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항상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밤 8시 넘어 광화문 도착, 10시 좀 넘으면 막차 타러 떠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광화문 82부스에 못갔고,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지난 8일 목요일 국회 앞 자봉에 친구와 둘이 참여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맞으며 늦은 시간까지 자봉해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 오래 전부터 이런 일을 도맡아 추진해오신 유지니맘님께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지요.
(얼떨결에 MBC 피디수첩 취재진과 인터뷰도 길게 했는데
지난 화요일 피디수첩에 국회 앞 8일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다음 날 드디어 탄핵안은 가결되고 기쁨도 잠시,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앞만 보고 가자고 다들 격려하고
청문회에 분개하면서 주말 촛불과 자봉을 생각하던 시점에
모금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죠.
결국 여러분들오 아시다시피 17일 광화문 82부스에서 내역 공개하는 걸로 결정이 났구요.
어제도 8시 넘어서야 광화문에 도착해서
두 아들 만나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며 잠시 집회에 참가했어요.
9시쯤 공식행사 끝나고 세월호 부스 쪽으로 가다가
82 부스를 보니 아직 안에 몇분이 계시더라구요.
들어가서 먼저 오신 분과 함께 영수증과 통장 내역 설명 들으며 다 살펴봤구요.
유지니맘님, 자수정님, 씨엘님 등과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좀 있다 세월호 어머님 오셔서 인사하고 서로 포옹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구요.
82에 고마움 표현하시며 눈물 글썽이던 어머님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런데 어머님 나가신 후 바로 예쁜 여학생 세 명이 찾아왔더군요.
소녀상 지킴이 여학생들인데 82에 인사하러 왔다고 하면서요.
유지니맘님이 우리 기금으로 간식 보내주셨던 거 다들 아시지요?
기특하고 대견한 이 학생들에게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씨엘님이 찬찬히 설명해 주시더군요.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상처가 바로 세월호와 위안부 할머님들인데,
그동안 우리 82의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데,
돌아오는 내내 발걸음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모여
십시일반을 실천해왔고, 유지니맘님이 총대를 메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지혜로운 우리 82님들이 결코 여기에서,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유지니맘님, 그간 정말 고마웠고요, 고생 많으셨어요.
함께 뜻을 모아 실천해온 모든 회원님들도 고맙습니다.