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제가 없는 저는 막내이며 엄마의 속내를
들어주고 오빠흉도 같이 보고 하는 역할을 하는데
가끔 멀리 여행도 모시고 가고 온천도 가지만
아흔을 목전에 둔 엄마가 이젠 먼 여행은 마다하시고 ...
올들어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명절이나 제사나 무슨 날에만
가지 말고 불특정하게 가서 모시고 모녀만 짧은 나들이라도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지요. 돌아가시고 통곡한들 무슨 의미랴 싶었지요.
지난 토요일 아침에 모시러 가니 온천갈 준비를 다하고 계시길래
포천쪽으로 모시고 가서 구석구석 때를 닦아드리고 모녀가 벌거벗고 앉아
손톱 발톱을 깍아드렸습니다. 탕안에서 뒷모습을 보니 너무도 하체는 약해져서
걷는 모습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큰며느리 앞세우고 둘째 오빠 갑자기 앞세우고도
잘 버티셨는데 이제 얼굴보다 몸이 많이 쇠잔해 보였습니다.
혹은 나중의 내모습도 언뜻 보이고 .가슴이 뭉클해서 억지로 눈물을 참았습니다.
삼남매 키우고 이제 살아 계실 날이 얼마 없다는 생각에 울컥하더군요.
나와서 장어구이를 사드렸는데 자꾸 제 쪽으로 구운 장어를 밀어 놓고
덜 드시는 모습도 그렇고 ... 자주 얼굴 보여드리고 모시고 나들이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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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벗은 몸은 너무도 초라해..
쉰훌쩍 조회수 : 1,053
작성일 : 2011-03-07 09:58:11
IP : 118.34.xxx.8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3.7 10:11 AM (112.153.xxx.92)한평생 살갑지못한 모습으로 살아온 엄마와 나...
결혼해서부터 아프고 자기애가 강한 엄마, 연세드시니 잘해드려야지 생각하지만 만나면 어긋나기만 하네요.
지나온 세월도 아쉽고 남은 날은 짧은데.. 마음이 많이 복잡하네요2. 촣은 생각
'11.3.7 10:14 AM (14.33.xxx.235)참 좋은 생각이네요. 부모님들 자식이 무슨 큰 호강 시켜줘서 행복해 하지 않습니다.
조그만 일이라도 자주. 자주 통화하고,얼굴보고, 초라한 밥상이라도 마주하고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그런 거에 행복해 하십니다.
저도 88세 치매어머니 모시고 있는데 이해는 못해도 옛날 당신 사시던 얘기
해드리면 흐뭇해하면서 잘 들으십니다.
원글님. 고운 마음씨로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3. 네~
'11.3.7 10:24 AM (115.143.xxx.6)살아계실 때 많이 잘 해 드리셔요~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는 만날 수가 없어요
만지지도 못하지요
그립기만 할 뿐
울엄마, 작년에, 따뜻한 봄 오기 전에 돌아 가셨습니다4. 친정엄마
'11.3.7 3:57 PM (221.150.xxx.28)아주 효녀시네요. 연배도 저랑 비슷하신것 같고, 저희 친정 엄마는 지금 계시지 않아서 그렇게 해드리고 싶어도 못합니다. 계실때 잘해드리고 얼굴도 많이 보여드리고... 님 글을 읽으니 가슴이 먹먹해 지네요. 이계절이 오면 특히나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며칠 있으면 제사가 돌아와서 더욱더 그립고 그러네요. 살아계시는 동안 효도 많이 하세요.못해드린것만 생각나는 불효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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