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메리에요 지금은 우리 엄마랑 산책갈려고 대기중이에요.
한 살 정도?
정확한 나이는 몰라요
이름도 몰라요
저는 풀 숲에서 발견되었데요.
제 털색과 비슷한 낙엽가운데에서 조용히 떨고 있었죠.
산책하던 다른 푸드리가 저를 보고 멍멍 짖어서..그 착한 견주분이 저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때는 배고프고 추워서 제대로 서있을 수 조차 없었어요.
이건 저를 발견해주신 분이 저를 상자안에 누이고 설탕물을 겨우 입에 넣어주셨을 때에요.
그 집에는 개가 벌써 세 마리나 되어서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저처럼 길 잃은 강아지들이 모이는 곳으로 보내졌죠.
그러다 보호소에 갔는데 너무 겁이 났어요
죄지은 것도 없이 가둬져있는데, 차가운 쇠 느낌도 싫었고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짖는 아이들 소리...무섭고 외롭고 답답했어요.
제가 사진을 좀 못받아서요..그리고 이 날 기분이가 별로라서요
사진이 요모냥으로 나왔는데,,
사진 한 장이 제 운명을 결정짓나봐요
아무도 저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저는 죽음의 명단에 올랐었죠..
정말 그 땐 죽음 직전까지 갔었네요.
제가 푸들이나 말티즈였으면 좀 달랐을까요?
그러다가, 저를 알아본 다른 보호센터 분의 눈에 들어서
다시 다른 센터로 이전이 되었어요.
몇 명이 저를 입양한다고 신청서를 냈었는데
진짜 찾아오는 사람은 없어서,,몇 번 취소가 되었다가
결국 지금 가족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건 이 집에 온 첫날이에요 얼짱각도로 찍어줬어요
여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겠어요..
새로운 냄새,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물건들로 가득차서
혼란스럽고, 좀 힘들고 그랬어요.
지금 엄마도 절 데려오기 겁이 안났던 건 아니래요.
엄마가 좀 게으른 사람에다가, 어릴 때 강아지가 죽은 기억이 있어서
날 잘키울 수 있을까 겁이 나서,,많이 망설이기도 했고,
저를 사진만으로 보고 결정하기가 쉽진 않았나봐요.
그래도 한 번 뿐인 인생,
이집은 뭐 부자도 아니고, 여러모로 평범한 집이에요.
이 사람들이 좋긴 한데 또 겁도 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막 쫓아다니면서 발꿈치며 손이며 막 물기도 하고
괜히 심술이 나면 막 바락바락 대들고 그랬어요
엄마는 유투브도 열심히 보고 공부하더니,,
저를 좀 더 편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당분간은 좀 조용히 관망중이에요.
이 사람들 정말 내 가족인지 제 편에서도 알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엄마는
제가 믹스라서 너무 이쁘데요
세상 하나 밖에 없다고,,,
특히 햇살 아래서 보면 제가 넘나 이쁘데요.
엄마 그 맘 평생 변치 말아요
나랑 같이 할머니 되는 거에요 알았죠?
내가 뒷다리도 좀 연필처럼 약해서 첨엔 막 질질끌고다녔다고 하고,
눈물도 많이 나고, 콧물도 많이 나고 , 승질도 있지만
이 집 사람들도 알고보면 다 삑사리를 가지고 있다면서요..
개도 다 개성이 있고, 약한데가 있는건 당연한 거래요.
근데, 보호소 설명에는 온순하고 써있었는데
이런 메리 모습은 못보셨구나..하더라고요..
가끔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도해요
이 세상은 참 신기한게 많아요
그냥 그렇게 며칠만에 끝나버릴 줄 알았던 세상이
이렇게 전혀 다르게 펼쳐지기도 하고요...
참...알수가 없어요.
이 집 식구들이 딱히 잘해주는건 없어도 밥은 따박따박주고
간식도 좀 주는데
그 중에 개껌은,,정말이지 너무 소중해서 감히 입을 못대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루 종일 개껌을 여기저기 파묻어요
지금은 언니 빨래바구니에 넣은걸 들켜버렸지 뭐에요.. 얼른 옮기려고요.
이 집 막낸데요,
제가 오기 전까지 이집에서 귀여움 담당 했다는데
이제 조금 밀렸데요. 너으 시대는 간거라고~
좀 부산스럽고, 정신없는 애고,
가끔 우스워 보여서 깨물고도 싶고
나이로 치면 지나 나나...뭐..
그래도 맛있는것도 많이 주고 똥오줌도 치워주고 나름 괜찮아요
그냥 어설픈 똥개훈련만 안시켰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비오는 날도 한 번 걸어보라고 해서
안내키는데 우비 입고 나와줬어요
우비 입고 로보트 된 줄 알았쟎아요
어석어석 소리도 나고, 그냥 딱 얼어버려서 강시처럼 걸었어요
언니들이랑 엄마가 그거보고 귀엽다고 막 웃고 난리...어쩔...
엄마가 개는 눈도 좋아하니까 한 번 밟아보라고 나가보래요
아마 내 생애 첫 눈?
아 발시려워 죽을뻔..
이보세요,, 나는 그냥 그런 흔개가 아니라고요..
그래도, 엄마가
꽃길 뿐만 아니라, 흙길, 빗길, 눈길도 평생 같이 가자고 해서
조금 안심이에요
말뿐인지 정말 앞으로 한평생 나랑 같이 사랑하며 살는지
지금은 지켜보고 있어요.
이 사람들 믿을만 할 때 저도 제 모든 걸 보여주려고요
알고보면 나 정말 이쁘고, 착하고 똑똑한 똥강아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