁니다. 결국 도우미 쓰는 게 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